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경험을 누군가에게 가르쳐 주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 쉽지 않은 일이 우리은행에서 이뤄지는 중이다. ‘들풀 공부방’이라는 이름으로 배움의 장이 열리고 있는 것. 토요일도 반납하고 더 나은 은행원이 되기 위해 공부방의 문을 연 이들의 수업 시간을 함께했다.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업무를 하다 보면 책에도 나와 있지 않은 정답을 알고 싶을 때가 있다. 특히 경험하지 않았던 일들을 해야 할 때는 공부를 해도 막막하기만 하다. 들풀 공부방은 오류동지점 김학성 지점장의
막막함에서 시작되었다.
“2019년 10월 복직하면서 개인대출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너무 답답하고, 막막하더라고요. 이때 개인대출을 배울 공부방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혼자 상품설명서를 출력해 공부하고, 동료들에게 물어도 보고, 그마저도 이해가 가지 않으면 헬프데스크 규정집을 보고, 궁금한 것들은 기록했다가 업무가 끝난 후 고객의 상황을 만들어 물어보며
상품설명서를 이해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왕도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은 ‘함께 모여 공부하는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고 관심 있는 사람들을 모집한 끝에 함께 공부방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모여 시작한 들풀
공부방은 현재 9기에 이른다.
“상품설명서를 공부하고, 안에 들어간 내용의 뜻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제 경험에서 비롯된 사례들을 가지고 이야기하죠. 예를 들면 제가 실수한 내용이나, 민원 받은 내용들을 공유합니다.”
사례별 상품 연수(소득 규정, 건축물 구분 방법), 버팀목(일반, 중기청, 청년, 신혼가구), 사례별 상품 연수, 버팀목 안심대출, 우리 전세론, 담보대출,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 등의 내용을 배우고
있다. 공부방
수강생은 연령층도, 지역도 제각각이다. 은행에서 일하며 겪었던 저마다의 고민을 공부방에서 나누고 해소하고자 토요일 아침 이른 시각부터 모였다.
“전라도 광주, 강원도 원주, 화성, 세종 등등 멀리서 온 분들이 많아요. 신입직원들도 많고, 여러 번 수업에 참여한 사람도 많아요.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온 분들이죠. ‘공부방에서 배운
내용 덕분에
고객들에게 상담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겨요’라고 말씀해 주실 때 보람입니다.”
자신도 가지고 있던 고민이었기에, 수강생들의 막막했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는 김학성 지점장. 그는 개인대출의 달인이 되는 길은 시간에 경험이 깃들어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나누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게 되면 얼마나 공부해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고.
“저 역시 답답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일이, 지금까지 이어졌어요. 더 정확하고 알찬 내용을 알려드리지 못하는 것 같아 늘 죄송스러운 마음입니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제2의 들풀 공부방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개인대출뿐만 아니라 기업대출, 수신, 자산관리 등에 관해서도 답답해하고 있을 직원들이 많을 텐데, 선배들이 자신의 경험을 함께 나눈다면 큰 도움이 될 테니까요.”
누군가는 말했다. “배움은 당신이 경험하는 근본이다”라고. 들풀 공부방에서의 배움이 은행원으로서의 근본을 다지는 데 분명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이 귀한 배움의 장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제2의 들풀 공부방이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개인대출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답답해하고 있을 직원들이 많을 텐데, 선배들이 자신의 경험을 함께 나눈다면 큰 도움이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