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낮 기온 30℃가 넘는 여름에는 세균이 빠르게 번식해 음식이 쉽게 상한다. 그 때문에 식중독 위험이 커져 음식을 섭취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건강한 여름나기를 위한 식중독 예방법을 자세히 살펴본다.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세균이 급속도로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어 식중독에 걸릴 위험도 크게 높아진다. 식중독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으로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했을 때 발생하는 급성 위장 질환이다. 살모넬라균, 장염 비브리오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이 대표적인 식중독균으로, 갑작스러운 복통이나 설사, 고열, 구토 등을 유발해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한다.
여름철에 식중독이 쉽게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온과 습도다. 식중독균은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서 활발히 증식하며 특히 35~36℃ 환경에서 빠르게 번식한다. 여름은 평균 기온이 25℃ 이상이고 습도도 높아 식중독균 번식에 최적의 조건이다. 특히 육류, 생선, 달걀, 유제품 등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은 세균에 오염되기 쉽고, 실온에서 몇 시간만 방치해도 식중독균이 급속도로 늘어날 수 있다.
식중독에 걸리면 일반적으로 음식 섭취 후 몇 시간에서 하루 이내에 증상이 나타난다. 어떤 균에 감염되었는지에 따라 잠복기나 증상은 다를 수 있지만 대부분 위장관계에 급격한 이상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고열, 의식 저하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름에 특히 식중독을 자주 유발하는 황색포도상구균은 주먹밥, 샌드위치, 도시락처럼 손으로 직접 조리한 음식이나 육류, 유제품 등에서 쉽게 발생한다. 포도상구균이 만들어 낸 장독소는 100℃에서 30분간 가열해도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불에 익혀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리한 음식은 즉시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비브리오균은 겨울에 해수 바닥에 있다가 여름이 되면 위로 떠올라 생선, 굴, 조개 등 어패류를 오염시킨다. 종류에 따라 장염, 콜레라, 비브리오 패혈증 등 치명적인 증상을 일으키기에 해산물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완전히 익혀 먹고, 피부에 상처가 있다면 바닷물 접촉을 피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여름 휴가철을 맞아 식중독 예방 실천 구호 ‘손보구가세’를 발표하고 철저한 식중독 예방을 당부했다. 이는 손 씻기, 보관 온도 지키기, 구분 사용하기, 가열하기, 세척 및 소독하기 등 5대 예방 수칙의 앞 글자를 따 만든 단어다.
먼저 음식 조리 전후나 화장실 이용 후, 달걀·육류를 만진 후, 식사 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 냉장식품은 5℃ 이하에서, 냉동식품은 –18℃ 이하에서 보관해야 하며 칼과 도마는 채소용, 고기용, 어류용 등 식재료별로 구분해 사용해야 오염을 방지할 수 있다. 육류는 중심 온도 75℃, 어패류는 85℃로 1분 이상 충분히 익히는 것이 좋다. 또한, 식재료와 조리 기구는 깨끗하게 세척 및 소독해야 한다.
INFORMATION
식중독균 억제에 효과적인 방법은 음식을 냉장고에 보관하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균이 아예 사라지는 게 아니라 증식을 덜 하는 것뿐이다. 여름에는 가급적 적당량만 조리해 바로 섭취하는 것이 좋고, 냉장고에 보관하는 식품들은 간격을 적당히 두어 찬 공기가 잘 순환되도록 해야 한다.
야외로 식재료를 보관·운반할 때는 아이스박스 등을 이용해 차갑게 유지한다. 미생물에 오염될 우려가 있으니 채소, 과일을 계곡물에 담가두는 것은 가급적 피하고 깨끗한 수돗물로 세척한다. 칼·도마를 야외에서 구분해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라면 채소⇨육류⇨어류 순으로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 평소 면역력을 키우고 건강을 유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여름에는 하루 1.5~2L 이상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무리한 야외 활동은 자제한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실내도 주기적으로 환기해야 한다. 과일·채소·보양식을 섭취해 체력과 면역력을 보충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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