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구로디지털밸리지점 조재민 계장(제15기 우리가족 편집위원)
코로나19가 처음 등장하고, 언제 이렇게 지났는지 모를 1년 6개월의 시간이 성큼 흘렀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또 어제와 다른 새로운 상황이 펼쳐지는, 무엇 하나 익숙하지 않은 불편한 하루를 맞이하며 이불을 박차고 나올 때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아.. 대체 언제 끝나지?’인 것 같습니다. 조심하느라 잔뜩 움츠린 가슴을 활짝 펴고, 기분 좋은 풀내음으로 몸을 가득 채우는 것. 아주 사소하지만, 제일 하고 싶은 작은 소원입니다.
올해 여름은 유독 더워서 그런지 목표를 향한 모든 걸음이 평소보다 유난히 무겁고 헛발질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때마침 더위를 식혀준 ‘도쿄올림픽’ 덕분에 다시 앞으로 걸어갈 수 있는 기운을 북돋은 것 같습니다. 개최를 하는지 여부조차 확정되지 않았고, 여러 가지 이슈도 있었기에 많은 이가 크게 기대하지 않고 맞이했던 올림픽이었습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 하나하나가 모두의 마음을 울렸고, 계속해서 나아가려는 우리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서 두드러진 변화는 기존과 달리 금메달에 집착하지 않고 메달을 따지 못했더라도 박수를 보내고,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종목들에 관심을 갖는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결과만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닌 과정에 집중하여 그간 준비한 노력을 보는 새로운 시선은, 어쩌면 우리가 타인에게 받고 싶어하는 ‘인정’의 시선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19 종식’이라는 모두가 기다리고 있는 결승선까지 아직 도달하지 못했고, 마치 제자리걸음만 반복하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우리는 지난 1년 6개월 동안 부단히 발을 움직이고 있었고, 뒤로 가는 것 같아 보이지만 더 멀리 뛰기 위해 도약할 준비를 하는 것처럼 각지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었으니까요.
메달을 수여받는 단상 아래에 아직 머물러 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자기 몫을 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박수 받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 거리두기도, 마스크 착용도,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는 것도 조금만 더 힘내자는 응원의 마음을 담아, 얼른 마스크를 벗고 세상의 모든 활기를 힘껏 들이마실 머지않은 그날의 모습을 그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