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우리은행 수신업무센터 김안식 계장
사라야, 안녕? 프러포즈 이후로 편지는 처음이네!
손가락에도 살이 쪄서 그런가 편지 쓰는 것도 쉽지가 않네?
내가 작은 카페 사장이었을 때 널 만난게 엊그제 같은데,
우리가 알고 지낸 시간도 제법 흘렀구나. 널 처음 만났을 때
수줍어하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한데 말이지.
나는 그때 네 마음을 얻으려 마음 졸였던 거 생각하면
지금이 훨씬 더 행복하고 편안해. 새삼스럽게 글로 표현하려니
쑥스럽지만, 나와 결혼해 줘서 너무나 고마워.
결혼하고 우리에게 아기가 생기면서 지금까지 참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나는 아빠가 되면 저절로 아들바보가 될 줄
알았는데, 아이를 키워보니 그 또한 노력이 없으면 참 힘든
일이더라. 새벽에 리안이가 울면 달래고 재우는 것도,
삼시세끼에 더불어 간식까지 준비하는 것도, 내가 출근하고
아이와 온전히 시간을 보내는 것도 온전히 너의 몫이 되어서···.
내가 꼭 그렇게 만든 것 같아. 그걸 알면서도 육아를 많이 돕지
못해서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야.
아이 키우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든데, 최근에 시댁 근처로
이사까지 오고, 우리 부모님도 모자라 쌍둥이 조카들까지 알뜰살뜰 챙기는 너의 모습을 보니 내가 참 결혼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
아들바보가 아니라 바보같은 남편을 얻어서 괜한 고생하는건
아닌가 싶다.
아이가 생기기 전에 네 일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에 항상 짐이 있는 기분이야. 리안이 침자국이 묻은
목이 늘어난 티셔츠를 입고 아침마다 나의 출근 준비를 돕는
널 보면 내가 너에게 무슨 짓을 한 걸까? 내 아내가
엄마가 되기 전에 커리어우먼으로도 충분히 빛났던 사람인데···. 이제는 나의 아내로 리안이의 엄마로 이름마저 잃어버린 것
같아 가끔은 마음 한구석이 시려.
사라야, 그래도 항상 잊지마. 너란 사람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예쁘고 사랑스러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리안이가 말귀도 잘 알아듣고 손이 덜가게 되면 다시
너로서의 삶도 살 수 있게 내가 최선을 다해 도울게.
나의 아내, 리안이의 엄마로서의 삶도 중요하지만, 난 그냥
네가 행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 나는 너의 행복이 우리 가족 모두의 행복으로 이어질거라 생각해.
벌써 우리가 결혼한 지도 2년 남짓 흘렀네. 올해 결혼기념일엔 아기 핑계로 얼렁뚱땅 지나간 것 같아. 아빠가 되고,
아저씨가 되니 자꾸 로맨틱함도 사라지는 것 같네?
오늘은 내가 꽃 한 다발이라도 준비해야 할까 봐.
사라야, 우리 앞으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200년만 같이
행복하자. 너의 그 예쁜 미소 잃지 않게 내가 더 많이 노력할게.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양념 반 후라이드 반 치킨 콜?
석석이
다시 태어나면 김리안으로 태어날거에요 우리은행 최수종 김안식 포에버
라삭
ㅜㅠ 내가다 뭉클하는 글입니다.. 그리고 문득 제 옆지기도 생각납니다.. 그이도 당신의 절반만큼이라도 제생각을 해주는 꿈을 꿉니다.. 행복하세요. 당신은 이미 최고의 남편이자 아빠가 입니다!
송
리안이네 가족 언제나 행복만땅 ❤️
행복만땅
한페이지 글이지만 사랑가득한 부부의 한폭 그림이 그려지네요~~~ 200년 동안 행복 가득하시길 바래요!
랑
감동적입니다.. 이시대 최고의 사랑꾼이세오
멋짐
뭉클ㅠ너무 예쁜가족이에요~~
동생
캬 명문입니다!
ㅠㅠ
감동적인 글이네요ㅠㅠ본받아야되겠습니다
햄
너무 보기 좋은 부부네요. 따뜻한 사랑이 가득 느껴젔습니다
뭉클
저도 오늘 호다닥 퇴근해서 아내 꼭 안아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