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직장인들은 저마다 고질병을 하나씩 달고 살아간다. 온종일 앉아서 컴퓨터를 사용하기 때문일까. 허리, 손목, 목 등에 종종 찾아오는 통증은 퇴근 후에도 일상을 괴롭힌다. 특히 실질적인 업무
대부분 손을 사용하는 만큼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에 손목아대를 착용하거나 버티컬 마우스 등 인체공학 디자인의 사무용품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 한 컴퓨터 주변기기 회사에서 수도권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85%가 평소 척추, 관절 등 근골격계 통증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직장인 10명 중 8명이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인데,
그중 66%가 통증이 가장 심한 부위로 ‘손목’을 꼽았다. 또한 통증 완화를 위해 인체공학 사무기기를 사용한다는 응답자도 60% 이상이었다.
하지만 통증과 함께 손이 저리는 증상이 장시간 지속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닌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손목에는 수근관이라고 불리는 신경통로가 존재한다. 요골과 척골 두 개의 뼈 사이에 인대로 이뤄져 있고, 이 수근관을 통해 정중신경이 지나간다. 정중신경은 손바닥을 지나 손가락의 운동과 감각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이지만, 손목의 무리한 사용, 외부 충격 등으로 수근관이 수축될 시 신경이 압박될 수 있다. 이는 주로 손바닥과 손가락에 찌릿한 통증 및 저림 증상을 유발하며, 심한 경우 손에 힘이 빠지는 위약감과 손가락이 타는
듯한 작열감을 동반한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사무직 외에도 손목 사용이 많은 여러 직업군에서도 발생한다. 우리은행이 후원하는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에서 맹활약한 페이커 선수도 이러한 손목 부상을 겪기도 했다. 이외에도
집안일이나 육아를 도맡아 하는 주부, 특히 중년 여성들에게 다발하는 편이다.
컴퓨터 사용이 일상인 직장인들은 손목터널증후군을 단순한 근육통이나 혈액순환장애로 오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일주일 이상 손 저림 증상이나 통증이 지속될 경우엔 정확한 진단과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치료
시기를 놓친다면 신경 손상이 악화돼 손 쪽의 근육이 비가역적으로 위축되어 정상적인 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손목터널증후군 치료에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대부분은 비수술 치료로 호전이 가능하기에 체외충격파, 물리치료, 주사치료, 한방치료 등을 주로 찾는다. 가장 근본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한방치료의 경우엔 침·약침 치료를
중심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그 중 손목터널증후군에 대한 약침 치료의 효과는 여러 연구 논문을 통해 확인된 바 있다.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게재된 자생한방병원의 임상증례 논문에 따르면, 약침 치료 전 환자의
NRS(통증을 숫자로 평가한 숫자척도평가)가 극심한 통증에 해당하는 9에서 약침 치료 후 정상 수준인 1까지 감소했다. 약침 치료는 한약재 성분을 정제하고 주입해 침과 한약의 효과를 동시에 얻는 치료법으로, 염증과
통증을 빠르게 가라앉히고 신경통로를 확보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치료와 더불어 일상 습관의 개선도 중요하다. 평소 장시간 손목을 사용했다면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칭을 통해 손목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좋다. 또한 손목 보호대를 착용하거나 업무시
손목을 안정적으로 받쳐주는 마우스패드, 키패드를 사용하는 방법도 현명하다.
수근관 이완 스트레칭은 손가락 운동과 감각을 담당하는 정중신경이 받는 압박을 줄여준다. 그러나 손목 통증이 심할 경우엔 스트레칭을 중단하고 전문적인 치료에 나서자.
1 팔을 앞으로 쭉 뻗고 새끼손가락부터 차례로 주먹을 쥔다. 2 손목을 천천히 아래로 내린 뒤 15초간 유지한다. 3 이 동작을 3회 반복한 후 반대쪽도 동일하게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