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든, 전화든 매일 함께하기에 오랜만에 만난 것 같지 않은 사이.
하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남다른 자매케미를 보이는 두 사람도 꽤나 오랜만에 만난 거라고.
언니가 보고 싶어서 퇴근 후 광화문으로 달려온 맘 예쁜 동생을 어찌 환영하지 않을 수 있으랴.
글. 최선주 사진. 정우철
피곤한 몸을 그대로 이끌고, 집으로 가고 싶은 퇴근길. 하지만 이상하게 정지혜 계장의 미소는 한없이 밝았다. “사실 제가 몇 주 전부터 언니가 보고 싶어서 광화문으로 가겠다고 했거든요. 맛집으로 절 안내하라고. 글램핑 이후에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 그저 즐겁네요.”
그런 정지혜 계장을 바라보고 있던 전은지 계장이 한 마디 보탠다. “원래 지혜랑 저녁을 먹기로 했었어요. 이렇게 촬영을 하며 먹을지는 전혀 몰랐지만요.(웃음) 그래도 입행 후 지혜와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한 번 해보기로 했죠.”
평소에도 정지혜 계장이 하자고 하는 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GO 한다는 전은지 계장은, 이번에도 망설임 없이 함께하기로 했다.
“저희는 연수원 룸메로 만났어요. 연수원에서는 룸메가 된지 하루도 되지 않아 다른 방으로 재배정을 받았지만, 발령 후 보미라는 친구와 함께 자주 만나면서 서서히 친해지게 되었어요. 지혜가 손 많이 가는 두 언니들을 알뜰살뜰 잘 챙겨주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OK 했답니다.”
평소에도 가리는 것 없이 잘 먹는 두 사람은, 같이 식당에 가면 이것저것 시켜놓고 맛있게 먹는 편이라고.
“여기는 언니랑 처음 와요. 제가 오겠다고 하니, 언니가 바로 이 식당을 이야기하더라고요. 분위기 내면서 맛있는 것 먹고 싶을 때 종종 온다면서요. 언니의 경험과 선택을 믿고 저도 기분좋게 OK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맛집에 먼저 와본 전은지 계장이 메뉴판을 보며 메뉴 추천에 바쁘다. “여기 오면, 닭튀김이랑 라자냐를 꼭 먹어야해! 이 거 두 개는 꼭 시켜보자.” “응. 좋아.”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사이 두 사람은 그간 못 나눈 이야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정지혜 계장은 전은지 계장이 평소에도 공감을 많이 해줘서 속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어떤 이야기를 해도 끊지 않고 묵묵히 들어주며, 공감해주는 언니 덕분에 멘탈이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고 지금까지 올수 있었단다. “언니는 제 버팀목이에요”라며 말하는 정지혜 계장의 한 마디에 전은지 계장에 대한 신뢰가 느껴진다.
“오히려 제가 더 힘이 될 때가 많아요. 지혜는 매사에 빠릿빠릿하고 똑소리나거든요. 여행을 추진할 때도 완벽해서 반할 때가 많답니다.(웃음) 놀 때도 잘 맞지만, 은행에서 목표도 비슷해서 서로에게 조력자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 때로는 같은 길을 가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는데, 지혜는 같은 길을 같이 가주며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공유하고 격려해주거든요. 너무 고맙죠.”
얼마 후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시작했다. “얼른 찍어야지!” “응 언니가 찍어봐. 나도 태그해줘.”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고 인증샷 찍기에 바쁜 두 사람. 그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또래 친구들 같다.
“이게 내가 말한 닭튀김이야. 먹어봐. 어때?” “오. 완전 바삭바삭해! 소리만 들어도 먹고 싶겠다.” 정지혜 계장이 맛있어 하자, 전은지 계장도 뿌듯해하며 그제야 숟가락을 든다. “맛있어!”
두 사람은 음식을 먹으며 다음 만남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다음에 지혜와 제주도에 가보고 싶어요. 지난번 함께 같던 제주도가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았거든요.” “그럼 언니 배타고 갈까? 기차도 타고 비행기 타고 가는 여행을 해봤으니 배를 타고 가는 여행도 언니랑 해보고 싶어!(웃음)” “그래 뭐든! 하하하.” 지금 이렇게 같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함께할 다음을 기약하는 것도 두 사람은 그저 즐거운지 웃기에 여념이 없다. 사실 무엇을 하는 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리라.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자매처럼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고민을 함께 덜고 헤쳐 나가는 서로가 있기에 무얼 하든 든든할 테다.
전은지 계장의 추천으로 정지혜 계장이 함께하게 된 맛집. 어두운 콘셉트의 인테리어에 은은한 조명이 분위기 내고 싶을 때 이곳을 떠올리게 한다. 인테리어만 좋은 게 아니다. 맛도 좋다. 평일 낮에도 사람이 많아서 예약을 하거나 시간대를 잘 골라 가야한다. 전은지 계장이 추천한 박찬일식 닭튀김은 광화문 몽로의 시그니처 메뉴이니 꼭 먹어볼 것. 술 한 잔 하며 모임을 하기에도, 소개팅을 하기에도, 소수 정예로 만나기에도 더할 나위 없다.
서울 중구 세종대로21길 40 MAP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 후 촬영을 진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