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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만드는 웹진 2025년 8월  343번째 이야기

2025년 8월  343번째 이야기

여기가 거기

여름 맛 목포

사람들은 흔히 목포를 두고 ‘미항(美港) 도시’라고 부른다. 아름다운 항구를 품어 붙여진 이 수식어는, 목포 곳곳을 누비다 보면 저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어느 곳에서도 탁 트인 바다를 마음껏 볼 수 있고, 바다를 품은 다양한 풍경에 계속 머물고 싶어지기 때문. 더위로 숨 막히는 날들의 연속에 무료하다면, 목포가 정답이다. 여름 맛 목포는 꽤 그럴싸하게 아름다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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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이름 속에는!

목포는 광양시, 여수시와 함께 전라남도 3대 항구도시로 잘 알려진 곳이다. ‘목포(木浦)’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때 수군만호 (水軍萬戶/조선시대 때 각 도에 있는 수군의 수영에 속한 종사 품 외직 무관 벼슬)가 상주하는 포영(浦營/ 연해의 포구에 설치 하는 군영)이 들어서면서 지금까지 전승되고 있다. 즉, 전라도 남부의 거점 도시인 나주에서 바다로 들어가는 길목이 목포인 것이다. 목포를 두고 ‘통로가 마치 외나무다리처럼 길고 홀쭉 한’ 이라고 묘사한,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을 미루어 볼 때, 이름에 얽힌 뜻을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이순신 장군이 왜적과 전쟁을 치를 무렵, 도청이 있던 고하도에 목화를 재배하면서 나무(木)와 연계된 포구라는 뜻이 생기기도 했다.

포는 북항이지!

목포는 전남 최대의 항구도시로 이름난 곳이다. 1897년 개항할 때부터 1940년대까지 부산, 인천과 함께 3대 무역항으로 손꼽힐 정도였을 정도라고 하니, 그 당시 목포의 항구가 얼마나 붐볐을지 짐작이 간다.

목포의 북항은 항구도시 목포의 모습을 잘 담고 있는 항구다. 목포항의 북쪽에 위치한 항구인데, 목포의 북항동과 죽교동 일대를 뜻한다. 주로 어업, 해양물류, 해경 기능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으며, 1984년부터는 물양장, 어업지도선 전용부두 등 수산물 전용 항으로 개발되는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해양 문화 시설 또한 갖추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목포 해상케이블카다.

목포 해상케이블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3.23km 케이블카로 북항승강장을 출발해 유달산 정상, 반달섬 고하도를 지난다. 어디서 출발해도 상관없지만, 북항 인근에는 다도해 목포의 낙조와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노을공원이 있어서 한여름에는 북항으로 많은 사람이 몰린다.

이블카 타고 고하도 여행

북항승강장에서 고하도 방면 케이블카에 탑승하면 유달산승강장을 거쳐 고하도에 다다른다. 소요 시간은 15분 남짓이지만, 케이블카가 꽤 높이, 길게 올라가서인지 아찔하기도 하다. 하지만 케이블카 안에서 바라보는 목포의 바닷가와 목포대교, 유달산, 마을, 섬 등이 어우러진 풍경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덕분에 케이블카 안에서는 지루할 틈이 없다.

그렇게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고 나면, 고하도승강장에 다다른다. 고하도는 목포시 유달동에 있는 섬으로, 목포를 상징하는 높은 산(유달산) 밑에 있다고 하여 고하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게다가 북쪽으로는 목포대교, 동쪽으로는 신항교를 통해 육지와 연결되어 있다. 육지와 연결된 덕분에 오가는 게 다른 섬에 비해 자유로워 해마다 많은 여행객이 찾는 목포의 대표 여행지이기도 하다. 그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의미 있는 곳이다. 삼국시대부터 주민들이 살았고, 임진왜란 때는 전략지로 활용되기도 했다. 이순신 장군은 이곳을 전략지로 활용해 왜적의 침투를 막았다고 전해진다. 고하도에 충무공 기념비가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도청이 설치될 정도로 역사의 중심에 있었다.

