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값비싼 브랜드의 제품과 그 브랜드와 성능, 디자인이 유사한 저렴한 제품이 있다. 당신은 어떤 것을 선택할 텐가. 대부분의 똑똑한 요즘 소비자는 후자를 선택한다. 최근 값비싼 명품 대신 저가 대체품을 찾는 ‘듀프(Dupe) 소비’가 대세다.
요즘 SNS에서 핫한 ‘OO저렴이’, ‘OO맛’, ‘OOst’라는 말이 붙는 제품들이 듀프다. 듀프(Dupe)는 ‘복제’라는 뜻의 ‘Duplication’의 줄임말로, 인기 있는 고가 제품과 유사하지만 합리적인 가격대의 대체품을 의미한다. 단순히 명품 브랜드의 모방품이나 가품과는 달리,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제품의 핵심적인 특징을 차용한 대체품인 것이다.
듀프 소비는 왜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된 걸까. 먼저 계속되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가 원인이다. 경기 불황과 물가 상승이 계속되면서 소비 패턴이 바뀌게 된 것이다. 매달 빠져나가는 고정비와 늘어나는 지출, 그리고 얇아진 지갑을 걱정하는 직장인과 자취생들은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고 꼭 필요한 것만 구매하는 소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를 요노 소비(You Only Need One)라고 하는데, 이러한 경향은 자연스럽게 가성비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듀프 소비로 이어졌다.
듀프 소비의 확산은 SNS가 결정적이었다. 소비자들은 SNS 플랫폼에 정품과 가장 흡사한 대체품을 찾아 정보를 공유했다. 특히 MZ세대는 #듀프, #대체품찾기 등의 해시태그를 달면서 자신의 채널에 듀프 소비 경험을 게시하고 있다. 틱톡에서 ‘듀프’를 검색하면, 오리지널 제품과 듀프 제품을 비교하거나 듀프 쇼핑을 자랑하는 영상이 수십억 뷰를 기록하고 있고, 유튜브에서도 ‘듀프 하울*’ 콘텐츠가 인기다.
SPA 브랜드는 듀프 트렌드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유니클로는 크리스토퍼 르메르, JW앤더슨, 질샌더, 마르니에 등과 협업한 한정판 제품을 출시했는데, 그때마다 온라인 사이트에선 품절 대란이 벌어졌다고 한다. 물론 매장 앞에서도 ‘르메르 맛 유니클로’, ‘질샌더 맛 유니클로’를 구입하기 위해 오픈런 줄이 늘어섰다. 자라 역시 샤넬 트위드 자켓과 유사한 스타일의 제품을 선보이며 ‘샤넬 맛 자라’로 인기를 끌었다. 뷰티 시장에서도 저가 화장품이 대세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다이소가 대표적. 글로벌 뷰티 라이프스타일 기업 브랜드 BRTC는 다이소에 남녀노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잇달아 론칭 하며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를 사로잡았다. 샤넬 립앤 치크의 저렴이 버전으로 알려진 ‘아티 스프레드 컬러 밤’은 입고 즉시 품절될 정도로 인기였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도 듀
프족을 겨냥한 다이소 전용 저가 브랜드를 출시하면서 다이
소는 K뷰티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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