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제
우크라이나 침공이 경제 부메랑으로 돌아오다 러시아 디폴트(채무 상환 불이행) 위기

우크라이나 침공이
경제 부메랑으로 돌아오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심지어 채무불이행 가능성마저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디폴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 바 있다.
현재 러시아 경제 제재가 감행된 이후 러시아 외환보유액의 절반인 약 3150억 달러(391조 1985억원)가 동결된 상황이며,
러시아는 16일(1억 1700만 달러), 21일(6600만 달러), 28일(1억여 달러), 31일(4억 5000만 달러), 4월 4일(21억 3000만 달러) 달러화 채권 국채 이자 만기가 도래한다.
이러한 연이은 대외 채무 이행 일정이 러시아의 디폴트 가능성을 높이는 근거로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전개되고 있는 러시아의 경제 제재가 어떠한 양상으로 흘러갈지 중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글. 박정호
(명지대학교 특임교수)

러시아 경제위기

1990년 이후 러시아의 첫 번째 경제위기는 1997년 태국의 바트화 평가절하에서 시작된 동아시아 금융위기에서 촉발되어 1998년 8월 러시아 정부의 모라토리엄(Moratorium) 선언으로 이어진 국가채무위기이다. 첫 번째 경제위기는 경제위기의 유형 가운데 대외 부채에서 비롯된 국가채무위기로 이와 같은 신흥국들의 채무불이행은 빈번하게 일어나는 현상이다. 당시 러시아는 시장경제로 전환하면서 워싱턴 컨센서스에 입각한 경제개혁방안을 추진하였으며 급격한 구조개혁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혼란과 제도적 불안정성은 결국 채무위기를 낳게 되었다. 따라서 당시 경제위기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대응 역시 채무구조 조정에 집중되었다.

두 번째 위기는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국제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폭락하면서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준 경우이다. 세 번째 위기는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 합병과 서구의 對러시아 경제제재 및 국제유가하락으로 시작되었다. 2000년대 이후 러시아가 겪어왔던 각각의 경제위기의 경우, 그 출발점은 모두 외부적 요인에 두었지만 결국 러시아 경제가 가진 대외적 취약성이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위기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는 국제원자재 가격의 폭락과 더불어 서구자본이 러시아로부터 이탈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인 원유가격 폭락은 러시아의 경상수지를 악화시키면서 정부 재정수지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하였다.

러시아 경제위기 원인

2000년대 이후 두 차례 경제위기의 원인은 러시아 경제의 지나친 원자재 의존에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지속된 국제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러시아 경제성장에서 원동력이 되었지만 반대로 러시아의 자원의존현상을 심화시켜 왔다. 원유와 가스 수출이 러시아 수출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연방정부재정 수익의 약 50%는 자원 판매수익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2000년대 이후 확대되어 왔으며 자원가격 하락으로 인한 버블 붕괴의 가능성을 그만큼이나 부풀려 왔다. 대외 문제로 촉발된 국제유가·원자재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러시아 경제가 받게 되는 충격은 그 이익에 상응하는 만큼이나 클 것임이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한 국가의 경제구조가 수출의존적인 상황에서 주요 수출품 가격이 하락하면 무역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그리고 해당국가가 주요 수출품에 의존하는 성향이 클수록 부정적인 영향은 강화된다.

우리들의 대처 방법

자원 강국인 러시아는 많은 경제적 기회 요인을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오히려 여타 제조 분야를 육성하는 데 저해요인이 되어 왔다. 결국 각종 지하자원에 편중된 러시아의 경제구조를 고려할 때, 이번 러시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디폴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사료된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 경제구조 자체도 크게 취약해져 한동안 러시아 국민들이 큰 어려움을 경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기업들의 피해도 우려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러시아에서 세탁기, 냉장고 등 주요 가전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 기준으로 러시아 지역에서 약 4조4천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LG전자는 2021년 기준으로 러시아와 인접 국가에서 약 2조335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차도 러시아 내수 시장 점유율이 약 23%로 2위에 해당한다. 나름 국내 기업들에게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 시장이 단절됨에 따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러시아 공장도 점점 가동하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에 부품을 납품하던 계열사와 협력사들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보다 본격화될 러시아 경제위기가 우리 기업들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비책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러시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디폴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료된다. 뿐만 아니라 러시아 경제구조 자체도 크게 취약해져 한동안 러시아 국민들이 큰 어려움을 경험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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