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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6
일년 내내 기다리고 기다렸던, 1년 중 가장 긴 빨간 휴일이 있는 날, 추석 연휴다. 드디어 다음 주다. 연휴 전까지는 왠지 평소보다 업무도 야무지게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길었던 연휴가 끝나면 알람 소리에 현실로 돌아와, 손에는 송편 대신 마우스를 들고 있을 예정. 연휴를 기다리며 들뜨는 순간부터 복귀 첫날의 멍한 표정까지, 직장인의 추석 온도 차를 담았다.
연휴가 가까워지면 달력의 빨간 날이 유난히 또렷해진다. 출근은 했지만 마음은 벌써 고향집 식탁 앞. 기차표는 예매했고, 여행지 맛집도 저장했으며, 가족 단체방에는 “언제 내려와?”라는 메시지가 쌓인다. 평소에는 지나치던 업무 일정도 ‘연휴 전 마감’이라는 말 앞에서 제법 부지런해진다. 회의가 길어져도 괜찮다. 이 모든 일이 끝나면 쉰다는 사실 하나로 버틸 수 있으니까.
연휴 전날 사무실은 이상하게 더 바쁘다. “명절 잘 보내세요”라는 인사를 건네면서도 메일 끝에는 꼭 “연휴 전까지 부탁드립니다”가 붙는다. 밀린 보고서는 오늘 안에 끝내야 하고, 거래처 선물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으며, 고향 갈 짐도 챙겨야 한다. 퇴근 시간은 다가오는데 마음은 초조하다. 그래도 마지막 메일을 보내고 노트북을 덮는 순간, 그 어떤 금요일보다 짜릿한 해방감이 찾아온다.
오랜만에 맞춘 알람은 왜 이렇게 큰 소리인지. 출근길은 낯설고 사무실 의자는 어색하다. 연휴 동안 늦잠을 자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오랜만에 가족과 웃었던 기억이 아직 선명한데 메일함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가득 차 있다. 책상에 앉아 커피를 한 모금 마셔보지만 정신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오늘의 최대 업무는 ‘정상 업무 모드로 돌아가기’다.
며칠이 지나면 미뤄둔 업무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흐릿했던 머릿속도 조금씩 맑아지고, 회의와 보고, 마감의 리듬도 되찾는다. 다만 달력을 펼치는 습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다음 공휴일은 언제인지, 올해 남은 연차는 며칠인지 자연스럽게 확인하게 된다. 연휴의 여운은 사라져도 ‘다음 쉼’을 기다리는 마음은 오래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