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계절을 입었다’ 싶을 정도로 색이 뚜렷한 강원도의 사계절. 강원도 중에서도 여름의 색을 온전히 품은 곳은 어디일까 생각하다 영월이 떠올랐다. 시원한 래프팅을 즐기기에도, 잔잔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기에도, 초록의 자연에 몸을 맡기기에도 제격인 곳이니까. 올여름, 이런 영월에서라면 꽤 괜찮은 쉼을 누릴 수 있을지도!
6월호 우·동·소 사연
시끄러운 도시를 떠나 자연과 함께하고 싶은 분들께 강원도 영월을 추천합니다!
처음엔 거리가 멀어 갈까 말까 망설였어요. 하지만 영월에 도착했을 때는 한적한 곳곳에 차를 세우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기기 바빴습니다. ‘산속의친구들’ 이라는
곳에서 맛있게 식사를 하고 영월 서부시장 메밀전병도 맛보며 발길 닿는대로 힐링하고 왔습니다. 청령포, 젊은달 와이파크 같은 관광지도 좋고, 캠프오어즈,
동강카누캠핑, 구름품은캠핑장 같은 캠핑 사이트도 좋습니다.
- 우리은행 서청주지점 이재훈 과장 -
우리나라에는 우리나라의 모양을 축소해놓은 듯한 지형이 전국 곳곳에 있다. 산 정상이나 전망대에 올라야 볼 수 있기에 한반도지형을 찾는 여행은 몸은 좀 고될지라도 눈은
즐겁다.
영월에는 지명부터 ‘한반도면’이라는 곳이 있다. 영월군 한반도면 선암길에 자리한 선암마을은 한반도지형을 볼 수 있는 마을이다. 한반도지형을 보려면 정확하게는 한반도지형
주차장을 찍고 가야 헤매지 않는다. 주차장에서 내려 이정표를 따라 40분~1시간가량 오르면 한반도지형을 한눈에 관람할 수 있는 장소가 나온다.
가벼운 산책과 등산의 중간쯤의 난이도긴 하지만, 해가 쨍쨍했던 탓인지 목적지까지 가는데 조금 힘겹긴 했다. 그래도 나이가 지긋하신 어르신들부터 어린아이들까지 오르는 곳이니
고난도는 아니지 싶다. 날씨가 워낙에 좋은 날에 찾아서 유독 경관이 아름다웠던 영월의 한반도지형. 오르고 보니 출사지로 인기가 많은 이유를 알 것도 같다. 한반도지형을
감싸는 서강에 뗏목이 지나며 그 운치를 더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더 멋진 사진을 원한다면 아침이나 저녁 동틀 무렵을 추천한다. ‘한 폭의 그림 같다’는 말이 실감 나는
곳이다.
강원 영월군 한반도면 선암길 66-9
영월의 자연 명소는 워낙 빼어난 곳이 많기에 한 곳만 떠올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조금 이색적인 영월의 명소를 떠올려 보라면, 단연 ‘젊은달 와이파크’가 아닐까.
젊은달 와이파크는 원래 술샘박물관이 있던 자리에 2019년 6월, ‘재생과 순환’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서 다시 태어난 곳이다. ‘붉은 파빌리온’, ‘붉은
대나무’, ‘목성’ 등 다양한 미술작품과 전시, 체험 등이 가능한 영월의 핫플레이스가 되었다.
장소에 다다르기도 전부터 보이는 붉은색 조형물이 시선을 끌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젊은달 와이파크의 상징과도 같은 붉은색 조형물들은 최옥영 조각가가 만든
작품. 그의 시그니처 컬러인 붉은색을 사용해 총 열 개의 구역에 나누어 전시를 해두었다. 이곳에 있는 모든 대지미술작품과 공간들이 영월의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에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고 하는데, 공간 곳곳에서 그의 고민이 묻어난다. 초록빛 영월과 붉은 조형물이 대체 어떻게 어우러질까 싶지만 돌아보면 어느 하나 이질감 없이 잘 어우러져
있다. 공간이 상당히 넓어서 전체를 다 둘러보려면 두 시간은 넘게 걸린다. 여름날의 햇빛이 조금 두렵다면 젊은달 와이파크에서 전시품도 보고, 사진도 찍고, 내부에 있는
카페에 앉아 쉬는 것도 영월 여행의 재미가 될 것이다.
강원 영월군 주천면 송학주천로 1467-9
‘한반도 지형’과 ‘젊은달 와이파크’가 눈이 즐거운 여행이었다면, 이제 입이 즐거운 여행지를 가볼 차례다. 영월에는 영월서부시장, 영월중앙시장, 영월아침시장 등 시장이 참
많다. 영월 지역에 시장이 많이 생겨난 이유는 일제강점기 때 지하자원을 채굴하기 시작하면서 인구가 집중되고 경제가 활성화되었기 때문이라고. 그중에서도 영월의 광산은
1931년부터 조업을 시작해 1970년대까지 호황을 누렸다. 그 덕분에 영월서부시장을 중심으로 서부아침시장, 중앙시장 등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한때는 8개의 정기
시장이 개설될 정도로 지금보다도 시장이 많았던 영월이지만, 덕포시장과 주천시장을 남기고 사라질 뻔했다. 하지만 새롭게 정비를 해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는 영월서부시장과
중앙시장을 중심으로 영월의 시장은 다시 활기를 띠게 되었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닭요리, 제철과일, 메밀전병 같은 먹을거리와 생활필수품 등을 판매하고 있어 지역민을 비롯해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는다고.
올여름, 영월을 여행지로 삼았다면 영월서부시장에서 올챙이국수나 메밀전병, 닭강정으로 요기를 하고 시작을 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마무리도 좋고. 시장만큼 그 지역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장소도 없을 테니까.
강원 영월군 영월읍 서부시장길 12-4
사람들이 많이 들르는 곳이 아닌 조용한 카페를 찾는다면 딱 여기다. 규모는 크지는 않지만 뷰가 좋기 때문. 야외 테라스와 루프톱에서 영월의 자연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시그니처는 옥수수슈페너와 보리당고. 단 루프탑은 노키즈존이고, 반려동물은 출입이 되지 않으니 참고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