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만드는 웹진 2024.08 Vol.331

· 우리가족은 사랑을 싣고 ·

‘우리 인생’의 보물 같은 인연
오, 행복이어라!

좋은 인연은 가슴 깊이 선연하게 기록된다. 닿아야 할 인연은 기필코 만나게 마련이다. 30년 전, 매일 같이 은행을 찾아간 어린이 고객은 늘 환한 미소로 자신을 맞아주던 행원을 다시 만났다. 터보윈 전형주 대표와 가산IT금융센터 김현숙 부지점장이 그 주인공. 이들의 인연에는 어떤 특별함이 숨어 있을까.

글.  김주희

사진.  정우철

응답하라 1994, 그 시절의 낭만 리플레이

“초등학생 때였어요. 우리은행의 전신이었던 한일은행 목동지점에서 통장을 처음 만들었는데, 유난히 예쁜 미소가 가득한 누나를 보게 된 거예요.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 안에> 속 배우 신애라를 닮았었죠. 그 누나를 보기 위해 매일매일 은행에 갔습니다. 하교 후 서둘러 총총걸음으로 은행가는 길이 어찌나 신나던지요. 참고서 사고 남은 돈이나 군것질 안 하고 모은 10원, 50원, 100원, 500원을 저축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귀찮았을 법도 한데, 누나는 늘 웃으면서 상냥하게 대해주셨어요.”

어릴 적 은행으로 향하며 설레던 마음이 되살아난 걸까. 전형주 대표는 당시 창구에서 자신을 맞아주던 김현숙 부지점장에게 꽃바구니와 선물을 건넸다.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꼭 뵙고 인사를 전하고 싶었어요.” 김현숙 부지점장도 반갑긴 마찬가지. “저를 찾아주셔서 감사해요. 어릴 때 얼굴이 남아 있네요.” 세월은 흘렀지만 동전을 손에 꼭 쥔 채 찾아온 꼬마 손님을 또렷이 기억한다.

“평생 기억에 남는 고객 3명이 있는데요. 그중 한 명입니다. 흰색 옷 잘 입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열심히 저축하는 모습이 얼마나 기특하고 예뻐 보였던지요. 저를 찾는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놀라기도 했고 눈물이 날 정도로 정말 기뻤어요. 남편과 아이들한테도 자랑을 많이 했답니다(웃음).”

기억은 추억을 불러왔다. 전형주 대표는 영업소 구조를 생생히 떠올리며 그림으로 그렸다. “이 자리에 앉아 계셨던 것도 기억해요.” 3~4년을 매일 다닌 곳이니 어찌보면 당연하다. 빛바랜 30년 전 통장도 꺼낸다. “어머 제 도장이 맞아요!” 예금주 이름 옆에 찍힌 자신의 도장을 보고 반가워하는 김현숙 부지점장. 겨울날 붕어빵을 사 온 어린이 고객과 창구에서 나눠 먹던 이야기도 훈훈하게 피어난다. 지난날의 추억을 새록새록 보듬는 이들의 얼굴에 순도 100%의 해사한 웃음이 만발한다.

“하교 후 서둘러 총총걸음으로 은행가는 길이 어찌나 신나던지요. 참고서 사고 남은 돈이나 군것질 안 하고 모은 10원, 50원, 100원, 500원을 저축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귀찮았을 법도 한데, 누나는 늘 웃으면서 상냥하게 대해주셨어요.”

삶의 변화는 ’사람‘으로부터

으레 그렇듯 이별은 갑자기 찾아왔다. 이사를 가는 바람에 더 이상 한일은행 목동지점에 오갈 수 없었던 어린이는 슬프고 힘든 현실에 맞닥뜨렸다. 이후 은행을 찾진 못했지만, 그때의 작은 습관은 삶에 선명히 각인되었다.

“그 이후로 저축은 제 삶의 루틴이 되었어요. 오로지 예쁜 누나를 보기 위한 일념으로 한푼 두푼 모으던 습관이 굳어진 것입니다. 어지간한 물질의 유혹은 넘길 수 있을 정도로 물욕에 대해서도 초탈했고요. 중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생 시절에도 매일 소액을 저축했습니다. 지금도 그 통장을 첫 번째 서랍 속에 넣어둔 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꺼내보며 마음을 다잡곤 합니다.”

