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라 이웃 나라

차갑다고요?
아니, 정확한 겁니다

베를린의 오래된 거리부터 알프스 자락의 노이슈반슈타인성, 라인강을 따라 이어지는 마을까지. 독일은 묵직한 역사와 그림 같은 풍경을 함께 품은 나라다.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뮌헨에서는 옥토버페스트가 시작되고, 도시는 또 다른 활기로 채워진다. 낯선 여행길, 조금 덜 헤매도록 독일의 생활 에티켓을 모았다.

  • 5분 늦는 일, 생각보다 크다

    독일에서는 약속 시간이 곧 신뢰다. 개인적인 약속이든 회의든, 정해진 시간보다 5~10분 일찍 도착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늦을 것 같다면 미리 연락해 정확히 얼마나 늦는지 알리자. “곧 도착해요”보다 “10분 후에 도착합니다”가 훨씬 믿음직하다. 시간은 시계로 확인하지만, 신뢰는 이런 작은 약속에서 만들어진다.

  • “그건 별로예요”, 무례가 아니라 솔직함

    독일 사람들은 생각을 비교적 분명하게 말하는 편이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유를 덧붙여 “이건 잘 안 맞는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조금 차갑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를 불편하게 하려는 게 아니라, 필요한 말을 정확히 전하는 편이 더 성실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짧고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면, 너무 놀라지는 말자.

  • ‘너’는 조금 나중에

    처음 만난 사람에게는 가볍게 악수하며 인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독일어에는 친한 사이에 쓰는 ‘두(Du)’와 격식을 갖춘 ‘지(Sie)’가 있다. 상대가 먼저 편하게 말하자고 하기 전까지는 거리를 두는 표현을 쓰는 편이 안전하다. 처음부터 너무 친근하게 다가가기보다, 상대가 열어주는 만큼 가까워지면 된다. 인사는 또렷하게, 친해지는 속도는 천천히.

  • 빨간불인데 차가 없다고요? 그래도 기다린다

    독일에서는 차가 보이지 않아도 보행 신호가 빨간불이면 기다리는 것이 원칙이다. 옆에 아이가 있을 땐 더더욱 그렇다. 자전거 도로도 예외가 아니다. 인도처럼 보여도 자전거가 빠르게 지나갈 수 있으니, 건널 때는 좌우를 한 번 더 살피자. 익숙해지면 이 단단한 질서가 오히려 편하게 느껴진다.

  • 일요일에는 도시도 잠깐 쉰다

    독일의 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쉬는 시간으로 여겨진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형 상점과 슈퍼마켓이 문을 닫는 곳이 많아 장보기는 미리 해두는 편이 좋다. 주택가에서는 큰 소리가 나는 공사나 잔디 깎이처럼 이웃에게 소음이 될 수 있는 일은 피하는 분위기다. 여행자에게는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조용한 거리와 한가한 공원을 보고 있으면 왜 다들 이렇게 사는지 이해가 간다.

  • 팁도 계산도 깔끔하게

    독일 식당에서는 식사가 끝난 뒤 직원에게 계산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다. 팁은 의무는 아니지만 서비스가 좋았다면 5~10% 정도를 더하거나 금액을 반올림해 낸다. 이때 카드만 내밀기보다 “35유로로 해주세요”처럼 팁을 포함한 최종 금액을 말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작은 가게나 시장에서는 현금만 받는 곳도 있으니, 지갑에 여윳돈을 챙겨두면 든든하다.

  • 옥토버페스트, ‘프로스트!’ 하기 전에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는 맥주잔만큼이나 사람들의 흥이 넘치는 축제다. 주말에는 맥주 텐트가 일찍부터 붐빌 수 있으니 예약 여부와 입장 상황을 미리 확인하자. 빈자리에 앉기 전 “여기 앉아도 될까요?” 하고 물어보는 센스! 잔을 부딪칠 때는 눈을 맞추고 “프로스트(Prost)!”를 외치면 된다. 신나게 즐기되, 서로의 자리와 시간을 존중하는 것. 그것이 독일 축제를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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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일 1998년 12월 1일 / 발행인 정진완 / 편집인 박준태 / 담당자 우리은행 브랜드전략부 서경 과장(02-2002-4479) / 기획·디자인 경성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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