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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사이

소문난
맛집

글. 박영화 사진. 고인순

동네 버스 정류장 앞에
새벽부터 여는 설렁탕 식당이 있습니다.
지나갈 때마다 팔팔 끓는 가마솥에 시선이 뺏겨
나중에 꼭 먹어봐야지 했었지요.
어느 날 피어오르는 연기에 이끌려 들어가
설렁탕 한 그릇 주문했습니다.
진한 육수에 두툼한 고기가 한가득!
국물부터 떠서 맛보는데,
말을 잃게 되더라고요.
이곳의 화룡점정은 겉절이인데요.
그 맛이 정말 최고입니다.
종종 비라도 내릴 때면 이곳을 다시 찾곤 합니다.
뜨끈한 국물에 밥을 말아 겉절이를 한 입 베어 물면
온몸에 따뜻함이 차오르거든요.
알고 보니 멀리서 일부러 찾아올 정도로 유명하더라고요.
소문난 맛집으로 불리는 식당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나봅니다.

오늘이예요, 제 생일

“너는 왜 생일이 안 떠?” 친구의 생일을 알려주는 카카오톡 생일 알림 표시.
굳이 외우지 않아도 돼 편리하긴 하지만
친하지 않은 사람에게 축하인사를 받는 게
부담스러워서 비공개로 해놨었지요.
특히나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는 더더욱.
그런데 가끔은 어릴 적에 친구들이 목청껏 불러주던
생일축하노래가 그립습니다.
축하인사도, 축하노래도 부담스러워하는
나이가 되었다는 사실이
어쩐지 헛헛하기도 합니다.
낭만을 잊은 어른이 된 것 같아서요.
세상에 태어난, 가장 축복받아야 하는 날,
생일만큼은 축하인사를 건네는 게 자연스러웠으면 합니다.
이제부터는 숨기려고만 하지 말고
특별한 날은 좀 소문내보자고요.
“저 오늘 생일입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