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영상. 최의인
계속되는 더위로 몸과 마음이 지치는 여름날. 소외된 곳에서 어렵게 여름을 보내고 있을 이웃을 위해 우리은행 임직원 가족이 마음을 모았다. 중림종합사회복지관에 모여 장터를 연 것. 오롯이 이웃과 함께하고자 하는 작은 마음에서 비롯된 이 장터는,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로웠다.
어느 주말 이른 아침,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중림사회복지관에 ‘찾아가는 나눔장터’가 열렸다. 오늘 장터의 주인공은? 서울시 중구 중림동에 살고 계신 어르신들. 열악한 냉방시설과 거동의 어려움 등으로 온열질환 및 식중독 등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어르신들을 위해 우리은행 임직원 가족,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중림종합사회복지관이 나선 것이다.
하나둘씩, 강당으로 들어오는 우리은행 임직원 가족. 드디어 모든 인원이 모이자, 중림종합사회복지관 담당자가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시작했다.
“오늘 장터는 3층 강당, 5층 배움터에서 진행이 됩니다. 팀별로 준비를 마친 뒤, 장터를 열고 마지막에는 거동이 불편해 장터에 찾아오지 못한 어르신들에게 직접 배달을 갈 거예요. 각 조는 장터 도우미, 물품 포장, 배달 임무를 해 주시면 됩니다.”
“네!”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함께 온 초등학생들은 장터가 시작하기도 전에 눈을 반짝이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오리엔테이션을 마친 임직원 가족들은 진열대에 삼계탕 밀키트, 쌀, 라면 등의 식품과 간이 선풍기, 부채, 모기약 등 물품을 보기 좋게 진열하고, 어르신들을 맞을 준비를 했다.
A팀은 분주한 손길로 진열대를 빼곡하게 채웠고, B팀 어른들은 키트 포장을, 어린이들은 키트에 넣을 부채를 꾸몄다. C팀은 각자 위치에서 대기하며 물품 준비를 도왔다.
드디어 9시 40분. 장바구니를 받아 든 어르신들이 장터에 입장하자, 아이들은 “안녕하세요!”라며 예의 있게 인사를 건넨 뒤 어르신들에게 간식을 전달했다. 아이들의 간식을 받은 어르신들은 손자, 손녀를 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인지 누구보다도 반가워하며 “고마워~ 잘 먹을게!”라며 아이들에게 화답했다. 그리고 이내 장터를 돌며 준비된 물품들을 장바구니에 담기 시작했다. 엄마, 아빠와 함께 진열대 앞에 서서 안내하다가 어르신들이 쌀, 라면 등 무게가 나가는 식품을 들려고 하면, 아이들은 먼저 나서서 “제가 도와드릴게요!”라고 말하며 장바구니에 물건을 넣고, 장바구니를 들어드리는 역할을 자처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자기 몸만 한 물건들을 번쩍 들어 올리는 아이들을 보자, 어르신들은 “아이고 고마워서 어째~!”, “잘 쓸게요”, “고마워 예준아!”라며 마음을 전했다.
아이들은 어르신들의 칭찬에 쑥스러운 듯했지만, 힘이 됐는지 더 적극적으로 안내를 도왔다.
배움터에서 진행된 B팀의 활동. 물품 포장을 마친 어른들은 아이들의 부채 꾸미기를 도우며, 활동을 이어 나갔다. 아이들은 어르신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적거나, 귀여운 그림을 그리며 부채를 한 땀 한 땀, 아기자기하게 꾸몄다. 다 만든 부채는 포장이 완료된 키트 바구니에 넣으면 끝! 키트 바구니는 거동이 불편해 장터에 오지 못한 어르신들 댁에 전달될 예정이다.
이제 준비된 실내 장터 활동이 끝나갈 기미를 보이자, 중림종합사회복지관 담당자는 다시 우리은행 임직원 가족들을 불러 모았다. “이제 실내 장터는 이쯤에서 종료하고요. 조별로 배달을 나가려고 합니다. 배달 가정들은 복지관에서 도보로 10분 이내에 있는 곳들이라, 멀지 않아요. 다들 덥지만 힘내서 다녀오자고요!”
아이들은 각자 배달 위치가 적힌 지도를 손에 꼭 쥐고, 어른들은 물건이 담긴 키트를 들고 배달에 나섰다. 이글거리는 태양에 덥기도 할 텐데, 임직원 가족들은 ‘좋은 일을 한다’는 사명감이 들어서인지 더위도 잊은 눈치다. 걷고, 오르막길을 오르자, 보이는 어르신들 댁.
우리은행 황봉학 차장의 딸 황윤하 어린이는 어르신 집 벨을 조심히 누른 뒤, 상냥하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우리은행에서 배달 왔어요!”, 윤하 어린이를 본 어르신은 “어머, 고마워~! 너무 예쁘다! 다음에 꼭 놀러 와, 할머니가 맛있는 거 줄게!”라며 꼭 끌어안았다. 그리고 더위에 배달하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시원한 음료수를 선물로 건넸다.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윤하 어린이는 씩씩하게 인사를 하며 다음을 기약했다. 그리고 배달을 완료하고 온 가족들은 아파트 입구에 모여 쉬다가 다시 복지관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가벼운 발걸음으로. 아마도 오늘 봉사활동 덕분에 어르신들이 여름을 무사히 보낼 수 있다는 안도감이 들어서가 아닐까.
기록적인 더위에 지치는 여름날. 가족끼리 시원한 곳으로 휴가를 떠나는 것도 좋지만, 의미 있는 봉사에 나서보는 것은 어떨까. 무더위를 뒤로하고 어르신들을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 함께한 이날의 WOORI처럼.
아이와 함께하면 의미 있을 것 같아서 나왔는데요. 저보다 우현이가 더 즐거워하는 것 같아서, 뿌듯하네요.
우현토요일에 엄마와 함께 봉사활동을 할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또 같이하고 싶어요!
가족이 함께 좋은 일을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시연, 시은 자매엄마, 아빠 회사에서 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르신들을 도와드리는 게 보람 있었어요.
우리은행에서 기부를 해주신 덕분에 어르신들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종종 마련되어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봉사활동에 함께해 준 가족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