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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6
8월의 마지막 토요일 아침, 강릉 경포호수광장.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이 스트레칭에 한창이다. 이들 대부분은 서울에서 근무 중인 우리은행 직원들! 평소라면 주말의 휴식을 즐기고 있을 이들이 왜 강릉으로 온 걸까? 이유는 ‘우.크.크. 모임’에 함께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 러닝 동호회 ‘남산의 러너들 6.8K’와 독서토론 동호회 다함(DAHAM)이 함께 달리고, 토론한 치열한 현장. <우리가족>이 놓칠 수 없지!
8km 러닝으로 열정 더하기
러닝 동호회에서 에너지를 얻고, 독서토론 동호회에서 서로의 생각을 배우던 김정석 차장에게는 오랜 바람이 하나 있었다. “이 좋은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면 더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 두 모임에 조심스럽게 제안하자 답은 “좋아요!”였다. 처음 함께하는 자리인 만큼, 김정석 차장은 서울을 벗어나 특별한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렇게 두 동호회가 만나게 된 장소는 바로 강원도 강릉. 전날 내린 비 덕분인지 경포호수공원의 아침 공기는 맑고 선선했다. 비 예보에 마음 졸였던 회원들의 표정도 화창한 날씨만큼이나 한결 밝아졌다. 낯익은 얼굴과는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처음 만나는 얼굴에는 수줍지만, 다정한 눈인사를 건넸다. “하나, 둘, 셋, 넷!” 본격적인 러닝에 앞서 몸풀기는 필수. 김정석 차장의 구호에 맞춰 손목을 돌리고 다리를 흔들며 준비운동을 마쳤다. 그가 미리 챙겨온 현수막을 꺼내 들자, 어색했던 첫 만남의 공기도 순식간에 풀렸다. 모두 함께 현수막을 붙잡고 이날을 기념하는 사진을 남겼다. 코스는 강문해변에서 안목해변까지, 왕복 8km의 바닷길. 남산의 러너들 6.8K가 앞장서 천천히 출발했고, 나머지는 각자의 리듬대로 시원한 해변 풍경을 눈에 담으며 뒤를 따랐다. 주말 아침, 강릉에서 달리는 기분이란! 달려본 사람들만이 공감할 터. 우리 크루들은 반환점인 안목해변에 다다르자 모두 걸음을 멈추고 바다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겼다. 이날의 러닝에는 기록표도, 순위도 없었다. 그저 각자의 호흡으로 바다를 느끼며 달렸을 뿐.
<돈의 속성> 읽고 생각 나누기
오전에는 바다를 따라 달렸다면, 오후에는 책을 따라 생각을 나눌 시간. 오후 2시가 되자 회원들은 포남동의 한 공간에 다시 모였다. 이날의 토론 도서는 김승호의 <돈의 속성>. 사업과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돈의 본질과 부를 쌓는 태도를 짚어내며, 돈을 삶의 선택과 자유를 넓혀주는 도구로 바라보자고 이야기하는 책이다. 다함에서는 회원들이 돌아가며 책을 고르고 토론을 이끄는 것이 원칙. 이번 책을 선택한 이는 경영정보개발부 김혜석 대리였다. “돈을 다루지만, 결국은 삶의 태도와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라며 그가 토론의 문을 열었다. 테이블 위에는 미리 준비한 질문지가 놓였다. ‘돈을 어떤 존재로 바라보는가’, ‘부를 만드는 습관과 태도는 무엇인가’, ‘책 속 투자 원칙에 공감하는가?’ 질문을 하나씩 짚어가며 각자의 생각을 꺼내놓는 방식으로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돈을 인격체처럼 바라볼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는 다양한 답이 쏟아졌다. 고개를 끄덕이는 이가 있는가 하면, 돈이란 그저 잘 쓰고 관리해야 할 도구일 뿐이라고 선을 긋는 이도 있었다. 부서도, 직급도, 나이도 제각각인 회원들이 모인 자리이니 답이 하나로 모일 리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흥미로웠다. 토론을 마친 뒤에는 한 사람씩 돌아가며 소감을 전했다. “아침부터 달리고 토론까지 하면 지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에너지가 생기더라고요”, “혼자였다면 길게 느껴졌을 러닝도 함께라서 짧게 느껴졌어요”, “다음에도 이런 콜라보가 계속됐으면 좋겠어요”라는 이야기가 오갔다. 이튿날 새벽 6시, 다시 경포호수공원. 첫날의 ‘강릉바다런’에 이어 이번엔 ‘일출런’이 기다리고 있었다. 잠이 덜 깬 얼굴들이었지만, 호수 위로 번지는 아침빛을 따라 다시 같은 방향으로 발을 맞췄다. ‘우.크.크.’의 첫 페이지는 여기까지. 다음 페이지는 또 언제, 어디에서 펼쳐질까?.
