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쓸 데 있다!

샌드위치라는 이름 사이에 낀 이야기

점심시간에 간단히 끼니를 해결해야 할 때나 가벼운 소풍을 떠났을 때 샌드위치만 한 것이 없다. 빵 사이에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먹는 이 간편한 음식이 사람 이름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은 유명하지만, 그 뒤에 숨겨진 다른 일화도 존재한다는 사실!

*AI GENERATED

‘샌드위치=도박광’은 사실 루머다?

샌드위치라는 음식명이 사람의 이름을 딴 것이며, 그가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할 만큼 도박광이라서 만들어진 요리라는 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18세기 영국의 귀족이었던 존 몬태규 샌드위치(John Montague Sandwich)가 카드 게임을 즐기느라 식사를 위해 자리를 뜨는 것을 번거로워했고, 이 때문에 빵 사이에 고기를 끼워 손에 묻지 않게 먹는 방식을 고안했다는 이야기다. 이렇게 만든 음식을 신선하게 생각한 주변 사람들이 “샌드위치처럼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기 시작하면서 그의 이름이 음식명이 되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일화가 사실인지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도 존재한다. 샌드위치 백작은 대영제국 해군을 이끌던 고위 공직자로 도박에 몰두할 만큼 한가한 인물이 아니었다. 샌드위치는 오히려 그가 격무에 쫓겨 식사할 시간조차 부족해서 만들어진 음식이었다고 한다.

당시 영국 해군을 지휘하던 그는 미국 독립전쟁 패배의 책임을 두고 비판의 대상이 되었고, 평판이 악화될 대로 악화되어 공직에서 물러났다. 샌드위치 백작이 도박광이며, 노름하느라 빵에 고기를 끼워 넣어 먹기까지 했다는 이야기는 능력 있는 고위 공무원이던 그가 패전의 원흉으로 지목당하면서 생겨난 악성 루머(?)라는 설이다.

샌드위치와 햄버거의 미묘한 경계

샌드위치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음식이 하나 있으니, 바로 햄버거다. 빵 사이에 재료를 넣어 먹는 구조만 보면 두 음식에는 큰 차이가 없다. 실제로 넓은 의미에서 햄버거는 샌드위치의 한 종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조금 차이가 있다. 샌드위치는 식빵이나 바게트처럼 납작한 빵 사이에 재료를 넣은 형태를, 둥근 모양의 번에 패티를 넣은 형태는 햄버거로 구분한다.

이 차이는 언어와 문화의 영향으로 인해 더욱 분명해진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소고기뿐만 아니라 닭고기 패티가 들어간 메뉴도 햄버거 또는 치킨버거 등으로 부르지만 영어권에서는 이를 치킨샌드위치라고 칭한다. 햄버거라는 단어가 독일의 도시 함부르크(Hamburg)에서 유래한 ‘햄버그스테이크’에서 비롯된 만큼, 전통적으로는 소고기 패티가 들어간 음식에 더 가깝게 쓰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샌드위치는 한 사람의 이름에서 시작해 하나의 음식 형태가 되었고 다시 다양한 이름과 기준으로 확장되어 세계인이 사랑하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빵 사이에 다양한 재료가 들어있는 모습처럼 샌드위치에는 시대와 문화, 언어가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이야기들이 숨 쉬고 있다.

샌드위치에는 시대와 문화, 언어가 겹겹이 쌓여 만들어진 이야기들이 숨 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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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일 1998년 12월 1일 / 발행인 정진완 / 편집인 박준태 / 담당자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서경 과장(02-2002-4479) / 기획·디자인 경성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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