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에서만 가능하리라 믿었던 디지털 세계가 도래했다. 전 세계는 지금, 모든 산업을 디지털화하며 진화 중이다.
그 중 디지털 트윈은 스마트 시티, 자율주행 등 많은 분야 적용되며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금융권도 예외는 아니다.
자료제공. 편집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이란 말 그대로 ‘디지털로 구현된 쌍둥이’의 개념으로, 현실세계의 기계나 장비, 사물 등을 컴퓨터 속의 가상세계에 구현한 것을 말한다. 최초에는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현실세계 반영 이전에 진행하는 리스크 관리 및 검증의 한 과정으로 도입되었던 개념이다.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졌으며, 특히 제조업 분야의 제품 사전 검증에 활용하게 되면서 제품의 고장이나 상태 유지, 보수 등의 시점을 사전에 파악하게 되는 성과가 있었다. 시뮬레이션이 용이해지면서 작업 효율은 높아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실제 상황 속 일어날 수 있는 문제를 사전 검증을 통해 예산 절감의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최근 디지털 트윈은 IoT(사물인터넷)이 보급되며 모든 물건의 데이터 취득이 가능해지게 되면서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2021년 국토부의 핵심 사업 중 하나로 부상한 것이 대표적이다. 4차 산업의 주요 인프라를 구성하는 공간정보 구축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안전한 국토 및 시설 관리 준비 작업에 착수했고, 도로나 지하공간, 지형지도 등의 정보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지난 6월 전국 모든 건물에 대한 1단계 수준의 3차원 건물 모형 구축을 완료하는 등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진행 중이다.
특히 건축업에 접목된 디지털 트윈은 드론길과 같은 항공관제나 침수 예측, 주변경관과의 조화 분석 등에 이용되어, 기존에는 인력으로만 이뤄지던 측량 공정 또한 효율성을 부여해서 공정 진척의 신속한 결정이 이뤄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물류업에서는 내부 장비의 실시간 관제 및 운영 현황 모니터링에 접목 및 활용되고 있는 추세이며, 항공·방산업에서는 생산 엔진 모니터링으로 엔진의 유지보수 시간을 연장하고 효율을 향상시키는 데에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금융의 측면으로 활용 가능한 디지털 트윈은 어떤 것이 있을까? 최근 활성화되고 있는 ‘마이데이터’ 등과의 접목도 고려해볼 수 있다. 고객 개개인의 금융 데이터를 통해 자체시뮬레이션을 도입하는 것이다. 이는 수익성이나 안정성, 신용도에 따른 리스크 등을 사전에 검증해 고객 스스로 진단할 수 있게 가이드라인 제공이 가능하다. 같은 맥락으로 기업 또한 미래성장성과 가치를 사전 판단하고 적합한 상품을 제시할 수 있는 솔루션 제공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한편, 디지털 트윈을 핵심 기술로 하는 ‘메타버스’ 가 전문화될 경우 현재 각 금융기관을 통해 시작하고 있는 초입 단계의 가상 영업점을 넘어 디지털 환경 내에서 모든 금융거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에서는 최근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메타버스 사업 현황 파악에 나서는 등 가상세계에서의 뱅킹에 대한 점검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가상 영업점을 완전히 구축하거나 디지털 트윈을 통한 메타버스 뱅킹 거래가 실현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과 준비 과정이 산재해 있다. 다만, 이렇듯 관심도가 높아지고 준비하는 과정을 겪으면 ‘탈현실화’의 기조에 편승하여 금융 또한 디지털 트윈과 관련한 변화와 그 실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