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많은 이유로 식물을 기른다. 공기정화를 위해서, 인테리어에 어울려서, 요리에 필요해서…. 최근에는 식물을 가꾸고, 기르며 교감하는 이른바 ‘반려식물’을 키우는 이들이 늘고 있다. 외출이 적은 집콕 시대에 파릇한 식물을 감상하면서 정서적인 안정감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 우리 마음을 초록으로 가득 채워줄 반려식물들.
글. 정재림
지중해 연안에서 큰 라벤더는 6~9월에 연한 보라색 꽃이 피는 허브의 일종이다. 예로부터 향유를 채취하기 위해 재배했는데 고대 로마 사람들은 욕조에 라벤더를 넣어 목욕했고, 영국의 엘리자베스 시대에는 살균과 방충용으로 활용됐다고. 지금도 라벤더는 특유의 향 덕분에 벌레 퇴치와 신경안정에 쓰인다. 라벤더를 잘 키우려면 습기와 빛이 중요한데 통풍이 잘되는 창가 자리를 추천한다.
실내에 반려식물을 놓을 장소도 마땅치 않고 수경재배도 번거롭다면 선인장을 추천한다. 볼리비아가 원산지인 로비비아 선인장은 볼록하고 통통한 모양이 특징. 20cm 정도의 아담한 크기에 5~7월에는 화려한 꽃도 핀다. 한 달에 한 번만 물을 주면 어디서든 잘 크고 오래 사는 로비비아 선인장. 성장은 더디지만 작은 변화를 관찰하며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진정한 반려식물로 손색이 없다.
반려식물 중에서 단연 인기인 몬스테라. 갈라진 잎이 멋스러워 북유럽풍의 인테리어를 선호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식물이다. 잎맥 사이가 갈라져 있어 폭우나 강한 바람도 잘 견딘다. 성장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초기에는 큰 화분에 넉넉하게 자리를 잡아주되 어느 정도 자란 후에는 화분의 크기를 제한해 너무 커지지 않게 하는 게 좋다. 공간이 부족하다면 생장점이 있는 줄기 마디를 떼어 물잔에 꽂아 수경재배로 키울 수도 있다.
워터코인은 이름처럼 물속에 떠 있는 동전 모양을 하고 있다. 수반에 심으면 멋스러운 인테리어 소품이 되고 또 건조한 실내에 가습기 역할도 톡톡히 한다. 수반이 말랐을 때 물을 채워주기만 하면 관리 끝! 수반에 가득 찰 정도로 자라면 뿌리를 나눠 따로 심으면 된다. 다만 햇빛을 좋아하는 워터코인은 음지에서 크면 누렇게 변해 시들 수 있으니 주의할 것!
잎이 떡갈나무를 닮은 떡갈나무잎 고무나무. 큼지막한 잎과 또렷한 잎맥 덕에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겨서 반려식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떡갈나무잎 고무나무는 잎이 넓어서 미세먼지와 유해물질을 잘 제거하고, 증산작용도 활발해 가습효과도 볼 수 있다. 봄과 여름철에는 흙 표면이 말랐을 때 충분히 물을 주면 되고,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는 횟수를 줄여 흙이 대부분 말랐을 때만 물을 주자.
보라색 꽃이 마치 포도를 닮은 무스카리는 달콤한 향이 매력적인 구근 식물이다. 특히 수경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실내에서 키우기 좋다. 수경재배할 때는 구근이 물에 잠기지 않도록 뿌리만 물에 닿도록 해야 하는데 유리병 밑에 자갈을 깔아두는 것도 한 방법. 꽃이 지고 난 뒤에 꽃대를 자르고 구근을 잘 말려서 보관하면 병충해도 방지되고 뿌리가 무르는 것도 예방할 수 있다. 이듬해에 봄이 다가올 때 무스카리를 심으며 반가운 만남을 기다려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