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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1
자전거 도로를 잠깐 밟았다고 벨 소리가 따라온다면? 약속 시간에 몇 분 늦었다고 상대의 표정이 달라진다면? 식사 후 계산서를 앞에 두고 각자 금액을 나누는 것이 당연하다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네덜란드에서는 모두 일상이다. 솔직한 말투, 정확한 시간, 각자 계산. 네덜란드를 이해하는 생활의 기준이다.
이곳에서 자전거는 취미용이 아니라 도시 교통의 핵심이다. 빨간 자전거 전용도로가 차도와 나란히 촘촘하게 깔려 있고, 신호등도 따로 있다. 양복 차림으로 출근하거나 아이를 태우고 달리는 모습 역시 익숙한 풍경이다. 자전거가 도시의 기준이다 보니, 우선순위도 그에 맞게 정해진다. 자전거 도로를 무심코 걷다 보면 금세 벨 소리와 함께 눈총이 따라온다. 보행자는 인도, 자전거는 자전거 길. 이 기본 규칙만 지키면 훨씬 편하게 움직일 수 있다.
사람들은 말을 돌려 하지 않는 편이다. “이건 별로야”, “그건 잘 안 맞는 것 같아”를 스스럼없이 말한다. 처음엔 차갑게 들릴 수 있지만, 오히려 솔직하게 의견을 나누는 것이 서로를 존중하는 방식이다. 회의에서도 상사에게 자유롭게 의견을 내는 수평적인 분위기가 일반적이다. 돌려 말하기보다 “좋은 지적이네요”라고 받아들이면 관계가 더 편안해진다고 믿는다.
네덜란드에서 시간은 곧 신뢰다. 약속 시간보다 5분 먼저 도착하는 것이 기본이고, 늦을 것 같으면 바로 연락하는 것이 예의다. “언제 한번 보자” 같은 표현보다 날짜와 시간, 장소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것을 선호한다. 회의 시작과 끝에는 모두와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는 것도 일반적인 모습이다. 시간만 잘 지켜도 첫인상에서 좋은 평가를 얻기 쉽다.
네덜란드에서는 직함보다 이름을 먼저 부르는 경우가 많다. 첫 만남에서는 눈을 맞추고 2~3초 정도 가볍게 악수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즈니스 자리에서는 시작과 끝에 모두와 인사를 나누고, 조금 친해지면 볼키스를 세 번 하기도 한다. 다만 과한 스킨십보다는 상대의 분위기에 맞춰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치페이’의 원조답게 각자 계산이 기본이다. 친구든 동료든, “내가 살게”라는 말보다 각자 몫을 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식사가 끝나면 계산서를 나누거나 Tikkie 같은 앱으로 바로 송금한다. “각자 계산할게요”라고 미리 말하면 어색함 없이 깔끔하게 정리된다. 누가 더 냈는지를 따지기보다 각자 책임지는 방식이 관계를 더 편하게 만든다.
네덜란드는 비 오는 날이 많은 나라다. 그래도 계획을 쉽게 바꾸지는 않는다. “어쩔 수 없지”라는 태도로 일상을 이어가고, 약한 비 정도는 우비나 후드로 버틴다. 우산을 쓰는 게 오히려 불편해서 쓰지 않을 때도 있다. 비가 와도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약속도 그대로 진행된다. 날씨보다 중요한 것은 일상의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