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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

모든 시작의
맨 처음

글. 박영화

열 달 동안 뱃속의 아이가
아들일지 딸일지 궁금해 하고,
어떤 이름을 지어줄지 고민하면서
태어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22년 12월 13일 05시 07분,
우렁찬 울음을 터트리며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이날이 아이에게는
모든 시작의 맨 처음일 테지요.
새롭게 삶을 시작하는 아이와
아이로 인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될 엄마.
시작하는 엄마와 아이 사이에
행복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시작을 하려거든

이럴까 저럴까
고민거리로 머릿속이 복잡합니다.

며칠 동안 신경 쓰지 못한 사이에
집안 꼴도 제 마음처럼 어지럽혀졌네요.
더 이상은 두고 볼 수 없어서
창문과 창틀에 낀 먼지를 닦아내고,
밀린 빨래도 해서 널었습니다.
그렇게 집안을 쓸고 닦고 정리하다 보니
어느새 저녁이 되었네요.

종일 한 일이라고는 청소뿐이었는데,
반짝거리는 타일과 싱크대,
잘 정돈된 집을 보니
복잡했던 마음이 함께 정리된 기분이 듭니다.
이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시작을 하려거든
먼저 무언가를 비워내야 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