수요일 저녁, 업무를 마친 뒤 남산 북측순환로를 함께 달리는 러닝 동호회다. 왕복 약 6.8km 코스에서 이름을 따왔고, ‘남산의 부장들’을 패러디한 이름답게 분위기도 유쾌하다. 컨디션에 따라 더 오래 달리기도, 짧게 달리기도 한다. 중요한 건 기록보다 함께 달리는 즐거움이니까.
‘다 같이 함께’의 뜻을 담은 독서토론동호회다. 회원들이 돌아가며 책을 고르고 토론을 이끌어, 한 권의 책도 매번 새롭게 읽힌다. 영화와 뮤지컬을 보고, 역사기행이나 독립서점 투어를 떠나기도 한다. 그래서 회원들 사이에서는 ‘책은 핑계’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책 밖에서 함께 쌓는 추억도 많다.
‘남산의 러너들 6.8K’는 퇴근 후 남산 북측순환로를 함께 달리는 모임이에요. 왕복 거리가 약 6.8km라서 이렇게 이름을 지었고요. 수요일에 주로 만나지만, 꼭 정기 모임이 아니어도 뛰고 싶은 분은 편하게 함께할 수 있습니다. 러닝은 꾸준히 했는데, 요즘은 책을 많이 못 읽었어요. 이번에 <돈의 속성>을 읽으면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몸은 달리면서 채우고, 생각은 책으로 채우고. 이 조합, 정말 괜찮더라고요.
다함(DAHAM)은 ‘다 같이 함께’라는 뜻이에요. 3년 넘게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눠왔고, 책을 계기로 영화나 뮤지컬을 보고 역사기행도 함께 가요. 그래서 저희끼리는 가끔 ‘책은 핑계’라고도 합니다. 강릉에 와서 함께 달리고 나니 머리가 한 번 환기되는 기분이었어요. 그다음에 책을 펼치고 이야기를 나누니까 생각도 더 잘 정리됐고요. 러닝과 독서, 둘 다 결국은 나를 건강하게 만드는 일이구나 싶었습니다.
독서토론 동호회 활동을 한 지 벌써 3년쯤 됐어요. 책을 읽으면 제가 직접 살아보지 않은 삶도 미리 만나볼 수 있잖아요. 그래서 인생의 예고편을 보는 기분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희는 책만 읽고 끝내지 않아요. 제주 독립서점 투어도 다녀왔고, 책에서 출발해 플로깅을 하기도 했죠. 오늘 아침부터 달리고 토론까지 하면 많이 지칠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오히려 에너지가 남았어요. 바다를 보며 달린 강릉의 하루라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제가 두 동호회에서 모두 활동하다 보니, 언젠가 한번 같이 만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러닝은 몸을 단련하고, 독서는 내면을 단단하게 해주잖아요. 두 가지를 같이 해보면 좋은 자극이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강릉은 바다를 달리고, 이야기 나누기에 참 좋은 곳이었어요. 무엇보다 회원들이 “다음에도 꼭 하자”고 말해줘서 정말 기쁩니다. 앞으로 더 많은 직원이 이런 즐거운 자극을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