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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소

요즘 성수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공장이 즐비했던 거리에 사람들이 북적인다. 폐허 직전의 건물은 요즘 감성을 입고 ‘멋’이 되었다. 그야말로 ‘힙’하다는 상점들은 다 모여 있고, 골목을 거닐다가 어느 곳에 멈춰 서서 사진을 찍어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 그 옛날은 상상도 못했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이런 생각이 든다. ‘떴다, 성수.’

3월호 우·동·소 사연
“제가 어렸을 때는 ‘낙후된 공장지대’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성수동이, 이제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서울의 핫플레이스로 발전했습니다. 골목마다 레트로 감성과 현대적인 감각이 공존하는 성수동을 소개해 주세요.”
-우리은행 혁신기술사업부 성기호 부장-

그 시절 성수

소위 말하는 ‘MZ세대’가 많이 모이는 곳을 말해 보라고 했을 때,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들이 있다. 홍대, 이태원, 익선동…. 그리고 이 동네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성수동이다.

성수동이 인기를 얻기 전부터 성수동에서 살거나, 성수동에서 나고 자란 ‘성수 토박이’들은 지금 이 모습이 낯설 수도 있다. 그 시절 성수동은 공장이 즐비한 곳이었기 때문. 그 많던 공장들은 재건축을 거쳐 한 건물에 여러 개의 공장과 사무실이 섞인 ‘아파트형 공장’의 형태가 되었다. 그러다가 2008년 이후 초창기 IT기업, 벤처기업이 이 건물에 대거 입주하면서 지식산업센터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지금의 IT 산업단지인 것이다.

특히 성수동 공장은 구두를 만드는 곳이 많았는데, 변화를 거치면서 ‘성수동 수제화 거리’라는 이름으로 재탄생되었다. 물론 지금도 거리를 지키고 있는 구두 장인들이 많다. 거기에 옛날 공장들을 리모델링한 청년 스타트업들을 위한 사무 공간, 예술가들을 위한 전시 공간 등이 많이 생기면서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뉴욕의 공장지대였다가 1980년대 이후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힙한 문화를 전파해 새로운 문화 중심지가 된 브루클린의 모습과 비슷해 성수동을 ‘한국의 브루클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성수동은 지금

지하철 2호선 ‘성수’역에서 내려 3번 출구로 나오면 지금의 성수를 느낄 수 있는 ‘성수동 카페거리’, ‘연무장길’이 나온다. 이곳이 시작점이라고는 볼 수 있지만, 요즘 성수동은 골목 구석구석 카페, 식당, 갤러리 등이 생기면서 어느 한 거리를 ‘메인’이라고 부르기가 어려울 정도.

이런 이유로 성수동에서 여행의 시작이 어렵다면, ‘대림창고’에서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대림창고’는 성수동 골목의 변화를 이끈 주인공이자 성수동 카페거리에서 흔히 보이는 ‘창고형 카페’의 원조. 붉은 벽돌에 높은 층고의 내부, 빈티지한 감성이 어우러져 오픈 초기부터 지금까지 성수동의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정확한 이름은 ‘성수동대림창고갤러리’인데 갤러리라는 이름값을 증명해 보이기라도 하듯, 다양한 전시도 열린다.

대림창고를 지나 골목으로 들어오면 성수동의 분위기를 제대로 체감할 수 있다. 오래된 노포들과 공장들 사이에 SNS에서 핫하다는 카페, 편집숍 등이 어우러져 특별한 느낌을 자아낸다.

2022년 5월 오픈한 ‘디올 성수’는 성수동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려면 예약을 해야 하지만, 건물 자체가 워낙 아름답고 특이해서 앞에 서서 인증 사진을 남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흔하게 보인다. 여기 말고도 ‘아모레 성수’, ‘이솝’, ‘르 라보’ 등의 브랜드가 성수동을 만나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가고 있다.

연무장길을 지나 뚝섬역, 다시 성수역 2번 출구를 반복해 걸어 본다. 성수동이 ‘제대로 뜬’ 덕분에 이 일대 뚝섬, 서울숲까지 ‘핫’해졌기 때문이다. 오픈 당시에 긴 대기 줄로 입장하기도 어려웠다는 ‘블루보틀’부터, ‘대림창고’와 함께 성수동의 상징이 된 ‘어니언 성수’까지. 성수의 역사를 알기에는 짧은 시간이지만, 지금의 변화된 이 모습 역시 훗날 성수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말이다. 핫하다는 카페를 찾아가면서도, 오래된 감자탕집에 줄을 서서 밥을 먹는 풍경이 어색하지 않은 동네 성수동. 이번 주말, 성수동에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뉴욕의 공장지대였다가 1980년대 이후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힙한 문화를 전파해 새로운 문화 중심지가 된 브루클린의 모습과 비슷해
성수동을 ‘한국의 브루클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성수동에 가면

로우키

어디를 가든 붐비는 성수동 카페. 그런 와중에 한적한 카페를 찾는다면, 로우키를 가보자. 붉은 벽돌로 된 인테리어가 인상적이고, 커피 맛도 일품이다.

서울 성동구 연무장3길 6

해밀칼국수&김밥

동네 사람들만 아는 성수동 맛집이다. 동네 사람들만 아는 맛집이라고 하기에는 이미 소문이 날 대로 나기도 했지만. 칼국수와 해밀김밥, 매운오징어김밥이 인기 메뉴다.

서울 성동구 연무장5가길 25 skv1타워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