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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56
빨간 목도리를 두른 은탁이가 꽃다발을 들고 방사제 끝에 선다. 맞은편에서는 김신이 천천히 걸어온다. 드라마 <도깨비>를 본 사람이라면 아직도 잊지 못할 그 장면. 얼마 전 드라마의 네 주인공이 10주년 기념으로 다시 찾았다는 주문진으로 향했다. “너와 함께한 모든 시간이 눈부셨다”는 도깨비의 대사처럼, 주문진에서 보낸 모든 시간이 눈부셨다.
주문진 방사제 · 영진해변 ‘It’s a beautiful life~♪’ 주문진 방사제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면, 자연스레 <도깨비> OST ‘Beautiful’의 멜로디가 들리는 듯하다. 이곳은 김신과 지은탁이 처음 만난 장면을 촬영한 장소.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방사제 끝과 그 너머의 바다만으로도 그날의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실제로 방사제 앞에는 김신과 은탁이가 되어 사진을 남기려는 연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10년 전 드라마의 첫 만남은 지금도 주문진 바다 앞에서 이어지는 중이다. 주문진항 남쪽 해안에 길게 놓인 방사제는 원래 모래가 쓸려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구조물이다. 그런데 드라마가 방영된 뒤에는 촬영지라는 이름이 더 익숙해졌다. 길 끝으로 갈수록 양옆에서 파도가 부딪치고, 앞에는 수평선만 시원하게 열린다. 이른 아침이나 해가 기울기 시작할 무렵이면 빛이 한결 부드러워져 사진에도 더 분위기 있게 남는다. 차로 3분 남짓 달리면 영진해변에 닿는다. 방사제 앞이 드라마 속 장면을 재현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면, 이곳은 사뭇 여유롭다. 넓은 모래사장과 파도 소리를 따라 걷다 보면 조금 전까지의 분주함도 어느새 멀어진다. 비가 지나간 뒤의 바다는 유난히 짙은 푸른빛을 띤다. 파도가 밀려왔다 빠져나간 자리마다 물결무늬가 곱게 남고, 햇빛이 비칠 때마다 그 위로 은빛이 반짝인다. 특별한 소품 없이도 한 장면이 되는 해변. 화면 밖 주문진의 진짜 매력이다.
차로 3분 남짓 달리면 영진해변에 닿는다. 방사제 앞이 드라마 속 장면을 재현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면, 이곳은 사뭇 여유롭다. 넓은 모래사장과 파도 소리를 따라 걷다 보면 조금 전까지의 분주함도 어느새 멀어진다.
주문진항 · 어민수산시장
주문진항의 하루는 해보다 부지런하다. 출항을 앞둔 어선 옆에서는 어민들이 그물을 손질하고, 바닥에 펼쳐놓은 그물을 한 올 한 올 살핀다. 한쪽에서는 멍게 작업이 한창이다. 바닷물에 씻긴 멍게가 상자에 차곡차곡 담기는 동안, 작업자의 손은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항구 한편에서는 횟대 경매가 벌어진다. 상자마다 담긴 횟대를 어민들이 재빠르게 훑어보고, 짧고 힘 있는 목소리로 값을 주고받는다. 낙찰된 상자는 곧장 시장과 식당으로 향한다. 여행자에게는 낯선 구경거리지만, 이곳 사람들에게는 매일 아침 반복되는 일상이다. 주문진은 오래전부터 오징어로 이름난 항구다. 1936년 주문진항을 끼고 수산시장이 형성된 뒤, 지금은 어민수산시장, 좌판풍물시장, 재래어시장, 건어물골목, 회센터가 한데 모여 동해안 대표 어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 중 어민수산시장은 소형 선박을 가진 어민들이 직접 꾸린 곳이라 그날 잡힌 자연산 수산물을 바로 만날 수 있다는 게 특징. 그러니까, 그날그날 바다의 기분을 가장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는 셈이다. 수조와 좌판을 훑어보면 홍게, 오징어, 문어, 소라, 참골뱅이, 복어, 우럭, 생물고등어까지 빼곡하다. 노란 성게알 앞에서는 발걸음이 절로 멈춘다. 회 생각이 난다면 시장에서 고른 걸 회센터나 양념집에 바로 맡기면 되고, 선물용으로는 마른오징어와 황태, 젓갈류를 챙기는 재미도 있다.
주문진에서는 바다를 눈으로만 보지 않는다. 파도 소리를 듣고, 항구의 아침을 보고, 갓 잡은 해산물을 맛본다. 드라마의 한 장면을 따라 왔다가, 바다의 하루를 마음에 담아가는 여행. 이보다 더 주문진다운 여행이 있을까.
주문진항의 하루는 해보다 부지런하다. 출항을 앞둔 어선 옆에서는 어민들이 그물을 손질하고, 바닥에 펼쳐놓은 그물을 한 올 한 올 살핀다. 한쪽에서는 멍게 작업이 한창이다. 바닷물에 씻긴 멍게가 상자에 차곡차곡 담기는 동안, 작업자의 손은 좀처럼 멈추지 않는다.
식당 창 너머로 영진해변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원래도 푸짐한 회와 다양한 상차림으로 사랑받던 곳인데, <도깨비 10주년 여행> 출연진이 회와 물회를 먹고 간 뒤 더욱 화제가 됐다. 방송을 기념한 도깨비세트까지 메뉴에 더해졌으니, 드라마 팬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대표 메뉴는 자연산 모둠회와 물회. 가볍게는 물회나 회덮밥, 여럿이 찾았다면 매운탕이 함께 나오는 모둠회나 대게를 곁들인 세트가 낫다. 창가에 앉으면 영진해변의 파도가 식사 내내 함께하니, 주문진을 여행한다면 고민하지 말고 방문해보기를.
강릉 하면 순두부. 그 담백한 맛을 시원한 젤라또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우유의 부드러움에 콩의 고소함이 은은하게 더해져, 달기만 한 아이스크림과는 조금 다르다. 이탈리아식 젤라또로 만들어, 부드럽지만 쫀득하게 느껴지는 식감도 매력이다. 두부 맛 젤라또라고 하면 처음엔 낯설지만, 한 숟갈 먹어보면 ‘그래서 강릉에서 유명하구나’ 싶어진다. 대표 메뉴는 순두부젤라또. 인절미젤라또와 강릉커피젤라또도 함께 고를 수 있다. 순두부젤라또는 담백하고 부드럽게, 인절미는 쫀득한 떡을 곁들여 씹는 재미까지 챙긴다. 주문 후 바로 받아 들고 갈 수 있어 식사 뒤 후식으로 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