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여행

갯벌은 황금빛으로 바다는 노을빛으로
영종도

영종도의 바다는 조금 특별하다. 수평선 위로는 배가 오가고, 고개를 들면 비행기가 쉼 없이 하늘을 가른다. 공항과 바다가 맞닿은 섬, 영종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광활한 마시안 갯벌에 새겨진 생명의 흔적부터 을왕리를 붉게 물들이는 낙조까지. 초여름의 길목에서 마주한 영종도의 바다는 어느 때보다 극적이고 눈부시다.

오후 01:00

#마시안해변 #갯벌체험 #바다생물

인천국제공항을 지나 영종도 서쪽 끝을 향해 달린다. 창문을 내리자 높은 빌딩 숲 대신 탁 트인 바다와 갯벌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짭조름한 바닷바람이 훅 밀려든다. 대교 하나를 건넜을 뿐인데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 길 끝에서 만나는 마시안해변. 해변 모양이 말안장을 닮아 옛말인 ‘마시안’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곳은, 물때에 따라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서해의 대표적인 갯벌이다. 바닷물이 빠져나간 자리마다 깊게 파인 물길이 끝없이 이어지고, 햇살을 받은 갯벌은 은은한 금빛을 띠며 반짝인다.

멀리서 보면 그저 고요한 바다처럼 보이지만, 갯벌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작은 구멍 주변으로는 게들이 경계하듯 집게발을 까딱이다가 인기척이 나면 순식간에 몸을 숨긴다. 진흙 속에 숨어 있던 조개들은 툭, 툭, 작은 물방울을 밀어 올리고, 발끝으로 갯벌을 살짝 건드리면 여기저기서 뽀글뽀글 숨구멍이 열린다. 고개를 숙이면 소라와 고둥이 지나간 가느다란 흔적이 미로처럼 이어져 있고, 물이 빠진 자리마다 작은 생명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마치 바다 생명들의 거대한 놀이터를 들여다보는 기분이다.

“찾았다!” 여기저기서 아이들의 환호성이 터진다. 호미 끝에 툭 걸린 작은 조개 하나에도 분위기가 금세 들뜬다. 한쪽에서는 조개를 찾느라 호미질이 한창이고, 다른 쪽에서는 작은 게를 따라 이리저리 발걸음을 옮긴다. 이처럼 마시안해변에서는 물때에 맞춰 갯벌체험이 가능하다. 다가오는 아이들의 여름방학과 휴가철. 바짓단을 걷어붙이고, 신비로운 갯벌체험에 나서봐도 좋겠다.

오후 06:40

#선녀바위해변 #을왕리해변 #서해일몰

마시안해변에서 차로 10분 거리, 선녀바위해변으로 향한다. 규모는 작지만, 그만큼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가 남아 있다. 바다 한가운데 홀로 선 기이한 바위 하나. 옛날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가 이 바위 위에서 놀다 승천하지 못하고 바다를 바라보며 누군가를 기다렸다는 슬픈 전설이 전해진다. 해 질 무렵의 선녀바위는 전설 때문인지 더욱 쓸쓸하고 신비롭게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이곳의 풍경은 다른 해변과도 조금 다르다.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 대신, 바다를 향해 묵묵히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띄엄띄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해가 조금 더 낮게 내려앉을 즈음, 선녀바위해변과 이웃해 있는 을왕리해변에 도착한다. 서해안의 대표적인 일몰 명소답게 하늘에는 어느새 붉은 기운이 번지기 시작하고, 낮 동안 웃음소리로 가득하던 해변에도 어느새 저녁빛이 스며든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모래사장을 천천히 걷는 연인들, 붉게 타오르는 낙조를 사진에 담느라 분주한 사람들, 아예 모래 위에 주저앉아 말없이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들까지. 저마다 다른 모습이지만 시선 끝에는 모두 같은 노을이 머물러 있다. 노을빛 바다 위로 거대한 비행기 한 대가 낮게 스쳐 지나가며 영종도에서만 가능한 풍경을 완성한다.

인천 중구 마시란로 39

마시안해변 인근, 여행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는 해물칼국수 전문점이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이름부터 압도적인 ‘바닷속칼국수’. 커다란 냄비에 산낙지, 전복, 가리비부터 백상합, 홍합, 바지락까지 말 그대로 바다 생태계를 통째로 옮겨 담았다. 오래 끓일수록 해산물 고유의 깊고 시원한 감칠맛이 국물에 진하게 우러난다. 여기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해물로 꽉 찬 해물파전을 곁들이면 완벽하다. 갯벌 체험 후 비워진 속을 뜨끈하고 든든하게 채우기 좋은 곳이다.

인천 중구 마시란로 119

이름처럼 ‘ㅁ’자 구조로 지어져 건축대상을 수상할 만큼 독특한 외관이 먼저 눈길을 끄는 대형 베이커리 카페다. 안으로 들어서면 통창 너머로 서해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대표 메뉴는 ‘미음 크림 라테’와 ‘흑임자 크림 라테’. 특히 미음 크림 라테는 진한 플랫 화이트 위에 달콤한 크림과 쌉싸름한 발로나 파우더를 얹어 첫 입부터 마지막까지 밸런스가 좋다. 아늑한 공간감 덕분에 가만히 앉아 멍하니 밖을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

인천 중구 공항서로 419

인천국제공항 활주로 근처에 자리한 대형 카페다. 이곳의 주인공은 커피만이 아니다. 통창 너머로 비행기가 이륙하고 착륙하는 장면이 눈앞에서 반복된다. 매장 안은 공항 콘셉트로 꾸며져 있어 메뉴판부터 소품까지 여행 분위기가 가득하다. ‘체크인 라테’, ‘이륙 라떼’, ‘휴양지 에이드’처럼 이름도 재치 있다. 커피를 마시다 보면 어느새 사람들 시선이 전부 창밖으로 향한다. 거대한 비행기가 활주로를 달리다 눈앞에서 떠오르는 순간이 펼쳐지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다.

© WOORIBANK 등록번호 서울중, 라00644 ISSSN 2799-2993
창간일 1998년 12월 1일 / 발행인 정진완 / 편집인 박준태 / 담당자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서경 과장(02-2002-4479) / 기획·디자인 경성문화사

[2026년 우리금융그룹 기자단]
우리카드 최예진 대리 우리금융캐피탈 이도형 매니저 우리투자증권 최현아 차장 우리자산신탁 노경욱 대리 우리금융저축은행 박유근 과장 우리자산운용 권윤슬 차장 우리신용정보 정민지 사원 우리펀드서비스 장광익 과장 우리PE자산운용 김서희 과장 우리금융에프앤아이 원호진 차장 우리에프아이에스 김소영 계장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박승현 사원 우리벤처파트너스 이지은 팀장 동양생명 안다미 대리 ABL생명 장영은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