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우리
제15기 <우리가족> 편집위원 김선형 계장이 읽어주는 <월든>

미니멀리즘의 선구자,
데이비드 소로와 함께한 새해 첫 아침

<월든>

2022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느꼈던 아쉬움과 기쁨, 걱정과 즐거움들을 모두 뒤로 한 채 새로운 의지를 다지고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다시금 달려 나갈 준비를 하고 계신 분들이 정말 많으실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가족들과, 친구들과 둘러 앉아 올해 가장 이루고 싶은 일들에는 무엇이 있는지 꼽아보며 희망의 꽃을 피워보았습니다.
저마다의 다양한 신년 다짐들에는 성취하고자 하는 일들, 얻고자 하는 다양한 것들도 섞여 있었는데요.
저는 새해에는 제 머릿속을 어지럽혔던 그 간의 근심걱정을 비우고 건강한 신체를 위해 부지런한 생활방식을 갖고자 하는 다짐을 새롭게 해 보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래 전부터 제 버킷리스트 중 한 켠에 위치했던 고전문학 작품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읽었습니다.

글·음성. 테헤란로금융센터 김선형 계장 사진. 정우철 일러스트. 김지원

삶의 경제학 중에서

인간에게 신성(神聖)이 있다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큰길 위로 짐마차를 질주시키며 시장으로 향하는 짐마차꾼을 보라! 그 인간의 내부에 어떤 신성이 꿈틀거리고 있는가? 그 인간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자기 말에게 먹이와 물을 주는 일이다. 운송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에 비할 때 자신의 운명 따위는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그는 ‘남들의 평판’이라는 상전을 모시며 마차를 몰고 있는 게 아닌가? 이 남자의 어디에 신성함과 불멸성이 있다는 것인가? 하루 종일 기를 펴지 못하고 움츠린 채 남의 눈치나 보며 막연한 불안에 휩싸인 그의 모습을 보라. 불멸이나 신성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에 대한 평가, 즉 자기 행위가 얻어낸 평판의 노예가 되고 평판이라는 옥에 갇힌 몸이다. 남들의 평판은 우리 스스로가 자신에 대해 내리는 평가에 비하면 허약한 폭군에 불과하다.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것은 그 인간의 운명을 결정한다.

나는 어떤 사람이 기운 옷을 입었다고 해서 그 사람을 낮게 평가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러나 흔히 사람들은 건전한 양심을 갖기보다는 유행에 맞는 옷이라든지, 적어도 깨끗하고 기운 자국이 없는 옷을 입는 데 더 열을 올리고 있다고 나는 단언할 수 있다. 설사 찢어진 곳을 깁지 않고 그대로 입었다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노출된 최악의 부덕은 주의 부족 정도일 것이다. 나는 때로 다음과 같은 테스트로 나의 친지들을 시험해본다. 무릎 위를 깁거나 두어 번 박음질한 옷을 입어볼 용기가 있는 사람 누구지? 대부분은 그런 옷을 입으면 자신의 앞날에 망조가 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은 진실로 존경할 가치가 있는 것이 무엇인가보다는 세상 사람들이 존경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더 염두에 두고 있다.

주체적인 삶에 대한 고민

초월주의자 헨리 소로는 삶의 본질적인 사실을 바라보고 그 삶이 가르쳐주는 것을 배우기 위해 월든 호숫가에 들어가 통나무집을 짓고 혼자 사는 삶을 실험합니다. 이 책은 그러한 실험에 대한 실천적 기록인데, 저 또한 그처럼 삶에서 복잡하고 어수선한 요소들을 배제하고 자연과 함께 사는 삶을 동경해 왔기에 그에 대한 기록이 보다 의미있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출세지상주의와 물질만능주의에 찌든 현대인들 한번쯤은 이 책을 읽으며, 각자의 삶에서 세상에 휩쓸려 가는 것이 아닌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사유할 작은 쉼표를 찍어 봄으로써 양질의 삶이란 무엇인가를 고민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후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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