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VOL.308
text·voice. 우리카드 소비자보호센터 문지현 차장 photo. 정우철 illust. 김지원
이런 소중한 시간을 잊어버리다니, 일기에만 남길 수 있다니,
그런 건 싫었다. 그렇지 않나. 인생은 언제나 한 번뿐이다.
어떤 순간도 돌이킬 수 없다.
그렇기에 사람은 그걸 소중히 한다. 보물로 삼으려고 한다.
그런 걸 기억할 수 없다니 너무한다. 너무 슬프다.
“사람은 원래 잊어버리게 마련이야. 하지만 괜찮아.
어떤 기억도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니까. 난 그렇게 믿어.”
눈물을 참으려고 애쓰며 곁에 있는 다정한 사람을 봤다.
새삼 생각했다. 혹시 이 애는 내 기억장애를 알고 있는 것이 아닐까.
불안해져 손에 힘을 주자 그 애는 그곳에 있었다. 손을 맞잡아 주었다.
“괜찮아. 난 앞으로도 네 바로 옆에 있을 테니까.”
그 목소리를 지워버리듯 밤하늘에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의 꽃이 또 피었다.
“계속 잊고 살아도 돼, 사람은 원래 그렇게 살아가는 거야.”
찻잔에 담긴 호박빛 홍차를 바라보던 누나가 차를 마셨다.
나도 내 커피를 마셨다.
“어떤 상처든 한번 입고 나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아.
상처는 기억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아픔이 계속되진 않거든. 그렇게 해서 살아가는 거라고 생각해.”
사라지지 않지만 아픔이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은 그렇게 해서 슬픔을 소화해 가는 걸까.
그럴지도 모른다. 계속 사로잡혀 있어서는 앞으로 걸어 나갈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언젠가 슬픔을 잊게 된다는 게 슬펐다.
책을 모두 읽고 나니 뭉글한 가슴속에 대사 한 줄이 깊게 박히더군요. “내일의 히노도 내가 즐겁게 해줄게.” 다시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따뜻한 책을 목소리로 전하는 기분 좋은 신선한 경험으로, 우리금융그룹 직원들에게도 제가 작은 즐거움이 되었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