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t‧voice 우리은행 도곡동금융센터 박찬 차장
우리은행 도곡동금융센터 박찬 차장
우리의 심장은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며 자기만의 리듬으로 펄떡이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바라보면 사람도 자연도 모두 음악이다. 소리의 진동을 의미하는 ‘떨림’과 ‘울림’이
설렘과 감동이라는 의미의 똑같은 단어로 쓰인다는 게 내게는 아주 멋지게 다가온다.
시간을 빼앗고 주의를 끄는 방해 요소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음과 함께하는 나의 리추얼에 의지해 호흡을 고르고 다시 나를 인지한다. 나에게 맞는 삶의 리듬을 찾아 하루치의
음표와 쉼표를 번갈아 찍으며 오늘의 악장을 변주해나간다.
음악 하나로 짧은 여행을 떠날 때면 그 시절의 내가 지금의 나와 함께 있는 것만 같다. 시간이 직선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는 말은 이럴 때 실감이 난다. 하나의 노래 안에는
과거의 나도, 현재의 나도, 미래의 나도 담겨 있다. 과거에 이 노래를 즐겼던 나. 지금 듣고 있는 나. 미래에도 이 노래를 들을 나. 지금 내가 듣고 있는 노래는 또 어떤
때에 어떤 곳에서 어떤 모습의 나에게 다가올까.
시간의 거대한 물줄기 속에 사는 작은 존재인 우리는 흘러가는 시간에 각자의 음표를 찍으며 살고 있다. 즉흥연주를 하는 재즈 음악가처럼, 자신의 템포에 맞춰 각자에게 의미
있고 독특한 형태로 인생을 만들어나간다. 알레그로. 빠르게 쳤다가. 아다지오. 침착하게 느리게 쳤다가. 파쇼나토. 열정적으로 치기도 하고. 비바체. 발랄하게 빠르게 치기도
한다. 때론 몇 마디의 긴 쉼표를 찍는다. 모두 나름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자기 속도와 방향을 알아간다. 자신에 실망하기도 했다가 반성하고 토닥이고 다시 다짐하길 반복하며
삶의 균형을 잡아간다. 이 곡의 지휘자이자 연주자는 우리 자신이다.
그때 그 순간 들었던 그 곡에 담긴 내 시간과 사색, 함께한 이들과의 추억들로 응축된 멜로디가 각자에게 주는 감흥은 결코 보편적일 것만은 아닐 거기에, 또한 그 곡에 빠져든
순간만큼은 온전히 있는 그대로의 나일 거기에, 온통 음악으로 가득한 작가의 특별한 애정이 전혀 과하지도, 뻔하지도 않았습니다.
그 선율에 기대 읽은 문장과 책들, 스토리, 그것이 만들어낸 작은 소사이어티까지. 작가의 무궁무진한 스토리를 만들어준 오로지 마냥 좋아하는 대상인 음악이, 제게도 나를
보듬어주는 절실한 매개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선율 속에서 적지 않은 책들을 읽게 하고 부지런히 사유하게 하여 내 안의 심미안을 넓히는 여행을 떠나게 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소리와 목소리로 새겨진 음악이라는 기록은 우리에게 말로 표현되는 언어 이상의 감정을 전달하고 또 위로해 주곤 합니다. 그렇기에 각자의 멜로디를 채워가는 시간 속에서
흔하디흔한 자기소개 중 하나인 취미를 질문 받는다면 오늘도 전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의 취미는 ‘음악 감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