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은 현대 비즈니스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력으로 손꼽힌다. 단순한 로고나 이름을 넘어 브랜드 핵심 가치를 진정성 있게 표현하고, 남들과 차별화되는 아이덴티티를 창출함으로써 소비자의 충성도를 구축하는 전략이기 때문. 수많은 이름 중 단 하나의 브랜드로 기억되기 위한 브랜딩 방법은 무엇일까. 성공적인 브랜딩 사례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보자.
글. 편집실
제주 로컬 브랜드 귤메달은 3대째 내려오는 감귤농장에서 생산된 시트러스와 주스를 판매한다. 흔하디 흔한 과일 중 하나인 귤에 독창적인 비주얼을 입히며 MZ 세대 사이에서 힙한 귤로 자리 잡았다. 청정한 제주 하늘을 닮은 푸른색과 감귤 특유의 산뜻한 주황색 컬러를 매치해 유니크한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일관된 톤 앤 매너를 유지하고 있다. 강렬하면서도 레트로한 패키지는 획일화된 기존 감귤 상자와는 차별화되며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귤메달은 단순히 시각적인 새로움에만 갇히지 않고, 브랜드의 핵심 메시지를 전달하며 공감대를 얻고 있다.
ⓒ귤메달
말차 전문 브랜드 슈퍼말차는 식품 팝업스토어로는 드물게 오픈런을 불러오며 주목을 받았다. 대체당, 전통 차, 건강, 블렌딩 등등 말차에는 많은 메시지가 담겨 있지만 슈퍼말차는 이 모두를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말차를 어렵게 생각하지 않도록 단순화했다. 대신 채도 높은 초록색을 키 컬러로 정하고 직관적이면서 세련된 그래픽의 디자인을 강조했다. 제품의 메시지를 최소화하며 되레 궁금증을 자아냈고, 쿨하고 감각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정적이고 전통적일 것이라는 차의 고전적인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의외의 노선을 선택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편의점 브랜드와 함께 트렌디한 식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로봇이 격불을 하며 차를 만드는 장치를 선보이는 등 차가 가진 고정관념을 깨고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확장할 수 있었다.
ⓒ슈퍼말차
처음에는 감각적이고 예쁜 성냥갑을 판매하는 브랜드로 인식되던 오이뮤.
어느덧 디자인 트렌드를 이끄는 스튜디오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 마지막
성냥 공장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이들은 옛 물건이 점점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웠고, 성냥에 ‘요즘’ 디자인을 덧입히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직접 발품을 팔아 성냥 공장에 찾아가 설득했으며 오랜 세월 동안 똑같은 형태로 남아 있던
성냥을 이들만의 감성으로 디자인했다. 빨간 성냥 머리 대신 파란 머리,
분홍 머리를 가진 성냥을 만들고 성냥갑도 스타일리시하게 완성했다.
지금껏 본 적 없던 성냥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었고, 힙한 브랜드로
입소문이 났다. 그 이후에도 오이뮤가 생명력을 굳건히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디자인에 그들만의 확고한 철학을 담은 덕분이다. 전통의 소중한
가치를 지키는 동시에 새로운 디자인과 스토리를 부여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규정한 것이다.
ⓒ오이뮤
1962년 설립된 일광전구는 오랜 세월 백열전구를 만들어왔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2014년까지 가정용 백열전구의 생산 및 수입을 단계적으로 중단했다. 일광전구는 위기를 타개할 전략으로 리브랜딩을 선택했다. 6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다뤄온 광원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조명기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철저한 기획과 감각적인 디자인에 기반한 조명기기를 선보이며 MZ세대 사이 조명 맛집으로 입소문을 탔다. 특히 2021년 연말에 출시한 눈사람 형태의 ‘스노우맨’은 폭발적인 성장을 가져다준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하이엔드 조명과 저가형 제품으로 양극화된 조명 시장에서 그 중간 지점을 공략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다.
ⓒ일광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