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업계 외에도, 리빙과 패션 시장에서도 ‘비건’이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떠올랐다.
단순히 건강을 위해 친환경 제품을 선택하는 것을 넘어 지속 가능하고 다양한 생물과의 상생을 실현하는 비건 소비를 추구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중.
비건 아이템은 생각보다 우리 일상 가까이에 자리한다.
글. 김주희
최근 비건 라이프를 실천하는 사람이 늘면서 생활용품에도 비건 바람이 불고 있다. 다양한 브랜드에서는 동물 실험을 거치지 않고 동물성 원료 대신 자연 유래 친환경 성분만을 사용한 제품을 속속 선보이는 중이다. 한국, 프랑스, 영국 등 엄격한 비건 인증 마크를 획득한 아이템들은 소비자로부터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인 생산 공정을 거친 제품으로 신뢰를 받고 있다. 색소나 향료, 화학 성분으로 이뤄진 계면활성제나 보존제를 넣지 않은 세제나 치약을 비롯해 플라스틱 대신 대나무 소재를 사용한 칫솔, 재생 소재의 망을 사용한 샤워 스펀지 등이 있다.
뷰티 업계에도 비건 트렌드가 확산 중이다. 국내의 다양한 뷰티 브랜드에서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비건 인증’을 받은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비건을 메인 키워드로 내세우는 신규 론칭 브랜드가 증가하고 있으며 기존 화장품 브랜드에서는 비건 라인을 따로 만들어 발 빠르게 신제품을 내놓는 중이다. 유명 뷰티 편집숍에서는 아예 비건 카테고리를 마련하고 비건 제품을 한데 모아 소개하기도 한다. 과거 스킨케어에 한정되었던 비건 제품은 최근 메이크업 제품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화려한 컬러와 광택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동물성 원료를 필수로 사용해야 했지만, 식물성 원료로 완성한 색조 제품 또한 뛰어난 발색력을 자랑하며 비건 뷰티 대열에 합류했다.
전 세계 가구 브랜드와 디자이너 사이에서도 비건이 대세다. 가구의 주원료인 가죽과 플라스틱 대신 ‘버려진’ 자연재료를 사용하는 제품이 눈길을 끄는 중. 커피 찌꺼기나 과일, 채소, 견과류 껍질 그리고 낙엽이나 풀처럼 버려지는 자원의 쓸모를 되살려내는 케이스가 많다. 원두 껍질과 맥주를 생산하고 남은 부산물을 활용한 스툴, 잔디나 나뭇가지등을 친환경 수지와 혼합해 만든 테이블, 와인 생산 후 남은 과육을 활용한 조명, 바닷가에 버려진 어망의 폐기물을 혼합해 만든 원사를 사용한 가구 등 견고한 내구성과 아름다운 디자인을 두루 갖춘 가구가 주목받고 있다.
패션 시장에서도 비건이 새로운 키워드로 급부상 중이다. 신발부터 가방, 지갑, 코트 등에 주로 활용된 가죽의 경우, 동물 복지와 생산 과정에서 소비되는 다량의 물과 화학물질, 온실가스로 문제가 되고 있는 터. 전 세계 하이엔드 브랜드부터 패스트 패션 브랜드까지 동물성 소재의 대안을 찾아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자연 친화적인 소재를 사용한 가방, 생산 공정에서 버려진 원단을 재가공하는 티셔츠, 파인애플 잎사귀로 만든 친환경 스니커즈, 재활용이 불가능한 폴리우레탄과 달리 생분해가 가능한 옥수수 추출물 원료를 활용한 의류 등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