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다녀올게

따뜻했던 제주의 어느 날처럼

절로 몸이 웅크려지는 날들의 연속. 겨울이고, 1월이니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추위가 너무 혹독하다 싶을 때는 따뜻함이 그리워지곤 한다.
따뜻함을 생각하니 그날의 제주가 떠오른다. 겨울답지 않게 유난히 포근하고 따뜻했던, 제주를 담았다.
제주의 따뜻함이 올겨울 추위에 시달리는 누군가에게 조금은 위로가 되기를, 올 한해는 따뜻한 날들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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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섬 일출, 시작이 좋아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MAP

서귀포 안덕면에 자리한 형제섬. 바위처럼 크고 작은 섬 2개가 형과 아우처럼 마주보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제주를 꽤나 찾았지만, 형제섬에 대한 존재를 알지 못했다. 마침 일출 명소를 찾던 중 형제섬이 일출로 유명하단 사실을 알게 된 후 ‘잘됐다’ 싶었다. 형제섬은 무인도이기 때문에 들어갈 수는 없고, 보통 일출을 보려는 사람들은 형제해안로에서 자리를 잡고 기다린다고.

일출을 위해 나름 일찍 준비하고 나섰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일출 포인트에는 사람들이 꽤 몰려있었다. 세상엔 역시, 부지런한 사람이 많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춥지 않았던 날씨 덕분에 해가 완전히 떠오르는 걸 기다리는 건 힘들지 않았다. 조금의 기다림 후, 드디어 해가 모습을 보였다. ‘좋은 날씨’ 덕분에 크고 찬란하게 떠오른 일출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일제히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 “형제섬의 일출을 꼭 보고 싶었다”면서 말이다. 환하게 그리고 동그랗게 떠오른 일출을 보니, 옆 사람들의 환호가 이해가 되었다. 제주는 하도 날씨가 변덕스러운 탓에, 일출이나 일몰 등을 보려면 운 또한 꽤 따라줘야 하니까. 온전하게 떠오른 형제섬 일출을 본 덕에 올해의 시작이 좋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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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날씨’ 덕분에 크고 찬란하게 떠오른 일출을 바라보던 사람들은 일제히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 “형제섬의 일출을 꼭 보고 싶었다”면서 말이다.”

동백포레스트에서는 동백꽃 세상이 펼쳐진다

서귀포시 남원읍 생기악로 53-38 MAP

대부분의 꽃들은 겨울이면 모습을 감추지만, 11월 말쯤부터 피기 시작해 겨울이면 만개하는 꽃이 있다. 바로 동백꽃이다. 빨간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핀 사진을 보고, 가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곳, 동백포레스트. 근처에 다다르면 멀리서 봐도 보이는 동백꽃 군락지 덕분에 쉽게 찾을 수 있다. 입구에서 입장료를 계산하고 들어가면 빨간 동백의 세계가 펼쳐진다.

동백포레스트에서 잘 알려진 포토존도 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줄을 선 탓에 일찌감치 포기하고 동백숲으로 향했다. 이미 동백숲 곳곳이 포토존이기에 그곳에 집착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동백꽃으로 가득해 동백꽃을 마음껏 볼 수 있는 것은 참 좋았다. 그만큼 사람도 많아서 동백꽃 반, 사람 반 이었지만. 혹시 조용한 동백숲을 기대한다면, 아주 이른 아침이나 다른 동백꽃 명소를 찾기를 바란다. 대신 원 없이 동백꽃을 보기를 원한다면, 이곳이 딱이다. 온통 동백꽃에 둘러싸인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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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오름에서 제주 바라보기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창천리 564 MAP

자주는 아니지만, 제주에 오면 가끔 올랐던 오름은 이상하리만큼 좋았던 기억뿐이었다. 날씨도 좋은 이때 오름에 가면 좋겠다는 생각에, 오랜만에 오름으로 향했다.

군산오름은 다른 오름들과는 달리, 차로 오르는 게 더 편한 오름이다. 고불한 산길을 차로 오르고 나면 작은 쉼터와 주차공간이 나오는데 거기에 차를 세워두고 10분 정도 오르면 군산오름 정상이 나온다.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어서인지 오르는 길에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들, 젊은이들 등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만큼 남녀노소 도전하기에 어려움이 없는 군산오름. 다만 오르려거든 꼭 차를 렌트하기를 바란다. 차로 올라가는 길이 꽤 되기 때문이다. 정상에 오르니 형제섬, 산방산, 송악산이 한눈에 보였다. 심지어 저 멀리 한라산도 보여 마치 제주를 한눈에 담고 있는 느낌이었다. 노을이 질 때 다시 한 번 올라와도 기가 막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번에 다시 찾는다면, ‘노을을 담아야지’ 다짐하며 따뜻했던 그날의 제주를 마음껏 누리다 군산오름을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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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오르니 형제섬, 산방산, 송악산이 한눈에 보였다. 심지어 저 멀리 한라산도 보여 마치 제주를 한눈에 담고 있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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