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만드는 웹진 2024.04 Vol.327

· 건강을 부탁해 ·

어느 날 찾아온 허리통증,
설마 ‘허리디스크’는 아니겠지···?

따듯해지는 날씨에 즐거운 일들도 많아지는 요즘. 하지만 창구 직원 김모 씨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하다. 최근 들어 허리통증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일과 시간 내내 앉아 근무하는 업무의 특성상 고질적인 허리통증이 있었기에 처음엔 단순한 근육통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통증은 점차 악화됐고 혹시 ‘허리디스크’는 아닐지 걱정이 앞선다.

근육통인 줄 알았는데 ‘허리디스크’? 정밀한 검사가 중요!

어느날 갑자기 허리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한다면 대부분 ‘허리디스크’부터 의심하게 된다. 온종일 자리에 앉아 고객을 응대해야 하는 은행원은 더욱 그렇다. 장시간 앉아 있는 일상은 척추에 큰 부담을 안겨 고질적인 허리통증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하루 7~8시간씩 앉아 생활하는 습관은 허리디스크, 일자목증후군 등 각종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의자병(Sitting Disease)’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허리통증이 있다고 해서 전부 허리디스크는 아니다. 단순한 근육통이거나 염좌일 수도, 혹은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노인성 질환일 수 있다.

그렇다면 허리디스크는 어떤 질환이며, 어떻게 다를까? 먼저 흔히 ‘디스크가 터졌다’고 표현하는 허리디스크의 정확한 명칭은 ‘요추추간판탈출증’이다. 척추 뼈와 뼈 사이에는 ‘디스크(추간판)’가 존재하는데, 탄성을 갖고 있어 척추 간 충돌을 방지하고 외부 충격을 완화해 준다. 하지만 큰 충격, 잘못된 자세 습관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디스크가 손상돼 돌출되거나 디스크 내부의 수핵이 흘러나온 경우, 척추신경을 자극해 뻐근한 허리통증과 다리가 저리는 하지방사통을 유발한다.

따라서 통증이 느껴진 후 충분한 휴식을 취했음에도 일주일 이상 허리통증이 지속되거나 하지방사통까지 느껴진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닐 수 있으니 진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현명하다. 조기에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기 때문이다. 허리디스크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엑스레이(X-Ray) 촬영으로 척추의 구조 및 형태를 파악하고 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로 디스크의 손상 정도를 정밀하게 진단하는 단계를 거친다. 이후 세부 증상에 맞는 치료가 진행되는데, 다행인 것은 대부분 수술하지 않고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 침·약침치료, 한약처방과 같은 한방통합치료로 수술없이 허리디스크를 치료한다. 대소변 장애나 하반신 마비를 동반해 수술 및 침습적 치료가 필요한 환자는 전체 10% 미만으로 한정된다.

허리디스크와 헷갈릴 수 있는 ‘척추관협착증’과 ‘이상근증후군’

허리디스크와 쉽게 헷갈릴 수 있는 대표적인 척추질환으로는 ‘척추관협착증’과 ‘이상근증후군’이 있다. 노인성 질환으로 여겨지는 척추관협착증은 50대 이후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다발하며, 척추 중앙에 위치한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발생하는 질환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척추관협착증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2049 환자는 약 10만 8,900명이었던 반면 50대 이후의 환자는 15배가 넘는 171만 2,000여 명에 달했다.

선천적으로 척추관이 좁은 경우도 있지만 척추의 퇴행으로 인해 형성되는 골극과 오랜 기간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척추인대에 누적된 압력이 척추관협착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도 마찬가지로 척추 신경을 압박해 허리 및 하지의 통증을 유발하기에 허리디스크로 착각하기 쉽다. 이 두 질환을 구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허리를 앞·뒤로 굽혀보는 것이다. 만약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허리디스크를, 뒤로 젖힐 때 심해지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허리를 앞으로 굽히면 척추관에 공간이 생겨 협착 정도가 완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슷한 증상으로 MRI 검사를 했음에도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그럴 땐 ‘이상근증후군’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이상근은 엉덩이 뒤쪽 깊은 곳에 위치한 근육으로, 엉덩이와 다리를 잇는 고관절을 잡아주고 고관절의 바깥쪽 회전을 담당한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 습관, 외부 충격 등으로 이상근이 과하게 긴장하거나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지면 바로 아래에 있는 좌골신경을 압박해 엉덩이부터 다리까지의 저림과 통증을 유발한다. 이는 허리디스크와 매우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데, 가장 큰 차이점은 엉덩이 안쪽 근육에서 통증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해지거나 누웠을 때 통증이 있는 다리의 발이 바깥쪽으로 돌아가는 현상이 나타난다.

척추질환은 서로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질환을 오인하거나 방치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들이 있다. 그러므로 의료진의 소견과 각종 검사 결과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듯한 봄이 찾아오면서 즐거운 일들이 많아지는 시기다. 건강 걱정 없이 사랑하는 이들과 행복하게 봄을 만끽하기를 바란다.

    허리디스크
  •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이 심해진다
  •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올리기 어렵다
  •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심하다
  • 허리, 다리, 엉덩이 등 전반적인 통증이 느껴진다
  • 하지방사통이 한 쪽으로 나타나는 편이다
    척추관협착증
  •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진다
  •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올리기 쉽다
  • 오래 걸을 수록 통증이 심하다
  • 허벅지, 종아리 등 다리 통증이 더 심하다
  • 하지방사통이 양쪽 모두 나타나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