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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소

맑은 기운
가득한 동네
청도淸道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새롭게 떠오르는 해가 유독 가슴 벅찬 이유는 저마다의 소망을 가슴에 품었기 때문이 아닐까. 지난해에 대한 아쉬움을 정리하고 올해에 대한 기대와 바람을 다잡기에 좋은 명분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새로움을 다지기 좋은 이때, 우리 가슴속 크고 작은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면, 새로운 곳으로 잠시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 기왕이면 복닥거리는 도심보다는 조용하고 공기 좋은 동네는 어떨까. 경북 청도처럼.

1월호 우·동·소 사연
“어김없이 새해가 밝았습니다. 공기 좋고, 조용한 동네로 가서 맞이하는 새해도 색다를 것 같은데요. 경상북도 청도를 추천합니다. 우리가족 여러분, 함께해요!”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이희제 과장

이름처럼 맑은 동네, 청도

전국 각지에 내로라하는 해돋이 명소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것도 좋지만, 한 번쯤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곳에서 새해맞이를 해보는 것도 신선함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던 찰나 이름처럼 맑고 조용한 동네, 청도가 생각이 났다.

‘청도 소싸움’으로만 익히 알고 있었던 동네였기에, 호기심이 생겼던 것도 사실이다. 청도는 대구에서 가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동대구역을 기준으로 했을 때, 차로는 한 시간 남짓 걸리고, 기차를 환승해서 가는 방법도 있다.

대구 도심에서 벗어나 청도에 가까워질수록 도심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도로를 꽉 막고 있던 차도, 눈만 돌리면 보이던 아파트도 없는 풍경들의 연속이다. 청도에 다다르자 보이는 ‘새마을 운동의 발상지 청도’라는 푯말이 인상적이었는데 알고 보니 청도는 지역 사회 개발을 위해 펼쳤던 새마을 운동이 처음 시작된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청도에는 새마을운동 발상지기념공원도 조성되어 있다. 우리의 역사와 함께 흘러온 청도.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이 여행의 시작을 흥미롭게 했다.

청도읍성 경북 청도군 화양읍 동상리 48-1

청도읍성 성곽길 따라

앞서 말했던 새마을운동 발상지기념공원, 청도박물관, 청도와인터널 등 청도를 대표하는 여행 코스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청도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청도읍성을 제일먼저 가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며 청도의 역사와 함께 흘러온 대표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유독 추웠던 날씨 탓인지 청도읍성을 찾았던 날에는, 어쩌다 마주친 사람들이 반가울 정도로 사람들이 없었다. 그래도 성곽을 따라 걸으며 느껴지는 동네의 분위기가 좋아서 찬 공기를 맞으며 계속 걸었다. 겨울이라 주변도 휑하지만 봄, 여름, 가을에는 철마다 바뀌는 자연의 모습과 어우러진 읍성의 모습이 꽤 낭만적이라고.

1995년 1월에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된 청도읍성은 고려시대 때부터 존재했다고 한다. 그 후 세월이 흘러 조선시대 때 청도군수 이은휘가 석축으로 다시 쌓았다고. 임진왜란 때 동, 서, 북문이 소실되고 성벽이 파괴되며 지금에 이르렀다. 대부분 허물어지고 철거되었지만, 지방관아와 민가가 한 울타리 안에서 살았다는 기록이 있다. 일부분만 남아있다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오랫동안 청도군과 함께 지금까지 이어져온 만큼 앞으로도 마을의 수문장 역할을 해주는 곳으로 오래 자리하길 바라본다.

빛을 품은 청도 프로방스

이맘때의 청도가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 바로 청도 프로방스 때문이다. 계절의 특성상 해가 짧아지는 이때는 일찍 어두움이 깔리지만, 청도 프로방스는 그 어두움 속에서 유독 밝게 빛난다. 형형색색의 조명들로 꾸며진 프로방스 빛축제 덕분이다.

내비게이션에는 청도 프로방스 포토랜드라고 검색하고 가면 된다. 멀리서부터 아름답게 빛을 뽐내고 있기에 근처만 가도 ‘아 저기구나!’라고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프로방스 기찻길, 빛의 숲, 걷고 싶은 길, 고흐별빛정원 등 다양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어느 곳에서든 인생 사진이 되는 마법을 경험할 수도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 무렵에 찾으면 다양한 산타 조형물이 어린아이들을 반겨준다. 그뿐만 아니다. 주변의 글램핑, 바비큐장, 짚라인 등의 다양한 부대시설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즐거운 시간을 선물한다. 규모는 크지는 않지만, 해가 지고 난 후의 청도를 즐기기에 이만한 곳이 또 있을까 싶다.

‘고요함’과 ‘깨끗함’ 그리고 ‘빛남’. 짧게 다녀온 청도는 세 단어면 충분히 설명된다. 잡음 없는 고요한 동네에서 생각에 빠지기 좋았으며, 깨끗한 공기가 몸과 마음을 환기시켜 주고, 떠오르는 새해처럼 따뜻한 불빛들이 포근했던 것처럼. 때로는 화려함보다는 담백함이 더 깊게 다가온다는 것을 알게 해준 곳이다.

청도 프로방스 경북 청도군 화양읍 이슬미로 272-23

이맘때의 청도가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 바로 청도 프로방스 때문이다.
계절의 특성상 해가 짧아지는 이때는 일찍 어두움이 깔리지만,
청도 프로방스는 그 어두움 속에서 유독 밝게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