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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5
터치 한 번으로 무결점의 가상 세계가 창조되는 AI 시대. 하지만 대중은 기술의 완벽함 대신 사람이 남긴 서툰 흔적과 아날로그 감성에 다시 지갑을 열고 있다. 매끄러운 화면 너머 브랜드의 진짜 무기로 떠오른 키워드는 바로 인간미. AI 시대, 브랜드의 현명한 생존법을 짚어본다.
픽셀보다 피플! 마음을 움직이는 ‘진짜 흔적’
요즘 AI가 생성한 광고 이미지를 보면 묘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결점 없는 피부의 모델이 완벽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의 기억에는 오래 남지 않는다. 현실성을 지운 무결점은 오히려 의구심을 낳고 신뢰를 무너뜨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리서치에 따르면 콘텐츠가 AI로 만들어졌는지 사람의 손을 거쳤는지 구분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으며, AI 광고를 남용하는 브랜드에 대해 구매 의사가 낮아진다는 응답이 지배적이다. 기술의 도입이 곧 브랜드의 매력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픽셀의 완벽함은 눈을 사로잡을 순 있지만,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서투름과 결점을 공유하는 인간의 유대감이기 때문. 이제 소비자는 정교한 알고리즘이 아니라, 다소 투박하더라도 살아 숨 쉬는 피플(People)에 설득당하고 있다.
AI 인플레이션 속 브랜드가 신뢰를 설계하는 공식
이러한 흐름을 읽은 현명한 브랜드들은 완벽한 결과물을 과시하기보다, 인간적인 태도와 오프라인의 감각적 경험을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카메라 브랜드 ‘폴라로이드’는 화면 속 알고리즘에서 벗어나 주름까지 고스란히 남는 즉석 사진을 제안하며 아날로그식 삶을 내세운다. 언더웨어 브랜드 ‘에어리’는 ‘보정 없이, AI 없이, 실제 사람들만’이라는 선언을 통해 무결점의 가상 세계 대신 현실의 아름다움을 브랜드의 핵심 가치로 삼았다. AI 시대에 가장 강력한 차별점은 결국 기계가 흉내낼 수 없는 인간적인 순간을 포착하고, 그 의도를 진실되게 전달하는 브랜드의 따뜻한 태도에 있다.
일상 속 자연스러운 흔적이 묻어나는 이미지를 소통 채널에 활용해 보자. 욕실 세면대 위에 아무렇게나 놓인 화장품, 자연광 아래서 찍은 정돈되지 않은 스냅숏이 오히려 소비자에게 깊은 안정감과 강한 신뢰를 준다.
디지털 피로도가 높은 고객들을 위해 손으로 만지고 느낄 수 있는 오프라인 경험을 설계해 보자. 하이네켄이 사람 간의 실제 만남을 강조하며 병따개 기능의 웨어러블 기기를 선보였듯, ‘사람과 사람의 아날로그적 연결’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하이네켄
단순히 기술 배제를 외치는 데 그치지 않고, 기획회의의 치열한 아이디어 노트, 첫 촬영의 엉성한 메이킹 필름 등 인간적인 제작 과정을 타임라인으로 공유해 보자. 최근 뷰티 브랜드 ‘도브’가 광고 내 생성형 AI 배제를 선언했듯, AI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투명한 태도가 브랜드의 독보적인 정체성이 되기도 한다.
©도브 캠페인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