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해야 하는데, 집중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계속 딴짓하게 되고, 끝내야 할 업무는 계속 뒤로 미뤄지는 상황이 반복된다. 그뿐인가? 다른 사람은 차분한데 유독 정신이 없다. 혹시 당신 혹은 주변 사람에게 이런 증상이 보인다면, 성격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어쩌면 성인 ADHD를 겪고 있을지 모르니까.
매체에서 수없이 다루는 질병 ADHD는 ‘Attention Deficit Hyperacti- vity Disorder’의 약자다. 우리말로 하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다. 이는 아동기에 많이 나타나는데 지속적으로 주의력이 부족하고, 산만하며, 과다활동, 충동성을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보통 어릴 때 증상이 보여서 치료하면 괜찮아지지만, 방치된 채 유년기를 지나 성인이 되면 증상이 남아있다. 이를 우리는 성인 ADHD라고 부른다. 성인 ADHD는 아동기에 발현된 ADHD가 완화되지 않아 생기는 후유증과도 같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성인 ADHD 환자가 400% 가까이 급증했다는 보고가 있다. 성인 ADHD의 경우, 심하면 사회 활동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의심이 된다면 바로 치료해 돌입해야 한다.
성인 ADHD를 겪는 사람들은 모두 어린 시절 ADHD 환자였던 걸까? 정답은 아니다. 성인 ADHD는 소아기에 나타난 증상이 성인이 되어서도 나타나는 유형과 성인이 된 후에 새롭게 발병하는 유형 두 가지로 나뉘기 때문이다. 즉, 성인 ADHD는 어른이 되어서 어떠한 환경과 요소에 의해 발병되기도 한다.
두 유형 모두 소아기와 비교하면 과잉행동은 덜 하지만, 집중력 부족 현상을 겪는 경우가 많다. 집중력 저하와 더불어 감정 기복이 심하고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즉흥적인 행동을 한다. 이러한 증상들로 인해 직장 생활에서는 한 가지 일을 제대로 끝내지 못하고, 무단결근을 하는 등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 WHO는 이러한 근본적인 원인을 성인 ADHD로 지목하기도 했다.
성인 ADHD의 원인은 무엇일까. 유전적인 요인에서 비롯되기도 하지만, 도파민 감소, 조산, 음주, 임신 중 스트레스, 대뇌피질 발달 지연으로 인한 신경학적 요인 등도 요인이 되기도 한다. 또한 성인 ADHD를 가진 성인은 우울증, 불안장애를 함께 겪기도 하고, 치매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 ADHD는 병을 인지하고,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정확히 진단을 받고 약물치료를 하거나 사고와 행동 변화를 돕는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면 된다. 일상생활을 할 때는 계획을 세우고, 정해진 자리에 물건을 두는 습관을 들이거나 규칙적인 루틴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좋다. 성인 ADHD는 방치하면 사회 문제까지 이어진다. 그러므로, 유난히 정신이 없고, 일하기가 힘들고, 산만하다면 성인 ADHD를 의심해 보자. 당신은 지금, 게으름이나 성격의 문제가 아닌 질병을 앓고 있는 거니까.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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