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브랜드ESG그룹 박해철 과장 자료 제공. 디지털전략부 함승현 대리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이나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현실을 초월한 3차원의 가상 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Metaverse)는, 우리가 핵심 고객층으로 타깃팅하고 있는 MZ세대가 열광하고 있는 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코로나19로 인해 등·하교 제한, 사이버 강의 등 변화하는 삶의 방식이 메타버스에 대한 MZ세대의 관심도를 더 쉽게 증가시킬 수 있었다고 분석된다.
기성세대에겐 자칫 생소할 수 있는 개념이지만 알고보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바로 1999년에 개봉했던 영화 매트릭스 속 사이버세계가 메타버스의 가장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 사람들은 매트릭스라는 사이버세계에 접속한 상태로 이 세계가 현실인 것으로 인지하며 살아가고 있는데, 바로 이 사이버세계를 메타버스의 하나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영화 속 메트릭스 세계는 기계로부터 인간이 통제된 부정적인 사회를 묘사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개념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우리가 찾아볼 수 있는 현대 사회 속 메타버스의 활용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미국 가수 트래비스 스콧의 온라인 콘서트를 떠올려볼 수 있다. 그는 포트나이트라는 게임 내에 구현된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열었는데, 무려 1,230만 명의 관객이 동시 접속하는 등 총 2천만 달러의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활용된 스콧의 아바타는 유명 브랜드의 운동화를 착용했는데, 현실세계에서 실제 해당 운동화의 매출이 상승하는 등 성공적인 마케팅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또한 한 명품 브랜드는 메타버스 플랫폼 중 하나인 ‘제페토’에 그들의 브랜드 공간을 만들어 그 안에서 아이템을 판매하는데, 방문자가 한달만에 13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성황리에 활용되고 있으며, 정치권에서도 미국 대통령 조 바이든의 선거유세나 청와대의 어린이날 초청행사에서 메타버스를 활용해 MZ세대의 관심도 제고 효과를 노렸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가 더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기술의 발전으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점점 더 흐려지면서 인터넷의 다음 세대로 메타버스를 꼽기 시작하는 추세인 바,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서도 메타버스 시장이 2025년에는 현재의 6배인 2천팔백억 달러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때문에 이런 변화에 대해 빠르게 반응을 하는 MZ세대가 이미 메타버스 이용자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통계를 감안할 때 이들을 잡고자 하는 발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금융권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신한금융 그룹경영회의에서는 메타버스라는 제목의 책이 소개되었고, 신한카드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마케팅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메타버스라고 하면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플랫폼은 바로 미국 청소년의 55% 이상이 즐기는 게임플랫폼인 ‘로블록스’이다.
이용자들은 이 안에서 만나 산책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다가 같이 게임을 하고, 그 게임이 지겨우면 로블록스 안의 다른 게임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 이 안의 게임들은 모두 사용자들이 직접 만든 것이고, 게임 판매를 통한 억대 수익을 내기도 한다. 월간 로블록스 이용자 수는 1억6천만 명, 일간 이용은 4천만 명 수준으로 Z세대는 유튜브보다도 로블록스에서 3배의 시간을 더 보내며 열광하고 있는 추세이다.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예를 국내에서 꼽아본다면 네이버사의 제페토 또한 거론할 수 있다. 제페토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의 3D 확장 버전으로, 글로벌 누적 이용자수는 2억 명을 돌파했으며 그 중 80% 이상은 10대 이용자인 점을 주목할 만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가장 손쉬운 접근법은 역시 기존의 메타버스 플랫폼과 제휴를 통해 MZ세대들에게 금융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우리은행의 가상브랜치를 메타버스 내에 구현하여 그 속에서 금융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다양한 컨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면 은행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우리은행 본사를 메타버스에 구현하여 방문할 수 있게 하고, 그 안에서 진행하는 서비스나 대외활동을 알리는 등의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인터넷은행의 등장과 빅테크, 핀테크의 도전으로 전통적 은행의 기능이 끊임없이 변화를 요구받는 시점에서 그동안 가상현실(VirtualReality)이라는 말로 표현되었으며, 이제는 좀 더 진보된 개념의 용어로 사용되는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3차원 네트워크화와 맞물려 볼 때 향후 IT 산업, 그리고 나아가 금융산업에 있어도 핵심적인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도 선제적으로 뛰어들어 보다 집중도 있는 마케팅 기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특히 MZ세대를 유치하기위해 은행 밖의 고객에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까이에 있는 직원들 중에서도 MZ세대가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직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결국 고객들에게도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MZ세대 직원들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감각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