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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 신탁

사례로 살펴보는
부동산관리신탁
활용 Tip

글. 우리은행 신탁부 신관식 세무사

에피소드

홍길동 고객(만 63세, 남)은 서울시 00구에 부인과 함께 살고 있으며, 20년째 금형·사출 전문업체인 00중소기업의 대표이사이기도 합니다. 홍길동 고객은 외동딸 홍예쁨 씨(만 32세)를 두고 있습니다.

홍길동 고객은 사업을 하면서도 매우 가정적인 아버지로서 딸을 금지옥엽처럼 키웠습니다. 특히 딸은 고등학교, 대학교를 모두 영국에서 졸업하였고 2년 전 귀국과 함께 국내 굴지의 기업에 취직하였습니다.

그런데 홍길동 고객 부부는 최근 고민이 생겼습니다. 왜냐하면 딸이 갑작스럽게 결혼을 하겠다고 소개한 예비사위(만 33세) 때문이었습니다. 예비사위는 4년 넘게 다니던 금융회사를 1년 전에 그만두고 현재 영세중소기업에서 기획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하고있는 일마저도 결혼하게 되면 그만두고 사업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설상가상으로 딸은 홍길동 고객에게 경기도 00시 소재 아파트를 결혼 선물로 증여해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홍길동 고객의 자산과 니즈(Needs)

홍길동 고객은 ① 서울시 소재 아파트 2채(2채 합산 시가 48억 원), ② 경기도 00시 소재 아파트 1채(시가 8억 원), ③ 충남 00시 소재 토지(감정평가액 35억 원), ④ 회사 주식(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평가액 104억 원), ⑤ 현금 5억 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홍길동 고객은 다주택자이기 때문에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 보유세가 많이 나와서 딸이 결혼하거나 독립하게 되면 ‘경기도 00시 소재 아파트’를 증여해 주려고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비사위가 마음에 들지 않을뿐더러 아파트를 증여하고 나면 이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예비사위가 사업자금으로 쓸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 ① 딸에게 아파트를 증여하더라도 본인이 계속 관리할 수 있는 장치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② 딸에게 아파트를 증여하더라도 딸이 당분간 처분할 수 없게끔 하고 싶고, ③ 소유권 및 소유권 지분을 예비사위에게 넘기지 못하게 하거나 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게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해제조건부 증여계약과 부동산관리신탁의 활용

‘해제조건부 증여계약과 부동산관리신탁’을 복합적으로 활용한다면 홍길동 고객의 니즈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해제조건부 증여계약(민법 제561조, 동법 제556조에 근거)이란 홍길동 고객이 딸에게 재산을 증여할 때 조건을 붙이는 것을 말하고 수증자인 딸이 그 조건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을 때는 증여계약이 해제되어 다시 홍길동 고객에게 재산을 반환하는 것을 말합니다. 해제조건에는 여러 내용들이 있을 수 있는데 예를 들어 ① 재산을 증여해주지만 반드시 신탁을 설정하여 신탁재산으로 유지해야 한다거나, ② 홍길동 고객 또는 그 배우자를 부양해야 한다거나 등의 조건이 붙을 수 있습니다.

신탁을 설정하지 않고 재산을 증여하게 되면 수증자인 딸이 해당 재산을 처분하거나, 소유권을 이전하거나, 담보대출을 받거나 마음대로 할 수 있는데요. 신탁설정을 조건으로 하는 해제조건부 증여계약에 따라 ‘부동산관리신탁을 설정’하면 홍길동 고객의 니즈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① 신탁을 설정하는 위탁자이자 수익자는 아파트를 증여받은 딸이 됩니다. ② 신탁기간 중에 딸이 신탁계약을 해지하려고 하거나, 신탁재산을 처분하려고 하거나, 담보대출을 받으려고 하거나, 타인에게 지분을 넘기려고 할 때 ③ 증여자이자 신탁계약의 신탁관리인(신탁법 제67조 및 제68조 근거)인 홍길동 고객이 이에 동의하지 하지 않으면 신탁재산(증여한 아파트)과 관련하여 어떠한 권리 변경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④ 다시 말해 증여자이자 신탁관리인인 홍길동 고객이 동의할 때만 신탁계약 해지, 재산 처분, 담보 실행, 소유권 이전 등이 가능합니다주1).

주1) 신관식, <내 재산을 물려줄 때 자산승계신탁·서비스>, 삼일인포마인(2022년), 89면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