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는 카페 앱으로 커피를 주문하고, 점심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옷을 결제하고, 저녁에는 택시 앱에서 후불로 택시를 이용한다. 이렇게 하루 종일 금융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정작 지갑은 한 번도 열지 않았다. 금융이 이미 생활 플랫폼 속에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 임베디드 금융, 너무 편리한데?!
임베디드 금융은 비금융 기업이 자사 플랫폼 내에 금융 기능을 탑재해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예전에는 소비자가 직접 은행을 방문하거나 카드사 앱을 실행해야만 금융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플랫폼 안에서 곧바로 금융이 연결되며 소비자의 접근성과 편리성을 높였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임베디드 금융의 종류로는 네이버페이, 쿠팡페이, 카카오페이 등 이른바 ○○페이라는 이름의 결제 시스템이 있다. 온라인 쇼핑을 할 때마다 매번 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한 번 카드 또는 계좌를 등록해 두면 원터치로 결제가 가능하다. 심지어 간편결제뿐만 아니라 대출, 보험, 투자를 포함한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다만 금융 생활의 편리함이 커진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과소비에 대한 우려도 뒤따른다. 이에 금융 당국도 임베디드 금융을 안전하게 운영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중이다.
임베디드 금융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코로나19 이후다. 비대면 금융 서비스가 일상화되고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성장한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애플과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이 발 빠르게 대응하며 시장을 선도했다.
애플은 아이폰 안에 카드 발급과 결제를 통합해 애플 페이·애플 카드를 선보였고, 아마존은 쇼핑 중에 BNPL(Buy Now, Pay Later, 후불 결제)을 제공해 소비자의 부담을 덜었다. 우버(Uber) 역시 자체 앱을 통해 운전자가 소액 대출과 즉시 정산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국내 금융사들도 이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있다. ‘임베디드 금융 API(오픈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통해 다양한 플랫폼에 금융 기능을 맞춤으로 제공하며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CJ올리브네트웍스, 네이버페이 등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과의 협업을 통해 임베디드 금융 사업을 이끌고 있다. 우리은행과 CJ올리브네트웍스가 협업해 출시한 ‘CJ페이 우리통장’은 간편결제 연계형 입출금 통장으로, 최대 연 3.0% 금리와 CJ ONE 포인트 적립, 각종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 네이버페이의 선불충전금은 우리은행 계좌에 안전하게 예치되어, 결제 시 계좌에서 자동 충전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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