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다녀올게

이맘때 더 빛나는 대구 그리고 경산

사람이든, 자연이든 다 때가 있다. 가장 빛나는 그때.
자주 오는 때가 아니기 때문에 더없이 소중하고, 찬란하다.
1년 중에서도 아주 짧게 머물다 가는 계절의 황금기, 봄.
대구와 경산을 여행하려거든 있는 그대로 찬란히 빛나는 이맘때가 제격이다.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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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으면 걸을수록 빠져드는 옥연지

대구광역시 달성군 옥포읍 기세리 306 MAP

계절마다 떠오르는 풍경들이 있다. 이를테면 여름은 바다, 가을은 낙엽, 겨울은 눈으로 뒤덮인 세상…. 봄의 풍경을 떠올려보라면 아마도 대부분이 꽃을 이야기하지 않을까.

온 세상이 꽃으로 가득한, 꽃잎이 흩날리는 그 모습도 아름답지만, 가만히 눈을 감고 떠올려보자. 잔잔한 물결 위 내려앉은 꽃잎의 모습을. 문득 떠올려본 그 모습이 참 평화로워, 가장 닮은 곳은 어디일까 고민하다 우연히 대구 옥연지를 보게 되었다. 대구 하면 떠오르는 숱한 관광지보다는 신선한 느낌이었고, 옥연지는 이맘때가 제일 예쁘다는 지인의 말에 호기심이 생겼다.

옥연지는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저수지다. 옥연지의 이름은 옥포의 ‘옥(玉)’ 자와 인근에 자리한 절 용연사(龍淵寺)의 ‘연(淵)’ 자에서 유래되었다. 인근 주민들은 옥연지 또는 기세못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관광객들과 주민들의 쉼터로 이용되고 있다. 한 마을의 저수지로만 그칠 수 있었던 옥연지가 여러 사람들에게 알려진 건 송해공원 덕분이다. TV 프로그램 <전국 노래자랑>의 MC 방송인 송해의 이름을 딴 송해공원은 옥연지를 끼고 조성되어 이 일대를 관광지로 만들었다.

초입에서 반기는 봄꽃들을 지나 옥연지 중앙에 자리한 백세정을 향해 걸었다. 실제로 옥연지 주변에는 둘레길이 잘 조성되어 있는데, 인근 관광지를 찾은 관광객이나 주민들은 이 둘레길을 참 좋아한다고 한다. 직접 걸어보니 사람들이 좋아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아마도 소란스럽지 않은 분위기와 자연의 풍경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길 수 있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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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함 속의 아름다움 반곡지

경북 경산시 남산면 반곡리 MAP

경산은 대구에서 차로 한 시간도 되지 않은 거리에 있는 곳이다. 대구 인근에 있는 옥연지와 비슷한 느낌의 여행지를 가보는 것도 좋을 듯하여 경산으로 향했다. 차로 40~50분을 달렸을까. 옥연지보다는 작지만, 그 나름대로의 멋이 있는 반곡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규모는 옥연지의 반도 못 미치지만, 알고 보니 반곡지는 옥연지보다도 역사가 깊고 사진 찍기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소문난 사진 명소라고.

어떤 점이 사진가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는지 궁금해서 알아보니, 300년 수령의 오래된 버드나무들이 호수에 비친 모습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단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반곡지 입구에는 버드나무를 중심으로 한 반곡지의 사계절 모습이 소개되어 있었다.

눈이 오면 눈이 오는 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며 사계절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버드나무의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기회가 된다면 반곡지의 사계절을 모두 담아보고 싶을 만큼.

멀찌감치 떨어져 버드나무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버드나무가 늘어져 있는 흙길로 향했다. 이름 모를 새만 지저귈 뿐, 한적하기 그지없었던 반곡지. 꼭 시끌벅적하지 않아도, 요란하지 않아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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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하나야
손바닥 둘로 폭 가리지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밖에

-정지용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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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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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쓸모 원주금융센터 김정석 과장×춘천지점 박대영 계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