목포 해상케이블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3.23km 케이블카로
북항승강장을 출발해 유달산 정상, 반달섬 고하도를 지난다.

하도에서 바다를 가까이

케이블카를 타고 고하도승강장에 내리면 짧은 나무 계단 언덕이 나온다. 건강계단이라고도 불리는 이 계단을 지나면, 고하도 전망대로 가는 숲길이 나온다. 20분 남짓한 짧은 숲길이지만, 더운 날에는 이마저도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소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구경도 할 수 있다. 바로 숲길을 지나는 게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땅에서 게를 본다는 것 자체도 신기한데, 꽤 자주 출몰해서 산책길을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이런 소소한 재미를 느끼다 보면 어느덧 고하도 전망대가 보인다.

고하도 전망대는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 승리 후 106일 동안 전열을 가다듬었던 고하도에 13척의 판옥선 모형을 격자형으로 쌓아 올린 건물이다. 우리가 흔히 아는 전망대의 모습과는 달라서 우리나라에서도 아름다운 전망대로 손꼽힌다. 고하대 전망대를 지나면 해안 데크길을 걸으며 산책도 가능하다. 걷다 보면 목표대교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고, 해안동굴도 볼 수 있다. 이 해안동굴은 일제 강점기 말미, 군사 작전용으로 조성한 인공동굴이다. 올여름, 이렇다 할 휴가지를 정하지 못했다면,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고, 풍경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목포 고하도는 어떨까. 이색적인 여름으로 기억되기에 더할 나위 없을 테니!

고하도 전망대는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 승리 후
106일 동안 전열을 가다듬었던 고하도에
13척의 판옥선 모형을 격자형으로 쌓아 올린 건물이다.

Taste

맛좋고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

전남 목포시 영산로40번길 23

목포는 ‘맛’의 동네이기도 하다. 백반부터 해산물까지 산해진미가 넘쳐난다. 항구도시 목포에서는 꼭 먹어봐야 할 해산물 요리가 많다. 꽃게무침이 그중 하나다. 꽃게살을 매콤달콤한 양념에 버무린 음식인데 목포에서는 간장게장보다 이게 밥도둑이다. 장터는 통통하게 살이 오른 꽃게로 만든 꽃게무침과 꽃게탕 맛집으로 유명하다.

Place

목포를 지켜온 토박이 빵집

코롬방 제과점

전남 목포시 영산로75번길 7

전국 각지에 소문난 빵집이 있다. 그런 빵집이 목포에도 있는데, 그곳은 바로 코롬방제과점이다. 1920년 목포 최초의 서양식 제과점으로 시작해 1949년 코롬방제과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역사 깊은 이곳은 목포의 원도심을 살리는 데도 일조했다. 2000년대 초반, 목포 신도심이 성장함에 따라 원도심 인구가 줄어들었던 때, 다른 제과점에서는 맛볼 수 없는 빵을 만들기 위해 메뉴 개발에 정성을 기울였다. 그 결과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크림치즈바게트, 새우바게트, 마늘바게트를 탄생시켰다. 맛과 독특함을 인정받은 덕분에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렸고,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고 SNS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명실상부한 목포의 명물이 되었다.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소외계층도 살피고 꾸준히 기부도 하는 착한 가게다.

목포의 오션뷰를 품은

석산 SUKSAN

전남 목포시 고하대로 588

코롬방제과점이 역사를 품은 곳이라면 카페 석산은 오션뷰를 품은 공간이다. 목포 죽교동 높은 곳에 위치한 카페로, 2023년에 문을 열었다. 3년 남짓한 시간 동안 계획하고 오픈한 석산은 카페의 역할을 넘어 목포의 상징이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호남권 최대 규모의 대형 카페인 데다가 목포대교와 북항선착장에 오가는 배들의 모습이 어우러진 목포의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 및 음료는 물론이고 다양한 빵을 판매하고 있는데 그 맛 역시 일품이다. 게다가 공간 한편에는 다양한 전시도 함께 진행하고 있어 카페를 넘어 하나의 문화공간 역할을 하는 중이다. 저녁 늦게까지 운영을 해 목포의 멋진 야경을 관람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