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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밥은 먹었니?” “몇 시에 퇴근하니?” “오늘도 야근이야?” 정신없이 바쁜 중에 받은 엄마의 문자.
고단한 하루 끝, 퇴근한 뒤에야 엄마의 문자를 떠올립니다. 기껏해야 몇 초면 답장을 보낼 수 있었을 텐데….
미안함과 따뜻함이 깊이 차오릅니다. 가족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글. 박영화 사진. 정우철

사람과 사람이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만나는 건 참으로 대단한 일인 것 같아요.
심지어 부모와 자식의 인연이라면 더더욱.
작고 동그란 점이 점점 자라 하나의 생명체가 되는, 아기가 탄생하는 과정만큼 신비롭고 경이로운 순간이 있을까요?
엄마 뱃속에서 10개월. 그렇게 긴 여정을 보낸 뒤에야 아기는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됩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육아가 시작될 걸 알지만 늘 퇴근을 서두르는 게 되는 게 부모의 마음입니다.
동화책 네 권을 읽어 준 뒤에야 간신히 잠에 든 아이.
이제 육퇴인가 싶었는데 집안 곳곳에 널브러진 장난감과 집안일이 저를 기다리네요.
집으로 출근하는 건지, 회사로 퇴근하는 건지….

아내는 생각보다 쉽게 정의 내려지지 않는 것 같아요.
사랑하는 여자이자 내 아이의 엄마이며 때론 가장 좋은 친구지만 가끔은 적이 되곤 하니까요.
웨딩드레스를 입고 눈부시게 빛나던 아내의 모습은 보기 어렵겠지만, 오늘도 변화무쌍한 당신을 사랑합니다.

지난 달 첫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카메라 앞에 서는 게 쑥스럽다며 어색한 미소를 짓던 아버지.
오랜만에 한 화장이 진하다며 부끄러워하던 어머니.
두 분의 웃는 얼굴을 보고 있으니 저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자식들 키우느라 고생하신 부모님, 오래도록 건강하세요.
더 많이 웃게 해드릴게요.

“여보 우리 참 잘 살아온 것 같아요.”
“다 자네 덕으로 살아왔네.”

“당신 참 고생 많았어요.”
“당신도 이제까지 고생했으니 이제부터는 많이 웃고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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