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헷갈리는 우리말을 알아보면서 도움이 되었나요? 어느덧 올해 마지막 ‘헷갈리기 쉬운 우리말 모음’ 시간입니다. 부디 본 코너를 통해 여러분의 언어생활이 조금 더 나아졌길 바랍니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주의 깊게! 우리말의 세계에 빠져봅시다.
CASE 9
한 대리는 부서 내에서 자칭 타칭 쩝쩝박사입니다. 신상 간식도 많이 알고, 지역별 맛집도 꿰뚫고 있을뿐더러 점심시간이 되면 메뉴 고민을 덜어주거든요. 하지만 웬일인지 점심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한 대리의 메뉴 정하기 시간이 올라오지 않아서 부서 사람들은 궁금해졌습니다. 메신저에 한 대리의 안부를 묻기 시작했죠. “한 대리 오늘 점심 뭐 먹지?”, “대리님이 웬일이래요. 점심 메뉴 정하기 타임도 잊고···.” 메신저 알림이 띠링, 띠링 울려대자 한 대리는 그제서야 답을 했습니다. “윽 ㅠㅠ. 저 속이 미식거려서, 오늘 점심은 건너뛰어야 할 것 같아요.” 한 대리는 급한 마음에 답변을 했지만 하고 나서 아차 싶었습니다. ‘미식거리다가 아닌 것 같은데···.’
메슥거리다: 먹은 것이 되넘어 올 것같이 속이 자꾸 심하게 울렁거리다.
미식거리다: 좋은 음식이 될 만한 재료. 또는 좋은 음식이나 식품.
뜻만 보면 명쾌하게 알 것 같은데, 사용하다 보면 헷갈릴 때가 많은데요. 그럴 때는 이렇게 기억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갯장어는 여수의 대표 미식거리다. 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린 삼겹살을 숯불에 구워 먹는 화로구이는 홍천을 대표하는 미식거리다. 통영의 최고 미식거리는 단연 굴이다. 포구 주변 맛집에는 꽃게무침, 바지락무침 등 미식거리가 수북하다.』
이 미식거리를 정신없이 먹거나, 잘못 먹으면 탈 나기 마련인데요. ‘미식거리’를 탈 날 지경까지 먹어서 속이 울렁거릴 때 바로 ‘메슥거리다’라고 사용한다는 것을요!
갑자기 정신이 이상해지는 경우를 두고 ‘회까닥해서 그래’라고 말하곤 합니다. 주로 갑작스러운 심리변화나 감정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데요. 회까닥은 놀라거나 흥분한 상태에서 쓰는 의성어이자 의태어 ‘회(돌다)’와 ‘까닥(작은 움직임)’을 합친 말입니다. 이렇게 이해하면 쉽죠? ‘해까닥’은 ‘회까닥’을 들리는 대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잘못쓰인 표현이라는 사실! 알아두세요.
지난호 보기