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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만드는 웹진 2025년 2월  337번째 이야기

2025년 2월  337번째 이야기

여기가 거기

안산 도심 속에서 자연을 즐기다

가끔은 우리의 일상 가까운 곳에서 자연을 누리고 싶어질 때가 있다. 꼭 멀리 가지 않아도 고된 하루를 마치고 자연 속에서 위로받고 싶을 때. 그런 때가 찾아온다면, 주저하지 말고 안산으로 가보자. 초록빛 정원에서, 푸른 바다 곁에서 편안해지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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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의 이름에 얽힌 이야기

경기도 안산(安山)은 상록구와 단원구로 이루어져 있는 도시다. 곳곳에 있는 구릉이 평지를 감싸는 지형이어서 ‘편안한 산’이라는 뜻을 가졌다. 동쪽으로는 군포시와 의왕시, 서쪽으로는 황해, 남쪽으로는 화성시, 북쪽으로는 시흥시와 인접해 접근성이 좋다.

여기서 문득 드는 궁금증 하나. ‘안산’이라는 이름은 언제부터 사용됐을까? 정답은 고구려 이후부터이다. 신라시대 장구군으로 불리던 것을 고려시대 때 안산군으로 개칭했다. 그러다가 1914년 안산군이 폐지되면서 ‘군자면’과 ‘수암면’이 시흥군으로 편입되고, 광주군에서 8년 전에 편입되었던 북방면, 성곶면, 월곡면은 ‘반월면’으로 개칭되어 수원군에 편입되었다.

세월이 흘러 1977년, 안산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려고 할 때 당시 지역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았던 ‘반월’의 이름을 따 ‘반월시’로 하려고 했으나, 전체 면적의 1/3밖에 되지 않는 반월면의 이름을 따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또한 수암면에 거주하던 향토학자들이 ‘반월시’라는 명칭은 역사적 정통성이 없고, 일제가 임의로 붙인 이름이라고 문제 제기했다. 그리하여 천 년의 역사를 지닌 ‘안산군’의 명칭을 따 안산시로 불리게 되었다.

부도, 그 옛날 어촌의 모습을 간직하다

지금은 어엿한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안산은 40여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이 잘 모르는 반농반어(半農半漁)의 작은 마을이었다. 서해안 갯벌과 염전, 논과 밭이 맞닿아 있어 대부분의 주민은 농업과 어업에 종사했다고 한다.

그 모습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안산의 대부도다. 대부도(大阜島)는 섬이 큰 언덕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곳 주민들은 지금까지도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여기서는 망둥어, 새우류가 주로 잡히고, 굴 양식업과 제염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대부도 끝자락에 위치한 탄도항에 가면 안산이 ‘어업’의 성지였음을 실감하게 된다.

하루에 2번 바닷물이 빠지고 나면 천혜의 갯벌이 형성될 만큼 수산자원이 풍부하고, 바다낚시와 갯벌 체험도 가능하다. 탄도항 인근에 자리한 안산어촌민속박물관은 옛날 어민들의 삶과 문화를 엿볼 수 있고, 탄도어항수산물직판장에서는 제철에 맞게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맛볼 수 있다.

도바닷길, 황홀한 일몰을 머금다

탄도항에 왔다면 빼먹지 않고 눈에 담아야 할 풍경이 있다. 바로 ‘탄도바닷길’의 풍경이다. 탄도바닷길은 탄도항에서 1.2km가량 떨어진 누에섬 사이에 하루에 두 번 4시간씩 바다가 갈라지며 생기는 길을 말한다. 물때를 잘 맞춰서 가면 탄도항에서 누에섬 등대 전망대까지 걸어서 가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물때를 놓쳐 섬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말자. 탄도바닷길 초입에 서서 누에섬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와 바다, 서해의 일몰이 어우러진 기가 막힌 풍경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킹더랜드>, <나 혼자 산다> 등의 드라마와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더욱 입소문을 탔다. 풍력발전기와 일몰, 멀리 전곡항의 케이블카가 어우러진 풍경이 마치 그림같아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렇듯 안산 9경에 속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탄도바닷길. 가끔 생각을 비우고 싶거나, 마음이 답답할 때 찾아가 보는 건 어떨까. 황홀한 풍경 덕분에 그간의 근심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 것이다.

Taste

탄도항 별미 ‘조개찜’

탄도항 옆에 있는 탄도어항수산물직판장에서는 서해안에서 채취한 다양한 해산물을 판매한다. 규모는 작지만, 여느 수산시장처럼 직판장에서 해산물을 구입해 2층 식당에서 요리로 맛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조개찜은 이곳만의 별미로 통한다. 푸짐한 양푼에 다양한 조개류를 푹 쪄서 나오는데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거기에 해물칼국수까지 곁들이면 추위는 금세 달아난다.

니스의 정원, 부자(父子)의 이야기를 품다

푸른 바다를 즐겼다면, 초록빛 정원에도 가봐야 하지 않겠는가. 화려하지는 않지만, 한겨울에도 초록빛이 가득한 정원이 안산에 있다. 그곳은 바로 유니스의 정원이다.

국립수목원의 ‘가보고 싶은 정원 100’에 선정될 만큼 특별한 정원인 이곳에는 특별한 이야기가 숨어있다. 바로 정원을 가꿔 지금에 이르게 한 부자(父子)의 이야기다.

1973년, 아버지는 밭과 과수원이 있던 자리에 산벚나무, 단풍나무 등을 심고 가꿨다. 이 나무들은 세월이 흘러 2만 7천여 평의 숲을 이루게 된다. 아버지가 가꿔 놓은 아름다운 숲을 지키고자 현재 유니스의 정원 대표인 아들은 직장을 그만두고 나와 정원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열심히 가꾸고, 그 숲에 있던 오래된 집을 개축해 2007년 드디어 첫 방문객을 맞이하게 되었다. 오래전 아버지가 심은 실화백 나무가 빼곡해진 숲과 아들이 국내 최초로 건물 안을 정원으로 만든 이풀실내정원은 지금까지도 지역 주민들과 여행객들에게 여유와 힐링을 선사하는 중이다. 게다가 이풀실내정원 초입 운영 중인 가든센터에서는 다양한 식물이 판매되고 있어, 식물을 좋아하는 ‘식집사’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현재는 유니크한 작품으로 사랑받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아티스트 장줄리앙의 아시아 최초 식물원 전시 <식물의 학생들>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데, 숲속에 어우러진 작가의 작품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유니스의 정원 레스토랑은 블루리본 맛집으로 선정될 만큼 맛도 좋아 특별한 날이나 데이트 코스로도 유명하다. 따뜻한 봄이 찾아오면 초록빛 가득한 풍경이 배가된다는데, 그때는 또 어떤 모습으로 여행객들을 맞이할까. 유니스의 정원이 담아낼 봄날의 풍경이 기대된다.

유니크한 작품으로 사랑받는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아티스트 장줄리앙의
아시아 최초 식물원 전시 <식물의 학생들> 전시가 진행되고 있는데,
숲속에 어우러진 작가의 작품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다.

Bakery

유니스의 정원 속 ‘빵 맛집’

유니스의 정원 안에는 여행객들이 머물다 가기 좋은 베이커리 카페가 하나 있다. 정원 속에 있는 베이커리 카페답게 실내 곳곳에 식물이 가득한 게 인상적이다. 여기에 왔다면 다양한 디저트를 먹어봐야 한다. 대한민국제과기능장이 직접 만드는 다양한 디저트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늦게 찾으면 인기 있는 빵은 순식간에 품절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