회계사 시험 합격 후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머물 때도, 한국과 홍콩, 상하이를 넘나들며 회계사로 활동할 때도 저축은 ‘일상’이었다. 일확천금을 바라는 재테크보다 은행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하나만 바라보며 성실하고 정직하게 이어온 습관 덕분일까. 어느새 안정적인 가정을 이루고 중소기업 터보윈의 대표이사가 되었다.

터보윈은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인정받는 공압 에어 솔루션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매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글로벌 특허 및 인증을 출원하고 신제품을 출시한 결과,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터보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춘 기업으로 거듭났다. 그때의 꼬마 고객이 탄탄한 기업의 대표로 활동하는 모습을 본 김현숙 부지점장은 그저 흐뭇하기만 하다.

“국제 무대에서도 뛰어난 성과를 달성한 뉴스 기사들을 찾아보면서 제가 다 기쁘더라고요. 마치 자식이 잘 자란 느낌이랄까요. 제가 누군가에게 작게라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에 감사할 뿐입니다. 30년 넘게 이어온 직장생활이 매우 큰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우리은행이 이어준 귀한 인연

30년이라는 세월을 이어준 건 우리은행이었다. 기업의 투자자가 최초에 거래하던 중곡동지점과의 거래를 승계받은 터보윈은 현재도 우리은행과 동행 중이다. 2년 전, 전형주 대표는 식사 자리에서 당시 중곡동지점장이었던 김혜숙 신반포금융센터장 그리고 최양범 동탄지점장에게 “예쁜 누나를 꼭 찾아보고 싶다”고 전했고,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직원조회 시스템으로 찾아 연결해 줬다. 당시에는 바로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지만, 최근 중곡동지점 고경희 지점장과 김범철 부지점장이 자리를 적극적으로 마련했다.

“처음 연락을 받자마자 뵙고 싶었는데 사실 건강이 안 좋았어요. 퇴직을 결심할 만큼 힘들었거든요. 고민 끝에 맘을 돌리고 사직서를 폐기했는데요. 그때 사직서를 찢길 잘한 것 같아요(웃음). 이렇게 좋은 인연을 다시 만났잖아요. 대표님이 잘된 모습을 보니 정말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우리은행과 100년 이상 거래할 수 있는 튼튼한 기업으로 더욱 성장하길 응원합니다.”

우리은행을 매개로 소중한 인연을 다시 마주한 전형주 대표 또한 김현숙 부지점장에게 화답했다.

“34년 동안 근속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자리를 만들어주신 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돌아보건대, 통장에 매일같이 찍힌 10원, 50원, 100원, 500원 입금 기록이 ‘오늘날 우리은행과 함께하는 저’와 ‘과거 한일은행 속의 저’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된 것 같아요. 미래에도 저와 터보윈 가족들이 자랑스러워하는 우리은행으로 자리하길 기원합니다.”

정현종 시인은 노래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라고. 두 사람의 아름다운 인연이 이를 충실히 증명한다. 사람의 온기가 삶에 스며들 때라야 우리는 더욱 빛날 수 있음을, 함께 행복하고 풍요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음을.

돌아보건대, 통장에 매일같이 찍힌 10원, 50원, 100원, 500원 입금 기록이 ‘오늘날 우리은행과 함께하는 저’와 ‘과거 한일은행 속의 저’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된 것 같아요.

COMMENTS

  • ㅋ ㅑ

    이게 낭만이지

  • 통장

    저 통장 진짜 대표님이 쓰시던 통장인 거죠? 대단하네요..

  • 우리 드라마

    드라마에요? 사연이 감동적입니다 ^^

  • 대박

    부지점장님도 대표님도 정말 좋은 분이라는 게 느껴집니다

  • 추억이방울방울

    아니 이런 이야기가 실화라니.. 정말 놀랍습니다.. 응원을 보내 주시던 고객님들이 생각나네요ㅠㅠ

  • 소듕해

    대표님 찐 우리가족이었네요+_+.. 소중한 인연 정말 드라마 같습니다

  • TV는사랑을싣고

    와.. 34년 전의 기억이 인연이 되다니. 대단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