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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기반
대출 도입 사례와 시사점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 형태로 연결하여, 이를 수많은 컴퓨터에서 동시에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기술인 ‘블록체인’은 최근 가장 큰 이슈가 되는 디지털 신기술의 하나이다. 2007년 최초 고안된 블록체인 기술은 2009년 해당 기술이 적용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 개발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는데, 현재는 이러한 가상통화 뿐만 아니라 전자 결제나 디지털 인증, 화물 추적 시스템, 예술품의 진품 감정, 병원간 의료기록 공유 관리 등 신뢰성이 요구되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거나 접목시켜 개발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도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연구는 활발히 일어나고있는 바, 특히 신기술을 활용한 대안대출(Alternativelending) 시장이 꾸준히 확대되는 분위기 속에서 전통 은행들도 점차 대출 비즈니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중소기업 대출 부문, 주택·토지담보대출부문, 그리고 증권담보대출 부문을 예로 들어 살펴보도록 하자.

정리. 브랜드ESG그룹 박해철 과장 자료 제공. 우리금융경영연구소 황나영 수석연구원

블록체인 기반 중소기업 대출 증가

중소기업 대출 부문에서는 중국의 마이뱅크와 공상은행의 사례를 대표적으로 볼 수 있다. 마이뱅크는 모회사 앤트그룹의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활용해 물류 플랫폼에 등록된 20만 명의 트럭 운전자와 소규모 물류 사업자들이 소액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저장된 주문 내역과 송장 번호 등 주요 물류 정보와 분산 신원검증을 기반으로 중소 사업자의 신용도를 정확하게 산출해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금융 기록이 많지 않아 기존에 은행 대출을 이용하기 어려웠던 식품업체 대리점에 대해서도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주문 이행기록과 물류기록 등을 토대로 한 신용대출을 제공하여 2016년 277만 명에 불과했던 중소기업 고객이 2020년 2,900만 명까지 10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공상은행을 비롯한 129개 은행은 광동성이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에 참여해 대출 절차를 크게 간소화하고 신용등급 책정이 어려웠던 중소기업들을 고객으로 포용하는 등 점진적으로 블록체인 기반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블록체인 활용으로 심사와 중개 비용을 최소화

주택·토지담보대출 부문은 미국의 핀테크 회사인 Figure Technology가 대표적인데, P2P 블록체인 네트워크 Provence를 구축해 모기지 리파이낸싱, 주택담보대출 등의 금융상품을 중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고객은 은행 등에서 제시한 상품 중 하나를 선택해 유리한 조건 으로 대출을 받게 되며 블록체인 활용으로 심사와 중개 비용을 최소화 하여 대출 이자를 17bp 가까이 저렴하게 제시할 수 있어 고객 확보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한다. 장기적인 업무 확장을 위해 Figure Technology는 2020년 말 통화감독청에 은행업 인가를 신청하는 등 다음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증권담보대출에서도 블록체인 접목 늘어

증권담보대출 부문에서는 기업 ING의 사례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블록체인 관련 기술회사인 HQLAx를 이용하여 크레딧 스위스와 2,500만 유로의 실시간 유가증권 담보대출을 성사시켰는데, 기존 방식의 증권담보대출이 여러 중개인이 거래에 관여하고 당사자 간 기초증권 양도 과정에서 수일이 소요되는 것과 달리, 참여 금융회사의 분산원장을 공유함으로써 실시간 이체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져 유동성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ING는 2020년 3월 HQLAx의 지분을 취득하고, 향후 금융 서비스에 블록체인 접목을 늘려갈 계획임을 밝혔다.

데이터 조작이나 불이행 등의 위험을 원천 제거 강점

위와 같은 사례로 볼 때 나타난 블록체인 기반 대출이 가진 여러가지 장점을 우리 또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분산원장을 활용하여 거래 신뢰성 제고가 가능하다는 점이 대표적인데, 신원이 검증된 주체가 참여하고 합의를 통해 분산원장에 정보를 기록하기 때문에 거래 투명성이 확보되며 리스크가 완화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네트워크 내의 모든 데이터베이스가 자동으로 업데이트되며, 거래가 발생할 경우 다수의 원장에 블록체인으로 기록되기 때문에 정보 조작이 불가능한 점, 스마트 계약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대출 심사 및 승인이 가능하다는 점도 주목할 수 있는 장점이다.
대출 과정 자동화로 프로세스 진행 속도를 높이고, 개별 관리자가 아닌 네트워크를 통해 계약 실행을 관리함으로써 조작이나 불이행 등의 위험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탈중앙화된 시스템으로 중개기관 역할과 인력 투입을 최소화한다는 점에서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는 부분도 큰 장점으로 볼 수 있다.

“정부의 블록체인 네크워크 추진, 금융 차원에서 참여 검토 돼야”

블록체인을 활용한 대출은 아직 초기 단계이나 해외 뿐 아니라 국내 에서도 점차 추진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신한은행은 2019년 5월 블록체인 자격검증을 활용한 닥터론을 출시했으며, 11월 소상 공인시장 진흥공단과 정책자금 관리를 위한 블록체인 플랫폼사업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와 같은 추세를 감안할 때, 중소기업대출이나 부동산담보대출 등을 중심으로 도입을 검토할 필요도 있다.
개별 은행 차원에서 데이터 확보나 시스템 구축이 어렵다는 점에 있어 서는 중국의 사례처럼 정부나 중소기업협회, 타 금융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거나, 검증된 해외 공급망 금융 플랫폼을 가입,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 기술은 서두에서도 밝혔듯 전방위적인 분야에서 활용되고, 지속적인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금융의 측면에서도 이미 해외송금 서비스나 디지털 통화, P2P 형태로 적용되는 부분이 많은 바, 장기적으로 볼 때 대출 분야에서의 블록체인 기술 접목은 지속적인 개발 및 검토가 필요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은행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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