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고사성어로 불리는 ‘밈(Meme)’은 재미있는 말과 행동을 온라인에서 모방하거나 패러디한 콘텐츠를 의미한다. 따분하고 지루한 여름날, 에어컨 아래 유쾌하게 즐기는 밈 컬렉션.
글. 편집실
혹독한 한파 소식을 전하는 뉴스 영상 속, 꿋꿋이 한강 위를 거니는 고양이의 모습이 예상치 못한 귀여움으로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과거 MBN 이시열 기자가 한파 보도를 진행한 장면으로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 다닙니다”라는 멘트가 큰 주목을 받았다. 이후 틱톡커 산고가 기자 멘트를 활용한 음원 ‘한강고양이’ 챌린지를 업로드하면서 틱톡커, 연예인 등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마치 과거 곡이 차트에서 역주행하듯, 2021년 보도된 뉴스가 2024년 밈으로 챌린지화된 케이스로 더욱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유명 인플루언서와 아이돌 멤버들이 단순한 가사에 맞는 안무들로 구성된 릴스를 찍어 업로드하며 유명세를 탔다.
출처: MBN 출처: 아이유 공식 틱톡@_iuofficial
일명 ‘묵찌빠’ 밈으로 알려지면서 컬트적인 인기를 얻은 이 밈의 근원지는 2023년 천안오페라단의 공연 영상이다. 최재림, 이경수 배우가 극중 부른 ‘난 대학 시절 묵찌빠를 전공했단 사실’이 유행어가 된 셈이다. 코믹한 가사에 배우들의 ‘쓸데없이 고 퀄리티’인 가창력이 더해져 더욱 주목받았다. ‘난 대학 시절 ○○○을 전공했단 사실’ 중 빈칸에 엉뚱한 단어를 욱여넣는 것이 이 밈을 즐기는 핵심 포인트. 이를테면, ‘난 대학 시절 ‘재수강’을 전공했단 사실’, ‘난 대학 시절 ‘갓생’을 전공했단 사실’처럼 존재하지 않는 전공을 대입해야 한다. 화제성 덕분에 다양한 마케팅 및 홍보 콘텐츠의 제목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긍정이 점점 희미해지는 시대라지만, 초긍정 ‘원영적 사고’가 대세다. 아이돌 그룹 아이브 멤버인 장원영의 긍정 화법에서 유래한 밈이다. 여행 브이로그에서 바로 앞 손님이 빵을 모두 사자 “덕분에 너무 럭키하게 갓 나온 빵을 살 수 있었다. 역시 행운은 나의 편!”이라고 말한 것에서 기인했다. 이후 한 팬이 SNS에 이를 패러디해 올리며 원영적 사고가 대중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2030 세대는 초긍정 사고방식을 각박한 현실을 극복하는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업무가 많아서 야근했더니 수당도 챙기고, 법카로 야식도 먹고, 늦은 밤 지옥철을 타지 않아도 되잖아. 나는 완전 럭키 직장인! 오늘 야근도 파이팅해볼까?”라며 자기 주문을 통해 스스로 의욕을 불어넣기도 한다.
요즘 Z세대 사이에서는 ‘마라탕후루’가 강력한 밈으로 자리 잡았다. 초등학생 키즈 크리에이터 서이브가 발매한 곡으로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마라탕후루 챌린지가 유행 중이다. ‘선배! 마라탕 사주세요(그래 가자), 선배! 혹시 탕후루도 같이(뭐? 탕후루도?)’ 상황극을 연상케 하는 내레이션 대화가 오간 후 ‘탕탕 후루후루 탕탕탕 후루후루’라는 중독성 넘치는 후렴구가 흥겨운 리듬과 함께 흘러나온다. 탕탕, 손으로 총을 쏘는 동작도 따라 하기 쉽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인플루언서와 연예인 사이에서도 핫한 밈으로 떠올랐다. 마라탕후루는 발매한 지 3일 만에 각종 소셜미디어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