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다녀올게

남해의 봄

봄의 느낌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설렘이라고 말하고 싶다.
지독한 추위를 견디고 봄을 기다리는 설렘, 지난겨울의 나는 뒤로하고 새로운 나를 맞이하겠다는 설렘…. 이런저런 설렘으로 가득 찬 계절이니까.
봄을 조금은 먼저 맞이하고 싶어 따뜻한 남해로 갔다. 남해에서 맞이한 봄, 역설하자면 남해는 설렘 그 자체였다.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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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독일마을로의 나들이

경남 남해군 삼동면 물건리 1074-2 MAP

남해에는 잘 알려진 여행 명소가 몇 곳 있다. 독일마을도 그런 곳 중 하나. 유명한 만큼 그 이름값을 하겠지만, 사실 별 다른 기대는 없었다. 뭔가 뻔할 것 같다는 기우에서다. 봄이라기엔 볕은 따뜻했지만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불었던 지라, 사람이 없을 거란 생각이 착각일 뿐. 휴일을 맞아 독일마을로 나들이 온 사람들이 많았다.

꼭대기에서부터 천천히 독일마을을 살펴보기 위해 위치상 제일 위쪽에 있는 파독전시관으로 갔다.

파독전시관에서 그저 뻔한 관광지인줄 알았던 독일마을에 대한 진가를 알게 되었다. 알고보니 독일마을은 1963년 독일로 간 광부와 간호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탄생하게 된 역사마을이었기 때문. 당시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독일로 떠나야 했던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이 은퇴 후 귀국해 정착한 곳이 이곳, 남해 독일마을이라고.

파독전시관에서 광부들과 간호사들의 이야기와 전시 물품을 보고 나니 독일마을이 더욱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곳저곳을 살피며 마을 곳곳을 돌았다.

마을이 유독 깨끗하고 조용하고, 정원들이 예쁘게 가꿔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독일 사람들은 습성이 부지런하고, 집과 자동차 정원을 손질하는 것이 일상인데, 그들과 함께 지낸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 역시 이 습성이 몸에 밴 것. 현재는 독일 교포들과 한국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고, 관광객들을 위한 펜션도 운영 중이다. 푸른 남해바다가 눈앞에서 보이고 한적해 하루쯤 묵어가도 좋을 것 같다. 단, 언덕 위에 마련된 추모공원에서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을 기리는 마음을 잠깐이나마 가져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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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풍경의 독일마을은 어느 곳에서 바라봐도 뷰가 기가막히다. 해외여행길이 막힌 요즘, 독일마을에서 만족해보는 것은 어떨까.”


다랭이마을에서 느껴보는 봄

경남 남해군 남면 남면로679번길 21 MAP

남해 여행에서 이곳을 빼고 여행하는 사람이 있을까. 그만큼 남해를 상징하는 마을이 된 다랭이마을. 지인이 “다랭이마을은 가보면 편안하고, 묘해! 또 가고 싶어”라고 해서 기대를 안고 향했다. 기대를 가지고 있던 이유에서였을까. 다랭이마을로 가는 길도 매력적이었다. 특히 유난이 푸르고 반짝이는 넓은 바다는 당장이라도 차를 세워두고 잠시 쉬어가고 싶을 정도였다. 어느 곳을 봐도 아름다웠던 남해의 풍경들을 천천히 눈에 담으며 도착한 다랭이마을.

층층이 펼쳐진 계단식 논에 묘한 느낌을 받았다. 왜 이렇게 계단식으로 지어졌을까 궁금했는데 알아보니 농지가 부족했던 선조들이 벼농사를 짓기위해 산비탈을 깎아 땅을 일구고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게 지금에 이르렀다고. 이 계단식 논에 노란 유채꽃이 펼쳐져 장관을 이뤘으면 더 좋았겠지만, 아직 완연한 봄은 아니었기에 드문드문 보이는 유채꽃과 푸른 새싹들로 만족했다.

오밀조밀 이어진 골목길을 따라 마을을 구경하는 중에 한철 농사를 준비하는 주민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아름다운 관광지 이전에,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니 잘 머물다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경사가 가팔라 숨이 찰 때면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마을 카페에 앉아 쉼을 선택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만히 바다를 바라보며, 여유를 부리면 머리를 어지럽게 했던 근심과 걱정은 잠시 잊을 수 있으니까.

봄의 절정이 되면 더 많은 사람이 이곳을 찾겠지만, 분명한 사실을 하나 말해주고 싶다. 꽃이 만개하지 않아도 봄을 준비하는 다랭이마을은 그런대로 괜찮다고.

“다랭이마을에서는 다양한 체험도 이루어진다. 고구마 캐기, 소 쟁기질 체험, 손그물 낚시 등.
인정이 살아있는 이 마을에서, 추억을 만들고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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