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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만드는 웹진 2025년 11월  346번째 이야기

2025년 11월  346번째 이야기

만나다

온종일 나를 기다리는
살구에게,
“우리 행복하게 살자구♥”

우리은행 신탁부 박영선 계장

나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다는 건 참 반가운 일이다. 기다리는 누군가를 생각하며 기운 내서 일할 수 있고, 퇴근길 발걸음도 가볍게 만든다. 박영선 계장에게도 그런 존재가 있다. 함께한 지 6년째 기쁨이 되어주고 있는 반려견 살구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세상 반갑게 주위를 맴도는 살구를 보면 피로가 싹 달아나는 기분이라고. 그런 살구를 보고 그녀는 말한다. “살구야, 사실 엄마가 더 기다렸어!”

날씨가 갑작스럽게 추워졌는데,
다들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저는 살구 덕분에 따뜻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발이 시리게 추운 겨울날, 일을 하다가
살구 생각을 하곤 해요.
‘살구가 있으면 좋을 텐데···.’
책상 밑에 쏘옥 들어온 살구 몸 위로 발을 살포시 올리면 그렇게 따뜻할 수가 없거든요.♥

자다가 가끔 시선과
기척이 느껴질 때가 있어요.
부스스 눈을 떠보면 살구가
저를 빤히 쳐다보고 있더라고요.
무언가 강렬하게 원한다는 눈빛으로요.
그 눈빛이 뭘까 처음엔 아리송했는데,
지내다 보니 알겠더라고요.
침대 밑으로 들어간 공을 주워달라는 거였어요. 찾아주긴 하는데,
밤에 공놀이 하자고 할까 봐
긴장할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걱정과 달리 살구는
이불 위로 쏘옥 들어와서 공을 품고 자더라고요. ㄱㅇㅇ♥

좋아서하는밴드의
‘길을 잃기 위해서’라는
노래를 좋아하는데요.
어렵고 외로운 삶이지만,
살구와 함께라면
그곳이 어디든 정말 즐거울 것 같아요.
길을 잃어도 행복할 것 같네요.

어느새 어른이 다 되었나
나는 더 외로워졌는데
어느새 아이가 되어버린
추운 봄날에 우리 길을 떠나네

길을 잃기 위해서
우린 여행을 떠나네
어떤 얘기도 하지 않고 어디론가 걸어가네

-좋아서하는 밴드, 길을 잃기 위해서 中-

<우리가족> 독자들에게 살구를 소개해 주세요.

살구는 올해로 6살이 된 믹스견입니다. 사람을 정말 좋아해요. 너무 좋아해서 모르는 사람이 와도 쓰다듬어 달라고 엉덩이를 내미는 스타일이랍니다. ^^

살구와는 어떻게 가족이 되었나요? 몇 년째 함께하고 있는지도 알려주세요.

살구와는 결혼하면서부터 함께 했어요. 결혼한 지 6년이 되었는데, 벌써 살구와 함께한 지도 6년이나 되었네요. 우리 부부에게 살구는 정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예요.

이름을 살구로 지은 이유가 궁금해요.

살구를 처음 보자마자, 살구의 털 색깔이 과일 살구랑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살구를 만지면 털이 까슬까슬한데, 배를 만지면 엄청 부드럽거든요. 과일 살구도 그렇잖아요. 속은 부드럽고 겉이 까슬까슬하잖아요. 키우다 보니까 비슷한 부분이 많다는 걸 더 느끼게 돼서 이름 잘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살구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게 무엇인지 궁금해요.

살구는 고구마를 정말 좋아해요! 마침, 요즘 고구마가 제철이라 맛있는 고구마를 살구에게 줄 수 있어서 기쁩니다. 아 그리고 살구가 싫어하는 거요? 살구는 TV에 나오는 강아지를 무서워하더라고요.

엄마가 출근하고 나면 살구의 일과가 궁금해요.

제가 출근할 때 살구는 보통 유치원엘 갑니다. 유치원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요. 다행히 선생님들과 정도 많이 들고, 다른 친구들과도 재밌게 잘 지내서 마음이 정말 좋아요. 제가 없을 때도 잘 지내고 있어서, 걱정을 덜었죠.

살구가 엄마를 기다릴 때 하는 가장 귀여운 행동이 궁금해요.

귀여우면서도 슬픈 행동인데요. 강아지는 냄새와 소리가 발달한 동물이거든요. 아파트 공동현관에 자동차가 들어오면 소리도 안 나고, 불빛만 반짝여요. 근데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불빛이 나면 귀신같이 알고, 빙글빙글 기다리더라고요. 엄마, 아빠가 왔나 하구요. ㅠㅠ. 귀여우면서도 짠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엄마가 살구를 가장 기다리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사실, 살구보다 제가 분리불안이 있는 것 같아요. 살구랑 떨어지면 항상 보고 싶고, 살구랑 뭐든 같이하고 싶거든요. ㅎㅎ 살구랑 함께라면 무얼 하든 정말 행복해요. 저는 살구랑 같이 있는 시간이 제일 기다려집니다.♥

퇴근 후 문을 열고 기다렸던 엄마를 맞이하는 살구의 모습은 어떤가요?

100년 만에 상봉한 것처럼, 뱅글뱅글 돌면서 세상 반갑게 저를 맞아 줍니다. 그 모습을 보면 얼마나 기다렸나 싶고, 기특하고 정말 귀여워요.

엄마를 기다리던 살구가 말할 줄 안다면, 퇴근하고 돌아온 엄마에게 뭐라고 건넬 것 같은가요? 그 이유도 말씀해 주세요.

“쿠팡보다 느리네”라고 할 것 같아요. 왜냐하면, 보통은 택배들이 저보다 집에 먼저 도착하거든요.^^;; 살구야. 번개처럼 날아가 보도록 노력할게.

살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주세요.

나의 큰 기쁨 살구야!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래, 오래 같이 살자!

COMMENTS

  • 하아

    퇴근 시간에 또 심장폭행 ㅠㅠㅠ 넘나 이쁜 애기에요 살구 ㅠㅠ

  • 으아앙

    아 살구 귀 막 펄럭펄럭 할 것 같아여 영상 절실합니다 ㅠㅠ

  • 살구씨

    아 살구우우우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ㄴ언 ㅁ넘 기여워요 가슴아파

  • ㄱㅇㅇ

    계장님한테 포옥 안겨있는 살구 한번 만져보고 싶어용

  • 세찌기다려

    우리집 댕댕이 세찌도 이렇게 절 기다리겠죠?ㅠㅠ 벌써 보고싶네요

  • 살구우우우

    살구발난로 저도 필요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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