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이 끝나고 이따금 포근하게 불어오는 봄바람을 쐬다 보면 마음 한 켠에 괜스레 설렘이 가득해진다. 올해 벚꽃은 언제 개화할지, 각종 봄 축제의 일정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게 되고 봄을 한껏 즐길 준비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맘때쯤이면 해마다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기침’이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꽃을 구경하는 중에도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기침에 불편함을 겪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다가오는 봄을 더욱 건강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분당자생한방병원 김경훈 병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기침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환절기 감기’가 꼽힌다. 꽃샘추위와 따뜻한 날씨가 변덕스레 반복되는 봄 환절기에는 체온 관리가 어려워지고, 면역작용을 담당하는 백혈구의 활동력이 떨어져 감기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 그리고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기관지에는 점막을 자극하는 염증이 발생해 가래가 동반된 기침을 유발한다.
또한 개나리, 진달래, 목련 등 다양한 꽃들이 만개하는 계절인 봄에는 꽃가루 알레르기로 인해 많은 이들이 기침을 동반한 ‘알레르기성 비염’을 겪는다. 꽃뿐만 아니라 알레르기가 있는 특정 물체를
접하면 콧물이 나거나
코막힘 증상을 호소하는데, 코의 분비물이 목뒤로 넘어가 기침을 유발하게 된다. 특히 봄철 불청객인 미세먼지와 황사는 이러한 알레르기 반응을 더 악화시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감기에 걸리지 않았음에도 가래, 콧물 등이 없는 마른기침이 3주 이상 지속된다면 회복을 기다리는 것보다 적극적으로 진료에 나설 필요가 있다. 이러한 만성 기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천식’도
있기 때문이다.
방치할 경우 폐렴을 비롯한 각종 합병증으로 악화할 수 있다. 천식은 ‘쌕쌕’거리는 호흡소리와 함께 기침뿐만 아니라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어려워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마른기침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역류성식도염’도 있다. 위산이 식도를 통해 역류하면 목에도 자극이 전달되는데, 이로 인해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염증이 발생하면서 목소리가 자주 쉬거나 마른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
역류성식도염으로 인한 기침은 주로 새벽이나 아침에 호흡이 어려워질 만큼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니 조심하도록 하자. 또한 기침은 코로나19 후유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꼽힌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기도와
점막이 손상된 탓에 기침이 지속되는 것이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증상이 완화되지만,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기침이 이어지는 경우 가장 현명한 일상 관리법은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다. 따뜻한 물은 기도를 촉촉하게 하고, 미세먼지 같은 이물질들을 기도 주변 섬모가 잘 잡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차갑거나 카페인 함량이 많은 음료는 오히려 기침을 심화시키므로 자제한다. 따뜻한 한방차를 마시는 것은 더욱 효과가 좋다. 사포닌 성분이 풍부해 진통과 염증 해소에 효과적인 ‘도라지차’는 한의학에서
폐와 기관지 질환 치료에 활용돼 왔으며 기침, 가래 등의 개선에 도움을 준다. ‘쌍화차’도 기침 치료에 좋은 대표적인 한방차다. 쌍화차에 들어가는 한약재인 감초는 기침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며,
천궁, 당귀도 몸을 따뜻하게 해 기력을 보충해주는 효능이 있어 천연 감기약이라고도 불린다.
천돌혈
잔기침을 자주 한다면 지압법도 추천한다. 양쪽 쇄골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천돌혈(天突穴)’을 검지로 지긋이 10초간 눌러 지압해 주면 기침 완화에 이롭다. 단, 너무 세게 누르지 않도록
한다. 기침 외에 다른 증상들이 동반될 때는 이를 치료하기 위한 한약도 효과적이다.
천식 의심
밤과 새벽에 기침이 심해지다가도 낮에는 괜찮다알레르기성 비염 의심
기침 시 눈 주위, 얼굴, 목 등이 가렵다감기·독감 의심
고열과 전신 근육통이 기침과 함께 동반된다역류성식도염 의심
기침이 나면서 인후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목소리가 변한다폐렴 의심
기침과 함께 노란색이나 녹색의 가래가 함께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