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가 심각해져 가는 요즘, 도심 자투리땅을 활용하여 나무를 심거나 식물을 키우는 일로 지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다. 그뿐인가. 산사태와 가뭄방지, 생물 다양성 확보, 온실가스 흡수, 열섬 완화 등 그 효과는 어마어마하다. 우리은행 임직원 가족이 초록빛 세상을 꿈꾸며 봄기운 완연한 주말, 서울 상암동의 노을공원에 모였다.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영상. 최의인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노을공원은 과거 쓰레기매립지였다. 다수의 의견이 모이고 모여 노을공원은 골프장, 자연식생지, 운동시설 및 산책로가 있는 시민들의 쉼터로
탈바꿈했다.
날이 좋은 계절이나 주말에는 특히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 4월 23일 일요일. 우리은행 임직원을 비롯해 엄마 아빠 손을 꼭 잡은 어린아이들부터 초등학생까지 총 62명이 노을공원에 모였다. 주말에 가족들이 모여
있어 ‘나들이를
왔나?’ 착각할 수도 있지만, 이들이 모인 이유는 분명하다. 과거 쓰레기매립지였던 이곳에 나무 묘목과 씨앗을 심으며 생태복원에 도움이 되는 봉사활동을 하기
위함이다.
특히 이번 봉사활동은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 (사)노을공원시민모임, 엔젤스헤이븐 지원주거센터(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자립해 살 수 있도록 주거와 일상/지역사회 활동을 통합 지원하는 사회복지 시설)와 함께 진행해 그 의미를 더했다.
우리은행 임직원 가족들은 노을공원 나무자람터에서 간단한 교육을 듣고 장애인들과 함께 팀을 구성했다. 그리고 조금 더 이동한 후 비탈진 땅에 3시간에 걸쳐 나무 심기를
진행했다.
비탈진 땅에서 땅을 파고, 묘목을 옮기는 게 힘들 법도 한데 아이들은 씩씩하게 움직였다. 그 모습에 함께한 장애인들도 탄력을 받아 나무 심기에 열심히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선생님 한 그루만 더 주세요!”, “물은 어떻게 주면 되는 거예요?”, “저 나무 처음 심어보는데 재미있는 것 같아요” 등등 질문을 멈추지 않으며 즐겁게
봉사활동을 했다. 함께한 어른들은 “아이들 때문에 더 열심히 하게 되네요”라며 묘목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물을 듬뿍 주고 흙을 평평하게 다지는 등 힘을 보탰다. 아직 묘목을
들고 옮기기에 손이 작은 아이들은 “힘내라! 힘내라!” 하며 아빠에게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땅을 파고, 묘목을 나르고, 심고, 흙을 덮고, 물을 주고…. 각자 맡은 일을 나눠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덕분에 나무 심기는 빠르게 끝이 났다. 아이들은 순식간에 끝나버린
나무 심기 활동이 서운한지 “더 하면 안 되나요?”, “물 더 주고 싶은데…”라며 아쉬운 반응을 보였다.
눈 깜짝할 사이에 끝난 나무 심기 활동에 아쉬워하던 아이들이 다시 나무자람터에 모여 연신 눈을 반짝였다. 집씨통을 만드는 시간이었기 때문. 집씨통이란, ‘집에서 씨앗 키우는
통나무’의 줄임말이다. 미리 만들어 놓은 통나무 화분을 하나씩 받아 든 아이들은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화분에 흙을 담고 도토리 열매를 심었다.
“오늘 심은 도토리나무는 100일 동안 키워서 다시 나무자람터에 보내주면 되는 거예요. 할 수 있죠?” 어떤 아이는 우렁차게 “네!”라고 대답했지만, 어떤 아이는
도토리나무를 보내는 게 아쉬웠는지 “제가 계속 잘 키우면 안 되는 걸까요?”라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선생님은 이 아이에게 “그럼 더 커지면 옮겨주고, 물도 잘 줘야
해요”라며 키우는 방법을 설명해 주었다. “네. 할머니 댁에 옮겨서 잘 키울게요!”라며 씩씩하게 대답한 아이는 화분의 도토리가 행여 쏟아질세라 소중하게 가방에 옮겨 담았다.
아이들의 지금 이 마음이라면, 도토리들도 무럭무럭 자라 초록빛 이파리를 보이고, 다시 열매를 맺을 수 있으리라.
모든 활동을 마친 후 가족들과 장애인들은 잔디밭에 모여앉아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일하고 난 후에 먹으니 더 맛있네요.” 땀 흘려 일한 후에 맛보는
귀중한 시간은 가족들과 함께한 장애인들에게 의미 있는 시간으로 다가왔다.
반나절 동안 진행되었던 ‘노을공원 숲 조성’ 봉사활동.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이 시간에 우리는 분명 느꼈을 것이다. 우리가 흘린 땀방울이 지구에 작은 보탬이 되었다는
사실을. 더 나아가 함께 했을 때 우리가 사는 지구는 더 빛난 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무 심는 게 너무 힘들긴 했는데, 마치고 나니까 너무 뿌듯했습니다. 장애인분들과 함께하는 자리를 경험해 본 적이 없어서 같이 다니는 게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함께 팀을 이뤄 나무를 심으며 오히려 제가 좋은 기운을 받게 되었습니다. 많이 배웠어요. 아이들도 너무 즐거워하고, 오늘 하루가 삶에 좋은 자극이 될 것 같습니다.
지구의 날 기념 나무 심기 봉사활동이 있어서 신청했어요. 이런 걸 안 해봐서 아이들과 함께 해보면 좋을 것 같았거든요. 생각보다 돌이나 쓰레기들이 많아서 땅을 파는 게 힘들었는데, 아이들도 남편도 즐거워해서 좋았습니다.
윤태진 부장소싯적에 나무를 심어봤는데 오랜만이라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같은 팀이었던 상미 씨와 함께하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즐거웠어요. 아이들에게도 이번 봉사활동이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랍니다.
지구의 날을 맞이해 같이 식목활동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요. 무엇보다 가족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엔젤스헤이븐 지원주거센터 장애인분들과도 함께했는데요. 그분들이 이번 봉사활동을 계기로 사회에 나와서 함께 어울리는 법을 알 수 있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