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지난 호 보기
참여하기
Vol.348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라는 유행어를 기억하는가? 이 말에는 프로답지 못하다, 아직 멀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라는 단어의 기원을 알고 나면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무심하게 이 말을 써왔는지 돌아보게 될 것이다.
로마시인이 들려주는 아마추어의 어원
아마추어(amateur)는 ‘사랑’을 뜻하는 라틴어 아모르(amor)에서 비롯된 단어다. 아모르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랑의 신 큐피드의 또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로마시인 오비디우스에 의하면 아모르는 사람을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 금화살과 사람을 싫어하게 만드는 납화살을 지니고 있었다. 로마인들은 인간이 사랑에 빠지는 일이 모두 아모르가 그들에게 장난삼아 쏜 화살 때문이라고 믿었다.
어느 날, 태양의 신 아폴로가 아모르를 찾아가 자신이 아모르보다 활을 잘 쏜다고 우쭐댔다. 발끈한 아모르는 아폴로에게 금화살을, 아폴로 근처에 있던 다프네라는 여인에게 납화살을 쐈다. 이 때문에 아폴로는 다프네를 사랑하게 되었지만 다프네는 아폴로를 거부하며 그를 피해 도망쳤다.
숨이 차서 더 이상 도망칠 수 없게 된 다프네는 강과 대지의 여신에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강과 대지의 여신은 다프네를 월계수로 변신시켰고, 아폴로는 마침내 손끝에 닿은 다프네가 월계수로 변해버리자 절망하고 말았다. 아폴로는 평생 이 월계수를 아꼈다. 이때부터 고대 그리스인들은 올림픽이나 전쟁에서 승리한 영웅에게 다프네의 영혼이 깃든 월계수로 관을 짜 머리에 얹어주며, 영웅이 아폴로의 축복을 받길 기원했다고 한다.
가장 순수한 열정을 지닌 사람
이 이야기가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아마추어라는 표현으로 이어진 까닭은 무엇일까? 아모르에서 파생된 아마추어는 본래 ‘애인’을 뜻하는 단어였다. 그러다 나중에 미술, 음악을 애인처럼 사랑하는 예술 애호가를 아마추어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이것이 스포츠나 취미 활동에서도 쓰이는 표현이 된 것이다.
이렇듯 아마추어란 표현이 처음부터 실력이 부족한 사람을 뜻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어떤 대상에 대해 애정을 갖고 대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에 가까웠다. 전문 교육을 받았는지, 생계가 걸린 일인지 따위와는 무관했다. 아마추어는 사랑이란 감정에서 출발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근대에 접어들며 사회는 점점 전문성과 효율을 중시하게 됐고 이 과정에서 아마추어가 프로의 반대말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후 의미가 더 좁아져 서툰 사람, 미숙한 사람이라는 뉘앙스를 얻었다. 우리가 일상에서 ‘아마추어 같다’는 말을 실수나 부족함을 지적하는 표현으로 사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어원을 되짚어 보면 아마추어는 본래 누군가를 사랑하듯 어떤 분야를 진심으로 대하는 사람이다. 좋아해서 시작했고, 미숙하더라도 계속하려는 자세는 아마추어의 본질에 가깝다. 오늘날에는 능숙하지 못하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그 뿌리는 오히려 가장 순수한 동기와 가장 인간적인 열정에서 비롯됐다. 아모르의 화살에 맞은 것처럼 이유 없이 열정적으로 빠져드는 상태가 바로 아마추어인 셈이다.
좋아해서 시작했고, 미숙하더라도 계속하려는 자세는 아마추어의 본질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